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프로그램은 서울과 지역 양 날개로 날아야 한다
뉴스와 프로그램은 서울과 지역 양 날개로 날아야 한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3.02.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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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프로그램은 서울과 지역 양 날개로 날아야 한다.

 

 

지역국이 망가져 간다.

가슴이 먹먹해 지는 성명서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역 보도부서의 열악한 실정이 만성화된 상황에서 실망과 그에 따른 분노가 이제 임계점에 다다른 듯하다.

최근 춘천과 울산의 보도국 기자들이 올린 성명에는 지역 기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서 뉴스를 사수하고 있는지 잘 나타나 있다. 춘천과 울산을 비롯한 모든 지역 보도부서의 사정이 대동소이한 상황일 것이다. 지역 보도국은 일상적인 취재마저 버거운 상황에서 심층이나 특집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보도 쪽 문제만이 아니다. 지역총국의 한 부서의 예를 들어보자. 현원 7명인 부서에 50대 인력 3, 40대 부장 1. 그리고 곧 지역근무를 마치고 서울로 떠날 3명의 인원으로 방송현업에 임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라면 이 지역국 부서는 과연 존속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김인규식 채용, 폭탄 돌림이 되다.

일명 방저리라 불리는 방송저널리스트를 탄생시킨 전임 김인규 사장의 전국권 중심 채용이 빚어 낸 참사가 차근차근 다가오고 있다. 지역국을 비용의 주체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사측의 태도 역시 이를 부추기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역을 지키고 지역민을 상대로 KBS 저널리즘을 서비스해야 하는 지역국이 이제 생존을 고민해야 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수신료 문제를 들먹이며 수준 이하의 방송 시설을 구축해서 서둘러 만든 경인센터 역시 언제든 터질 화약고 상태다. 타 지역국 인원까지 동원해가며 무리하게 조직을 구성했지만 경인지역 시청자들을 위한 좌담 등 일정 수치의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는 당시 선언은 그저 공허함으로 남았다. 뉴스나 사고 안내고 내보는 것이 다행인 실정인 것이다. 이제 이 계륵을 어찌해야 하나?

 

KBS 네트워크의 부활을 위한 제언

전국 뉴스와 프로그램은 KBS 네트워크의 중심축이다. 지금처럼 지역국이 방치된다면 KBS 뉴스와 프로그램은 다양성과 소외 방지 등에서 균형을 잃은 절름발이가 될 뿐이다. 사측은 공영방송으로서 전국뉴스와 프로그램에 일정한 자원을 투입해 본사와 지역의 균형을 맞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중과 직종 안배라는 이유로 지역국을 소외시켜 왔다. 이래서는 더 이상 KBS의 경쟁력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것은 이제 자명한 사실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KBS 네트워크의 부활을 위해 사측에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첫째, 지역권 채용을 당장 부활해야 한다.

아래로는 본사인원만 배치되고 지역국을 지키고자 하는 자존심이 고사되는 형태로는 현재의 지역 네트워크를 유지하기는 힘들다. 머리만 남고 수족은 전부 떠나가는 실태를 원점에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그 출발점은 지역을 지킬 씨앗을 뿌리는 것, 즉 지역권에 지역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둘째, CDP를 비롯한 전국순환인사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국 인원의 서울 쏠림 현상 문제라면 지역국을 본사 현원의 정확한 리쿠르트 통로로 쓰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건전한 CDP를 유도해야 하고 본사의 필요에 의한 지역국 인원의 차출에 대해선 마땅히 지역으로 신입사원을 채워주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 진정한 로컬리티 구현을 위한 작업에 회사가 나서야 한다.

각 지역에서 KBS를 대표하는 지역국의 진정한 존재가치는 무엇인지부터 정립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그저 수신료를 걷기위한 사업지사가 아니라면 왜 지역 명칭을 단 방송국이어야 하는지, 왜 지역민에 대한 서비스가 KBS 지역국의 중심이 돼야 하는지 경영진의 입장에서 차근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인력문제에서 비롯된 오늘의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를 이제는 제대로 채워야 하지 않을까?

 

건전한 네트워크의 부활을 위해서라면 우리 노조는 언제든지 사측과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눌 준비가 돼 있다. 그저 제대로 된 뉴스와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지역국 직원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기를 사측에 정중히 권고하는 바이다.

 

2013. 2. 5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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