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특보 1호] 단체교섭 결렬, 오늘 중노위 조정 신청
[쟁의특보 1호] 단체교섭 결렬, 오늘 중노위 조정 신청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5.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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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교섭 결렬, 이제 총력투쟁이다!

-KBS본부 비대위 체제 전환, 오늘 조정 신청-

 

5월 26일 18시부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 사측의 단체교섭이 끝내 결렬됐다. 이에 따라 KBS본부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임단협 쟁취를 위한 총력투쟁에 돌입한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물리력으로 우리의 힘과 의지를 특보사장에게 보여주는 것뿐이다.

 

그동안 KBS본부는 어떻게든 극단의 상황만큼은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김인규 사장이 KBS본부를 두고 “현 정권에 대한 투쟁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며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단체교섭을 회피할 때에도, 우리는 최대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아 사측을 단체교섭 자리로 나오게 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에 떠밀려 단체교섭장에 나타난 사측은 교섭 기간 내내 신의와 성실이라는 노사협상의 기본 원칙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태도로 일관했다. 단체교섭의 대표로 사장, 부사장, 본부장도 아닌 국장을 내세우는가하면, 기존 KBS노조의 조합원이 분명한 선임팀원을 교섭위원으로 내보내 노노갈등을 조장하기도 했다. 노동조합의 첫째 의무인 임금교섭조차 거부하고 800명이 넘는 노동조합에 전임자조차 둘 수 없다고 했다.

 

그뿐인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공영방송의 단체교섭에서 공방위 설치조차 거부하고,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에 결정적 영향을 가져오는 조직개편과 관련한 설명 또한 미루기만 했다. 조합원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KBS본부의 제안은 모조리 묵살했고, 단협준비를 위한 임시공간 제공을 거부하더니 부득이하게 설치한 천막사무실조차 강제로 철거했다.

 

참고 또 참고, 어떻게든 파국을 막아보려 했지만 우리의 인내는 바닥났다. 더 이상의 대화는 아무런 소용이 없어졌고, 계속 교섭에 매달리는 것은 그저 차일피일 시간만 끌려는 사측의 농간에 놀아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다.

 

중노위 조정기간 15일 이후 합법 파업 가능

 

KBS본부는 이제 헌법과 노동법이 보장한 노동3권에 따라 쟁의행위에 돌입한다. 먼저 단체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오늘(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것이다. 노동위원회의 조정은 KBS가 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됨에 따라 15일 동안 진행된다. KBS본부는 15일 동안 노동위원회의 조정에 성실하게 임하는 동시에 전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것이다. 아울러 각 구역별로 조합원들과 간담회 및 총회 등을 진행해 우리의 단결력을 더욱 굳건히 다지면서 압도적인 파업 찬성을 이끌어낼 것이다.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특보 등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소식을 알릴 것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조정 결렬 또한 준비할 수밖에 없다. 노동위원회의 조정이 결렬되면 곧바로 KBS본부는 총파업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투쟁에 나설 것이다. KBS본부가 처음 임단협에 임하면서 밝혔듯이 KBS본부 조합원을 ‘행복한 조합원’으로 만들고, KBS를 ‘부끄럽지 않은 KBS’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KBS본부는 ‘잘 싸우는 노조’로 거듭날 것이다.

 

지난 2년여 동안 KBS를 뒤덮었던 수치와 냉소, 굴종의 시간은 끝났다. KBS본부 조합원은 물론 공영방송 KBS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지키고자 하는 모든 구성원들은 KBS의 역사를 다시 쓸 대장정에 동참하자. KBS가 아직 무너지지 않았음을 온 몸으로 증명하자.

 

 

 

<위원장의 편지>

 

우리는 상식적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김인규 사장은

허수아비 노조를 원합니다.

길은 명확해졌습니다.

 

허허벌판에 서 있습니다. 합법적 깃발만 있을 뿐, 우리는 무단협(無團協)의 빈손입니다. 사무실도 없고, 노조 전임자도 없습니다. 법원에서 합법성을 인정받은지 벌써 3개월이 돼가지만 출발선상 그대로입니다.

 

단체협약은 절박합니다. 조합원의 피해가 큽니다. 강제 지방 전출, 인사 불이익이 나의 일이 되고 있습니다. 단체협약을 통해 조합원의 인사와 근로조건을 보호하고, 복지를 향상시키는 일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관제 방송’ 비판이 거셉니다. 공영방송 노조로서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을 감시하고 비판하고 개선하는 일도 본질의 영역입니다. KBS 노조 22년의 역사가 이뤄온 단체협약을 계승하고 발전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입니다.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절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단체협상을 하는 회사측 태도는 시늉에 지나지 않습니다. 법원에 뒷덜미를 잡혀 강제로 자리에 앉아있을 뿐 뜻이 없습니다.

 

회사는 경영권을 이유로 지방 순환 근무나 인사 문제는 우리와 논의할 수 없다고 일축합니다. 공정방송위원회도 우리와는 할 수 없고 노사간 협의체도 거부합니다. 노조 전임자도 인정할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회사가 제시한 단체협상안은 있으나마나 한 빈껍데기일 뿐입니다. 합법적 깃발만 세우고, 허수아비처럼 서 있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균형추가 필요합니다.

일방독주는 병을 키웁니다.

길은 명확해졌습니다.

 

지금 KBS는 일방통행, 일방독주의 병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장의 요구와 비판을 걸림돌로만 생각할 뿐, 듣고 소통하고 함께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밀어붙이기식 조직개편이 그렇습니다. 제작 현장의 반발이 폭발하고 있지만 조직개편 일정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박재완 수석 9시 리포트 불방’, ‘이병철 열린 음악회’도 일방독주의 조직문화에서 비롯됐습니다. 균형추가 필요합니다. 공영방송 KBS가 제대로 된 ‘공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공적(公的)으로, 민주적(民主的)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균형추가 절실합니다. 밑으로부터의 요구를 끌어모으는 견제세력이 필요합니다.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최소한의 단체협약을 회사가 순순히 사인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조직개편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때가 왔습니다. 단체협약을 가로막고, 조직개편을 밀어붙이는 저 절벽을 우리 힘으로 타고

 

넘을 때가 왔습니다. “길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복잡할 뿐입니다.” 함께라면 저 절벽을 즐겁게, 가볍게 넘을 수 있습니다. 함께 행동하면 절벽도 길을 열어줍니다.

 

우리의 행동이 KBS입니다.

 

-엄경철 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

 

(KBS본부가 본격적인 쟁의에 돌입합니다. KBS본부는 KBS를 바로 세우고, 조합원들을 '행복한 조합원'으로 만들기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KBS본부의 '쟁의특보1호'는 아래 PDF를 다운 받으시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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