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노조가 불쌍하고 애처롭다
구노조가 불쌍하고 애처롭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3.02.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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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노조가 불쌍하고 애처롭다

KBS 노동조합이 신뢰와 배려를 바탕으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에 손을 내 밀었다고 주장하는 만큼 우리도 최대한 신뢰와 배려를 바탕으로 KBS 구성원들에게 공정방송위원회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KBS 노동조합의 주장이 얼마나 자가당착임을 알리고자 한다. 아마 KBS 노동조합에서 어제 성명서를 쓴 사람은 그동안 두 노조 사이에서 공방위와 관련해 오고 간 협의에 전혀 간여하지 않았던 것 같다.

공사와 KBS 노동조합은 지난 117일 공방위 관련한 기존의 단체협상안을 기습적으로 개정했다. 개정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기존

개정

제23조【공방위 구성】공방위는 편성?제작?보도의 노사 동수 3-5인으로 구성하되, 사측대표는 부사장, 노측대표는 부위원장으로 하며, 위원은 안건에 따라 교체할 수 있다. ‘주요사안의 경우’ 노사협의에 따라 사장과 위원장이 각각 노사대표를 맡는다.

제23조【공방위 구성】공방위는 편성?제작?보도의 노사 동수 3-5인으로 구성하되, 사측대표는 부사장, 노측대표는 교섭대표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 하며, 위원은 안건에 따라 교체할 수 있다. ‘주요사안의 경우’ 노사협의에 따라 사장과 교섭대표노동조합 위원장이 각각 노사대표를 맡는다.

제24조【공방위 회의】정례 공방위는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개최하며, 임시 공방위는 노사 일방이 개최일 4일전에 문서로 요구함으로써 소집된다.

제24조【공방위 회의】정례 공방위는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개최하며, 임시 공방위는 공사 혹은 교섭대표노동조합 일방이 개최일 4일전에 문서로 요구함으로써 소집된다.

개정된 공방위안 대로라면 KBS 노동조합이 공방위를 독점하면서 우리의 공방위 소집 요구를 검열할 수도 상황이었다. KBS본부는 즉각 정책본부장을 항의 방문해 개정안의 부당함을 강력하게 제기했고 KBS 노동조합에도 항의했다.

단협안이 개정된 그날 저녁 KBS노동조합 사무실에서는 양 노조의 공방위 관계자들 사이에 만남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공방위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그대들은 이렇게 답변했다. “공방위는 기존 방식을 그대로 존중할 것이다. 원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합의서를 쓰겠다.” 우리는 약속대로 다음날인 18일 기존 공방위 방식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방위 운영에 대한 합의서를 보냈고 수 일 후 그대들도 합의서를 보내왔다. 아래 표에 나타나 있듯이 양 노조의 운영안은 큰 틀에서는 대동소이했다.

KBS본부 운영안

KBS노동조합 운영안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단협 23(공방위 구성). 24(공방위 회의), 25(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와 관련해 아래와 같이 합의한다.

정례 공방위의 노측대표는 양 노조가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맡는다. 노측대표를 맡는 조합이 실무 간사 협의를 진행한다.

임시공방위의 노측대표는 임시공방위 소집을 제기한 측에서 맡는다. 노측대표를 맡는 조합이 실무 간사 협의를 진행한다.

일방이 사측에 임시공방위 소집을 요구한 경우 상대방에게 즉시 통보한다.

KBS 노동조합은 KBS본부의 임시공방위 소집 요구가 있을 경우 즉시 사측에 공방위 소집을 요구한다.

각 조합이 제기한 공방위 안건에 대해서는 상호 인정한다.

공방위는 양 노조 공동 참여를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안건별로 양 노조가 각각 진행한다.

양 노조는 주요국장평가제가 내실화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

앙 노조는 주요국장평가제에 대한 사측과의 후속협의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단협 23(공방위 구성). 24(공방위 회의), 25(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와 관련해 아래와 같이 합의한다.

양 노동조합은 공동 공정방송위원회(이하 공방위라 한다)를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공방위 결과를 공동으로 발표한다.

정례 공방위의 노측대표는 양 노조가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맡는다. 노측대표를 맡는 조합이 실무 간사 협의를 진행한다.

임시공방위의 노측대표는 임시공방위 소집을 제기한 측에서 맡으며, 노측대표를 맡는 조합이 실무 간사 협의를 진행한다.

KBS 노동조합은 KBS본부의 임시공방위 소집 요구가 있을 경우 즉시 사측에 공방위 소집을 요구한다.

양 노조는 주요국장평가제가 내실화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며, 사측과의 후속협의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양 노조는 연대정신을 살려 노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상호 비방 등을 금지하고 공동 공방위가 상호 신의와 성실 속에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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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공방위 운영 절차에 대한 합의안에 KBS 노동조합은 생뚱맞게 연대정신을 언급하며 양 노조 간에 상호 비방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자고 요구해 왔다. 우리는 KBS노동조합에 이 내용을 원한다면 실질적으로 연대가 이루어진 후 다른 합의에서 논의해 보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우선 해당 조항은 공방위 운영안에서 논의할 대상이 아니며, 두 노조 사이에 연대가 없는 상황에서 연대정신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으며, 마지막으로 연대를 논하려면 유명무실화된 주요국장평가제에 대한 무효투쟁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런 우리의 지적에 KBS노동조합의 실무자는 사실상 동의했고 합의는 곧 이루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합의안에 서명을 하자는 우리의 거듭된 요구에 KBS 노동조합은 ‘KBS본부의 주장에 동감하지만 시간을 좀 더 달라는 이유로 서명을 미뤄왔다.

KBS 노동조합은 우리가 몇 차례나 합의안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는지 자체적으로 확인해 보기 바란다. 그러던 중 공방위가 열리기로 예정됐던 지난달 28일 오전에도 우리는 개악된 공방위 규정에 따라 공방위를 개최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만큼 공방위 개최 전에 서명을 하자고 요구했지만 KBS 노동조합은 이날도 서명을 거부했다. 이에 우리는 양 노조의 서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방위에 참여할 수 없다고 통보했고 양 노조 부위원장의 합의 아래 당일 공방위는 취소된 것이다. 이후 양 노조 공방위 간사 사이에는 후속 공방위를 언제 할 것이며 어떤 안건을 추가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KBS노동조합이 뜬금없이 신뢰와 배려를 들먹이면서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주장하는 모양새가 불쌍하고 애처롭다.

우리는 KBS노동조합에 묻는다.

- KBS 노동조합은 공방위 운영안에 아직도 서명을 하지 않는가?

- 소수 노조의 권리를 기습적으로 박탈하는 그대들이 생각하는 연대정신은 무엇인가?

- 공방위를 미끼로 소수 노조의 정당한 주장을 억압하려는 것이 언론사 노조가 할 일인가?

70만원과 관련해 사측의 말잔치에 놀아났다고 하소연하는 그대들이 이제는 안면을 바꿔 신뢰와 배려라는 말잔치로 우리는 물론 KBS 전체 구성원을 기만하려 하다니!!!

KBS노동조합은 또 자신들도 잘 알고 있을 텐데 굳이 보도본부장 신임투표가 늦춰진 이유를 우리에게 물어오니 설명하겠다. 그 전에 명확히 해 둘 것이 있다. 우리가 연기를 통보한 것이 아니라 제안했고 양 노조의 합의아래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당초 양 노조는 현 보도본부장이 지난해 23일 취임한 만큼 취임 1년 직후인 24~6일까지 3일간 신임투표를 하자고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몇 가지 추가로 고려해야 할 상항이 생겼다. 우선 현 보도본부장이 사석에서 본인은 곧 그만 둔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퇴직 여부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수집해 신임투표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설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보도본부는 연휴 아이템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 설 직전 3일간의 투표로는 투표율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우리는 투표 공고가 있기 전날인 28KBS노동조합에게 공식 회의체에서 연기에 대해 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다음날 KBS 노동조합도 아침에 공식 회의가 있었고 우리도 공식 회의가 있었다. 논의결과 KBS 노동조합은 원안을, 우리는 연기를 선택했고 이후 양 조합 간사 협의 끝에 연기를 최종적으로 합의했던 것이다.

차이라면 KBS노동조합은 스스로 성명서에서 밝혔듯이 보도본부장이 언제 자리에서 물러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불신임을 끌어내 경종을 울리자는 입장이었지만 우리는 퇴직이 확실하다면 신임투표의 효과가 미미하고, 그리고 신임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면 명절을 앞 둔 무리한 투표보다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설 이후 보다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택했던 것이다.

아마 KBS노동조합 집행부는 집행부들끼리 서로 믿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집행부들간에 소통이 전혀 없든지. 집행부 내에서 서로 확인하면 다 알 것들을 우리에게 물어보는 이유가 궁금하다. 대표노조를 자처하는 KBS노동조합이 소수노조인 KBS본부에게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참으로 불쌍하고 애처롭다.

2013. 2. 1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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