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직격' 제작진에 대한 국회 출입제한 조치를 규탄한다!
'시사직격' 제작진에 대한 국회 출입제한 조치를 규탄한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6.19 17: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직격> 제작진에 대한 국회 출입제한 조치를 규탄한다!

    

 

 

  국회사무처가 KBS 시사직격팀에 대해 촬영허가 2개월 제한 조치를 결정했다. 취재 질서 위반 등에 따라 촬영허가 제한 조치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이다. 

 

  지난 5월 22일, 29일 방송된 <대한민국 채용카르텔>편의 취재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 제한 조치의 근거라 한다. 국회청사 내에서 김영주 국회의원 인터뷰 시도를 했던 제작진은 강제 퇴청 조치를 받았다. 국회사무처는 ‘청사에서의 촬영 등에 관한 내규’를 거론하며 시사직격 팀의 촬영이 본래의 목적을 벗어난 촬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작진은 방송에서 신한은행 채용과정에서 일어난 부정청탁의 실체를 탐사보도했다. 당시 정무위 소속의원으로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주 의원에 대한 인터뷰는 사실 확인에 있어서도, 반론권 보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공식적인 사실확인과 인터뷰 요청에 대해 의원실은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적극 소명하기는커녕, 피해가기로 일관한 것이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의 책임 있는 처신으로 볼 수 있는가.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서라도 시사직격 취재진은 국회를 직접 찾아야 했다. 또 국회에 들어가기 위해 촬영허가를 신청하면서 취재진은 공식 의정 활동 장소를 명기하는 등 정해진 규칙을 충실히 따랐다. 하지만 국회 사무처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취재진에게 퇴청을 요구하고, 전례가 없는 출입제한 조치를 내렸다.

 

  국회 사무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당사자의 명백한 인터뷰 거부 의사에도... 인터뷰 강행 시도를 반복했다’는 내용을 조치의 근거로 적시했다. 우리는 되묻고 싶다. 국회 사무처는 언론이 국회의원에게 지속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을 정녕 처음 보는가? 언론은 사전에 국회의원 당사자에게 허락을 받아야만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는 이유로 국회 출입제한 조치를 받은 언론사가 또 있는가? 

 

  국회 사무처의 이번 조치는 명백한 월권이다. 국회 사무처가 이번 판단의 근거로 내민 ‘촬영의 공익성’ 등의 기준은 도대체 누가 판단하는가. ‘허가 받은 범위’를 어겼다는 사무처의 지적이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질문 내용’까지 포함한 것이라면, 언론의 질문을 ‘허가’할 권리는 도대체 누가 국회 사무처에 주었는가. 국회를 출입처로 가진 출입기자들은 매일 국회 사무처의 허가를 받고 취재를 하고 있는가?

 

  우리는 국회 사무처의 이번 출입 제한 조치가 시사프로그램 PD 등 비출입 언론인 길들이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이미 국회에서는 출입기자실의 본청 분리, 의원회관 출입제한 조치 강화 등으로 기존 출입기자들에게서조차 취재 여건이 악화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비출입 언론인 일부에게는 앞으로 수개월간 출입까지 통제하겠다는 국회 사무처의 설명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국민을 대신해 ‘질문할 의무’를 가진 언론 취재를 국회 사무처를 동원해 막은 김영주 의원의 행태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는 국회의원들의 개별적 의혹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다. 불편한 질문에 무책임한 대응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응답을 보여야 하는 게 국민을 대표해 선출된 국회의원이라는 직의 본분이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가 허울뿐이라는 사실을 이번 사건을 통해 스스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언론 자유를 훼손한 이번 사건에 대한 김영주 의원은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2020년 6월 19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3 KBS누리동 2층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