이길영이 들어오는 순간 예견됐던 일이 사장 선임 국면에서 벌어지고 있다. KBS장악이라는 정권의 특명를 받은 KBS 上王 이길영이 남자를 찾고 있다. 정권에 KBS를 헌납할 레트카펫을 함께 걸을 파트너를 찾고 있는 것
인데 이길영의 팔짱을 낄 남자가 누구인지 사내외에 소문이 무성하다. 현직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인 홍성규를
비롯해 이름 꽤나 들어본 자들이 뛰고 있고 김현석 위원장의 핸드폰으로 받지 않는 무수한 전화를 걸고 있다.
●● 이길영의 남자가 되려고 하는 자들에게 경고한다.
당신들은 자격없고 무능력하다. 못먹을 감 찔러나본다는 식의 가벼운 입놀림과 행동을 자중하라. 그럼에도 사장에 대한 뻔뻔한 욕심을 포기 못한다면 결코 후배들에게 창피당하는 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
특보사장 김인규와 한나라당 추천
방통부위원장 홍성규의 대결? 헐!!
다음 주 18일부터 KBS 사장 공모가 시작된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방송법 개정 등
을 통해 독립적인 KBS 사장 선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사회는 이런 절차
없이 사장 선임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사장 선임이 시작되면서 링에 오르는 선수들의 이름이 여기저기서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그들 중에는 김인규 현 KBS 사장과 홍성규 현 방송통신부위원장이 포함돼
있다.
한 사람은 MB 특보 출신이고, 한 사람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추천 방통위 부위
원장이다. 이건 완전히 블랙코미디다.
KBS는 청와대, 새누리당의 출장소가 아니다
2009년 MB특보 출신 김인규 씨가 사장이 된 것은 1990년 청와대 대변인 출신 서기
원 사장의 입성 이후 KBS 최대의 참사였다. 애초부터 정통성이 전혀 없었던 사람이 경
영이나 방송이라도 제대로 할리 만무했다. 김인규 사장이 들어온 후 KBS는 5공 시절
로 급속도로 회귀해버렸고, 길환영, 고대영, 전용길 세 명의 본부장이 본부장 신임투표
에서 연달아 불신임이 될 정도로 김인규 사장에 대한 사내 구성원들의 분노가 컸다.
인사는 자기편 앉히기와 감싸기로 변절돼 2008년 정연주 퇴진에 앞장선 사람들이
능력이나 도덕성과 상관없이 고위간부직을 차고 앉아 KBS를 농단했다. 거기에 도청
의혹 사건까지 터져 수신료 현실화 역시 사기극으로 끝나버렸다.
이랬던 김인규 사장이 연임을 노린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만약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마지막 명예를 위
해서라도 깨끗이 포기하기를 정중히 부탁드리고 싶다. 비리 이사장에 특보 사장 체
제를 3년간 또 이끌어가겠다는 말인가? 어디 가서 KBS 다닌다고 말하기가 창피하기
만 하다.
대선 특보출신도 되는데 나는 왜 안 된다는 것일까?
이번에는 홍성규 방통위원장이 사장자리를 노린다고 한다. 그런데 이건 소문 정도
가 아니다. 그는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며 ‘누구누구가 나를 밀기로 했다’, ‘내가 누구
누구하고 친하다’며 작업을 한다고 한다. 무슨 근거와 자신감으로 그러는지 모르겠지
만 그는 KBS 사장이 절대 돼서는 안 될 사람이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문공부 차관 허문도가 KBS 사장이 되는 격
국감이 한창 진행되는 요즘 어느 때보다 더 논란이 되는 것이 있다.
바로 고위 공직자들이 퇴직 후 곧바로 기업이나 산하기관에 사장이나 감사로 가는
‘낙하산 재취업’이다. 예를 들자면 금감원에서 국장이나 본부장을 하다가 정년퇴직 후
피감기관인 저축은행 같은 곳에 감사 등으로 가는 걸 말한다. 이는 고위공직자의 정보
와 인맥을 노린 기업이 이들을 모셔가고, 이들은 자신이 근무하던 정부부처를 대상으
로 로비창구 역할을 하는 부적절한 커넥션이다.
때문에 ‘공직자 윤리법’에서는 고위공직자가 퇴직 전 5년, 퇴직 후 2년 동안 소속했
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기업에 취업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시행령 개정으로 금감원 임직원의 재취업 제한을 2급 이상에서 4급
이상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KBS의 규제기관인 방통위 부위원장이 KBS 사장을 하겠다고 한다.
물론 KBS는 사기업이 아니니 공직자윤리법상 위법이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
지만 이 법의 취지는 고위 공직자가 영향을 미쳤던 기업에 들어가 재직 중 취득했던
정보를 제공하고 로비스트 역할을 하는 고질적 관행을 없애자는 것이다. 최근 ‘경제
민주화’가 대선의 화두가 되면서 고위공직자들의 이런 행태가 더욱 강도 높게 비판받
고 있다.
때문에 방통위 부위원장이 공영방송 KBS 사장이 되는 것은 법조문상으로 문제가
없을지는 몰라도 사기업에 취업하는 것보다 더더욱 부적절한 행위다.
더군다나 홍성규 씨는 지난해 3월 한나라당 추천으로 방통위원장이 된 사람이다.
집권당의 추천으로 방통위 부위원장이 된 사람이 다시 KBS 사장이 된다? 이건 마치
전두환 정권 때 문공부 차관을 하던 허문도가 KBS 사장이 되는 것과 같다.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특보 출신의 사장 임명에 이어 KBS는 또 한 번 개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다.
홍성규는 反 공영, 反 KBS 인사
집권당의 추천을 받았더라도 공영방송 출신으로서(그는 KBS에서 보도국장과 특임
본부장을 지냈다) 공영방송의 발전에 기여했다면 그에 대한 평가가 달랐을지도 모른
다. 그러나 그의 활동을 보면 이 사람이 과연 공영방송에 대한 최소한의 철학이 있기
라도 한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최시중의 1기 방통위에 이어 이계철의 2기 방통위 역시 언론장악의 첨병역할을 하
고 상업 미디어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전혀 다를 바 없었다. 올해 초 언론파업 때
방통위는 팔짱만 끼고 수수방관했고, 이길영 씨와 김재우 씨를 각각 KBS, MBC 이사
장으로 앉혔다. 또한 위헌논란에도 불구하고 700MHz 주파수 대역을 통신사에 넘기
려 하고 있고, 여전히 KBS 2TV 의무재전송을 추진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실
상 ‘방송통제위원회’고 ‘통신만위원회’이다. 이런 방통위에서 부위원장으로 있으면서
反 공영, 反 KBS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홍성규 씨는 KBS 사장의 자격이 전혀 없다.
그렇게 자리가 탐나면 새누리당에 직접 들어가든지 어디 통신사에서 취직자리를 알아
보는 것이 낫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김인규, 홍성규 이 두 낙하산의 진입을 단 1cm
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