뺄셈 틀에서 벗어난 혁신안을 내라
뺄셈 틀에서 벗어난 혁신안을 내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6.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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뺄셈 틀에서 벗어난 혁신안을 내라

 

 

  회사가 7월 1일자로 2020년판 경영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1일 사장이 전 사원대상 조회사에서 2분기 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종합플랜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조치이다. 당시 조회사에서 사장은 “KBS의 생존 가능한 미래를 위해 정교한 설계도를 그려야 할 시점이라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접근과 발상의 전환으로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시간이 흘러 약속된 2분기 종료일까지 남은 시간은 10일 남짓.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혁신안 작성 상황을 질의하니 돌아온 답은 “아직 미완성”이라는 답이었다. KBS의 생존 가능한 미래를 위한 정교한 설계도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얼개조차 완성되지 않은 셈이다.

 

  이사회 보고 등 일정을 생각하면, 조합을 통한 의견수렴을 기대하기가 불가능한 일처리이다. 4월 1일 사장 조회를 앞두고 제1차 재정안정화전략회의에서 임원들은 다급하게 쏟아진 안을 정제 없이 사장 입을 통해 전달했다. 그렇게 회사를 요동치게 하더니 다들 손 놓고 어디 갔다 왔는가?

 

 

  혁신의 의지와 진심은 진지하게 논의하는 절대적 시간의 길이에 비례한다. 기일 맞추기 급급한 혁신안과 그에 쏟아지는 성토가 벌써부터 선하다. 기한에 맞춰 미리 준비하여 최선의 결과물을 내는 것, 양승동 사장과 경영진에게는 그렇게 벅찬 일인지 개탄스럽다. 임기 시작 후 2년을 허송했으면 2개월 동안이라도 서둘러야 하는 일 아닌가? 

 

  어려운 미디어 환경과 광고 시장이 회사 경영난에 미친 영향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KBS의 안일한 경영이 외부 환경의 파고를 전혀 낮추지 못하고 KBS호를 파도 한가운데 방향 없이 표류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만에 사장이 강조하던 대로 차원이 다른 접근과 발상의 전환이 혁신안에 담길 리 만무하다. 벌써부터 2019년판 비상경영계획의 재탕이라는 힐난이 쏟아지고 있다. 두 달 반의 시간 동안 회사는 임금 삭감과 연차촉진으로 겁박한 것 외에 어떠한 혁신안도 얘기하지 않고 있다. 구성원 의견수렴은 고사하고 막바지 정교한 담금질을 해도 모자랄 판에 아직도 답을 못 내는 회의만 매일 반복하고 있다. 또 무엇을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얘기밖에 없다. 뺄셈경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혁신의 의지도 없고 구체적인 전략도 담아내지 못하는 혁신안, 종합플랜은 접어라. 임원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지 못한다면, 노동자의 고통 분담을 입에 올리지 말라. 양승동 사장은 수동적인 고위관리자들과 함께 보수를 깎고, 대대적인 인사 물갈이를 하라. 시간 맞춰, 능동적으로 일하는 인재가 본부장, 국부장 자리를 채울 때까지 선수교체 하는 길이 경영진의 각성보다 훨씬 빨라 보인다. 

 

  경영진에게 분명히 밝혀둔다. 임금교섭을 통해 경영책임을 조합원들에게 전가하려 한다면 오산이다. 직원들이 수긍할 만한 깊이 있는 혁신안과 사측의 희생 없이 임금삭감안이나 연차촉진이라도 강행하려는가? 해보시라. 무조건적인 연차촉진이 강행되는 그 날 임금을 비롯한 모든 노사 간 교섭은 파국임을 명심하라. 파국의 첫 신호는 KBS본부가 이미 법률검토를 마친 법률위반 소지가 다분한 사안에 대한 경영진의 법적책임을 묻는 조치가 될 것이다.

  

 

2020년 6월 18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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