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 노조는 스스로 생각하라
발췌 노조는 스스로 생각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7.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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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노조는 스스로 생각하라

 

 

  7.1 혁신안은 침체된 회사에 소용돌이를 부르는 계기이다. 그 소용돌이는 경영진에 대한 비판, 변화 방향에 대한 토론, 여론이나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전략 모색, 조직 내부의 자성 등 다양한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이 에너지를 살리고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조합원들과 비판과 대안 토론을 토대로 혁신에 대한 우리 입장을 천명했다.

 

 KBS노조도 우리 노조와 똑같이 이사회 보고 기사, 경영진의 브리핑을 접했고 대처는 달랐다. 우리는 혁신안에 대해 KBS노조의 시각과 표현 방식이 우리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한다. 

 

  단, 혁신안을 대하는 KBS노조의 행태에서 고질(痼疾)을 지적하겠다.

 

  첫째, 남에게 자신들의 이분법을 강요하지 말라. KBS노조는 성명서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노동자 보호를 이야기했다. 우리 노조 역시 혁신안이 중요한 도전임을 주목하고 혁신으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불이익으로부터 노조원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모두 변화와 노동자 보호라는 가치를 이야기한 셈이다. 

  KBS노조는 노동조합의 선명성을 변화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라. 왜 남에게 선명성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화가 무엇이냐고 따져묻는가? KBS본부는 조합의 선명성보다 조직의 미래와 구성원의 생존을 우선한다. 이를 위해 비판과 토론을 마주하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이런 입장을 KBS노조에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는 KBS가 변화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구성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조직이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KBS노조가 ‘보호해야 할 대상’과 ‘변해야 하는 대상’ 사이에 선택하라고 이분법을 주문하니 난감하다. “사측과 시각을 같이 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악의를 멈출 때가 되었다. 

  당신들에게 남을 검열하고 이분법적 사고를 강요할 권리가 없다.

 

  둘째, 정직하게 소통하라. 우리 KBS본부는 혁신안에 대한 성명서에서 KBS노조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KBS노조는 혁신안을 구체적으로 비판하지 않으면서, 우리 노조의 성명, 기사를 발췌해서 공격한다. 발췌노조로 전락한 KBS노조의 자존감은 어디 있는가? 

  발췌노조는 불이익 변경을 과반노조 본부장의 포부라고 마타도어를 거듭한다. 과반노조의 힘을 이용해 사측에 대응하겠다는 뜻임을 알지 않은가? 그것을 모를 정도로 아둔하지 않을 터에 악의가 보인다.

  미디어오늘 6.30 KBS본부 본부장 인터뷰 가운데 지역기능조정 부분을 기자에게 확인하니 ‘통신원’ 부분은 서면 인터뷰를 줄였고 그 결과 내용 전달이 미흡하게 되었다. 생략되었던 부분이 정정되었으니 다시 일독 바란다.

  KBS지역국이 지역 시민들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여 지역민이 영상제보와 간단한 멘트를 통해 신속하게 전달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이 아이디어는 사측이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가 제안했다. 그는 이렇게 지역국 서비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지역민에게 다가서는 계획이 있다면 지역국 기능조정 승인이 곧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본부는 스스로 비판받는 내용을 밝히거나 성찰하겠다곤 한다. 발췌노조는 그 부분을 노보, 기사에서 가리지 않고 긁어다 쓴다. 발췌노조는 남의 성찰을 공격의 소재로 이용할 때, 부끄러움을 정녕 느끼지 못하는지 묻고 싶다.

 

  경영혁신안에 대해 KBS본부가 성명서에서 굵은 글씨로! 강조한 부분이 있다.

 

  “저성과자 재교육과 삼진아웃 같은 엄포로 과도한 공포감과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 KBS본부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단연코 막을 것이다. 부실하고 불공정한 성과보상 시스템으로부터 우리 조합원을 지키는 방파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발췌노조가 이 부분을 발췌할 리는 없다. 그들의 발췌에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KBS노조는 왜 발췌노조가 되었는가? 임협, 노사협의회 등 대화의 장을 모조리 해태하기 때문이다. 묻지 못하니 듣고 아는 게 없다. 말할 수 있는 기회도 전무하다. 겨우 남의 성명, 기사, 소문을 기웃거리면서 공격으로 생존하는 발췌노조 신세가 된 것이다. 소수 노조이지만 그래도 상근자가 있는 집행부가 이렇게 초라해져도 되는지 아픈 대목이다.  

  

  경영혁신안을 대할 때 혁신만 생각하라. 혁신안을 남을 깎아내리는 기회로 삼지 말기 바란다. 경영혁신안에 대해 KBS노조와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KBS노조는 경영진에게 의견을 설득해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이제 스스로 생각해서 정직하게 소통할 수 있는 KBS노조가 되도록 하자.

 

2020년 7월 2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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