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논의, 내려놓는 자가 승리할 것이다
지배구조 개선 논의, 내려놓는 자가 승리할 것이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11.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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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논의, 내려놓는 자가 승리할 것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정권이 언론 장악을 못 하도록 하는 확실한 방안을 

입법을 통해 강구하겠다”

  

   취임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했던 말이다. 방통위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문 대통령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은 꼭 실천해야 할 과제로, 이를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V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정권이 방송 장악을 못 하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던 사람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약속

  

   이를 입법으로 구체화해야 할 주체는 국회였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정권 내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수차례 외쳐왔다. 민주당 주최 관련 토론회가 국회에서 거듭 진행됐고, 그 내용들을 구체화한 법안들이 이른바 노웅래 안, 박홍근 안, 이재정 안 등의 이름으로 실제로 발의되기도 했다.

  

   수차례 파업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외쳐왔던 KBS 구성원들은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다. 새로 꾸려진 ‘촛불 정부’에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논의가 본격화되고, 공영방송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릴 구체적인 안들이 법률 개정안으로 현실이 될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3년이 훌쩍 지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격렬한 무위’ 뿐이었던 3년, 어떤 말로 해명할 수 있나

  

   정권의 언론 장악을 ‘입법을 통해’ 막겠다고 약속했던 이는 누구였나. 지배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며 관련법 개정안을 앞다퉈 발의하고, 촛불집회 연단에서 공영방송을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던 이들은 누구였나.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지난 3년여의 무위를, 이제 어떤 말로 해명할 수 있을 것인가.

  

   최근 발의된 공영방송의 이사와 사장 선임에 국민 참여가 보장된 방송법 개정안(정필모 의원 대표 발의)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논의의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 공영방송을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는 지난 시기의 약속은, 이제 집권 세력의 선의가 아니라 법안의 형태로 완성돼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이미 국회 내 압도적 다수 의석까지 확보돼 있다. 지난 시기처럼 의석이 부족하다거나, 관계자들 사이 입장 차가 크다며 애먼 주변 상황들을 탓할 수도 없다.

  

지배구조 개선 논의의 새 출발점 마련... 결단과 실천 필요한 때

  

   지난 시기 공영방송은 왜 망가져 왔는가. 잠깐 제 손에 쥐어진 한 줌 권력을 내려놓지 못하고 휘둘러대던 이들은 결국 어떤 종말을 맞았는가

  

   대통령과 민주당이 강조했던 공영방송의 원칙, 가치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선의’만 갖고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정권 바라기 역할을 했던 KBS의 역사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결단과 실천 뿐이다. 용기를 내 내려놓는 자가결국 승리자가 될 것이다. 

  

  

2020년 11월 20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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