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권 생략한 ‘중징계’ 결정 철회하라
반론권 생략한 ‘중징계’ 결정 철회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2.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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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권 생략한 ‘중징계’ 결정 철회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KBS 뉴스9>의 김경록 PB 인터뷰 보도에 대해 ‘해당 방송 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 지난 24일 진행된 전체회의를 통해서다. 방심위는 해당 보도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 ‘객관성’ 항목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의 고질적인 관행인 ‘선택적 받아쓰기’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고도 지적했다.

  

  ‘관계자에 대한 징계’는 법정 제재에 해당하는 중징계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방심위에 묻는다. 방심위야말로 이번 중징계 결정에 ‘객관성’ 조항을 위반한 것은 아닌가. 중징계 판단 과정에서 한 편의 주장에만 귀를 여는, ‘선택적 받아쓰기’의 오류에 스스로 빠지지는 않았는가.

  

  방심위의 이번 판단에는 김경록 PB가 새롭게 제출한 의견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당 의견서에서 김 PB는 ‘검찰과 KBS의 내통 의혹’을 더욱 강한 목소리로 거듭 제기한다. 또 인터뷰 섭외 과정에서 협박 수준의 압박이 있었고, ‘애초부터 누군가의 의도로 기획된 계획이고 뉴스’라고 본다고도 밝혔다. 과거에 없던 새로운 주장들이다. 

  

  하지만 방심위는 이런 주장들에 대한 제작진의 반론은 듣지 않았다. 제작진이 김 PB의 의견서 내용을 알게 된 것은, 이미 중징계가 의결되고 난 이후였다. 제작진은 오늘(26일) 낸 입장문 등을 통해 의견서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입장은 지난 24일의 전체회의에는 반영될 기회 자체를 얻지 못했다. 분명한 절차상 하자다. 방통위의 중징계 결정이 철회돼야 하는 이유다.

  

  당시 보도는 논쟁적이었다. 완벽한 보도가 아니었다고 지적할 수는 있지만, 대신 명백하게 조작되거나 날조된 보도도 결코 아니었다. 흑백으로 옳고 그름을 단정하기 어려웠고, 저마다의 가치 판단이 달랐기에 어떤 논쟁에서도 결론이 쉽게 모아지지 못했다. 이런 논쟁적 사안에 대해 한 쪽의 주장만을 근거로 내려진 일방적 결정을 누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미 KBS의 저널리즘은 스스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자체 점검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했고, 결과를 시청자위원회에 보고했다. 수사 보도의 기준, 인터뷰이와의 관계 등을 놓고 다양한 성찰이 오가고 있다.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등 관련 규정들도 정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KBS 뉴스룸은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날아든 방심위의 섣부른 징계 결정이 또 다시 소모적 논란과 감정 대립을 촉발시키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측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구한다. 사측은 공정한 판단을 위해 방심위에 재심을 요청하고, 지난 의결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점들을 분명하게 지적하라. 방심위는 부당한 징계 결정을 철회하고 재심 요청을 받아들여라. 재심 과정에서는 제작진의 반론권을 충분하게 보장하고, 의결 전에 냉정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절차를 선행하라.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요구다. 절차상 하자를 반복하며 방심위의 정파성 논란에 스스로 불을 붙이는 우를 범하지 말라.

  

  

2020년 2월 26일 
실천하는 교섭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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