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공방위 열자던 KBS노조는 어디로 갔나?
먼저 공방위 열자던 KBS노조는 어디로 갔나?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9.07.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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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기획 창 <태양광 사업 복마전> 편을 둘러싼 외압 의혹을 놓고 한 차례공정방송위원회가 열렸다. 그리고 오는 15일 2차 공방위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오늘(12일) KBS노조는 불참을 통보했다.

  

  앞서 3차례에 걸쳐 진행된 보도위원회가 성과 없이 끝났기 때문에 상위 기구인 공방위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막중하다. 그 무게를 알기에 노사 모두 이번 공방위를 철저히 준비하고 비상한 자세로 임했고, KBS노조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KBS노동조합은 지난 7월1일 성명에서 ‘긴급 공방위’ 개최를 가장 먼저 공개 요구했다. 물론 본부노조도 보도위원회 결과에 따라 공방위를 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KBS노조가 공방위를 먼저 제안한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KBS노조 성명 (71)

“KBS노동조합은 보도위원회와 별도로 KBS 1TV <시사기획 창> ‘복마전...태양광 사업’ 외압 사건에 대한 원포인트 긴급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한다

  

  그렇게 열린 지난 7월9일 1차 공정방송위원회는 회의진행 방식과 위원 구성 등에서 최대한 공정성을 지켰다. KBS노동조합의 요구대로 KBS노동조합에서는 허성권 부위원장과 이영일 춘천지부장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노측위원 5명 가운데 노측대표를 빼면 사실상 본부노조와 KBS노조가 2대2 동수로 참석한 셈이다.

  

  출석 요구자 및 참고인에 대해서도 사전에 KBS노조와 사전 협의하고 동의를 얻었다. 회의 진행에 있어서도 KBS노조 위원들의 발언을 차단하거나 의견을 무시하지 않았다. 노사의 공식 기구인 공방위에서 어떤 의혹이든 제기하고 논리적으로 따질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에서였다. 4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공방위는 상호 신뢰 아래 진행됐고, 1차 공방위 결과를 의결하고 마무리됐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1차 공방위 결과는 합의에 따라 다음과 같이 코비스에 공개했다.

  

#1차 공방위 결과(7월9일)

1) 1차 공정방송위원회에서는 청와대 외압을 확인하지 못했다.

2) 프로그램의 재방 결방과정에서 보도책임자는 성실하게 협의하고 설명해야 하는  편성규약 상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보도책임자는 프로그램의 진실성과 공정성 등에 의문이 해소되면 재방송을 편성할 수 있다.

3) 보도책임자가 프로그램 결방의 원인으로 주장하는 주요 쟁점에 대한 사실 확인은 다음 공방위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한다. 노측은 이와 관련해 실무자측과 사전협의를 거쳐 2차 공방위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내용을 공개한 것은 1차 공방위 결과에 대해 제 주체간 해석의 혼선을 피하기고 2차 공방위를 효율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1차 합의에는 제작진의 의견을 반영했고, KBS노동조합 역시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KBS노조는 1차 공방위 바로 다음날 공방위 결과에 대해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고 여러 사실관계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 의혹을 묻고 따지기 위해 공방위 개최를 요청했던 것 아닌가? 왜 공방위에서 충분히 질의하고 반박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고 공방위가 끝난 다음에 성명을 통해 의혹을 제기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KBS노조는 성명에서 “청와대 외압 의혹은 공방위에서 밝혀내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노조는 또 1차 공방위 이틀 뒤인 어제(11일)도 다시 성명을 발표했다. 그 내용 역시 대부분 1차 공방위에서 다뤄진 것들이다. 공방위에서 합리적인 논거를 통해 주장했음에도 일방적으로 무시됐다거나 회의 진행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면 얼마든지 항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공방위는 상호 신뢰와 합의 정신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으며 회의의 전 과정도 녹음이 이뤄진 만큼 확인할 수 있다. 

  

결국 KBS노조는 처음부터 공방위에 성실하게 임할 생각이 없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시늉만 하고 명분만 만든 뒤 판을 깨자는 것인가? 아니면 진실을 찾는 주체적 노력보다는 논란을 확장시키고 정치 쟁점화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인가? 

  

KBS저널리즘의 자존심과 신뢰를 지키는 것은 KBS 구성원 스스로의 몫이다. 그 처절한 투쟁의 산물이 KBS 공정방송위원회다. 따라서 공방위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성명을 쓰건, 검찰에 고발하건,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의 자율권이니 그 자체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공방위를 특정 목적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언론노조KBS본부는 예정된 2차 공방위를 충실하게 진행할 것이다. 

  

  

  

2019년 7월 12일

실천하는 교섭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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