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라디오 뉴스 축약’ 논란, 공방위에서 치열하게 논의할 것
‘KBS 1라디오 뉴스 축약’ 논란, 공방위에서 치열하게 논의할 것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12.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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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라디오 뉴스 축약’ 논란,
공방위에서 치열하게 논의할 것

 

  KBS 뉴스의 공정성은 어디서 오는가? 제작 자율성의 보장, 엄격한 게이트 키핑, 편성규약에 따른 각종 편성위원회나 단체협약에 따른 공정방송위원회의 견제와 감시.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KBS뉴스는 고도로 정제됨으로써 공정성을 실현한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핵심은 그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는가의 문제이다. 바꿔 말하면, 지금 KBS의 모든 뉴스는 고도화된 시스템을 통해 정제된 형태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는가?

 

  2020년 12월 19일 방송된 KBS 1라디오 오후 2시 뉴스가 ‘여당 편들기, 야권 죽이기’의 편파 방송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라디오 편집 담당 기자가 작성한 당일 오후 2시 뉴스의 기사를 뉴스 진행자가 자의적으로 축소했다는 이유에서이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라디오뉴스용으로 재가공된 기사의 일부 문장들이 생략된 채 방송됐다. 이 과정에서 뉴스 진행자와 라디오 편집기자 사이 의견 교환은 이뤄지지 않았고, 방송이 끝난 뒤에도 별도의 소통은 없었다.

 

  당일의 상황을 재구성해보면, 오후 2시 뉴스의 편집이 끝난 시간은 오후 1시 50분이었다.

 

  당시 2시 뉴스를 담당했던 OOO 기자가 편집한 큐시트 안은 아래와 같다.

 

  당일(12월 19일)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시기로,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3단계 격상 여부가 초미의 관심으로 대두됐던 상황이었다.

 

  뉴스 진행자는 뉴스 시작 8분을 남기고 큐시트를 처음 받아보았고, 당일의 주요 뉴스인 코로나19 관련 소식이 7번째 이후 꼭지로 배치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후 2시 뉴스의 러닝 타임은 5분으로, 당일 오후 2시 라디오를 통해서는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 예독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진행자는 편집자와 뉴스 순서나 기사 양에 대한 논의를 하지 못한 채 코로나19 관련 뉴스 이전 배치 기사들의 일부 단락을 축소, 생략하여 방송했다. 대신 코로나19 소식들은 2시 뉴스 마지막 부분으로나마 방송될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KBS본부가 파악한 경위다.

 

  뉴스 진행자가 편집자와 최소한의 소통 없이 개인 판단으로 뉴스 일부를 축소한 점은 업무의 절차와 시스템상 적절하지 않았다. 이견이 있다면 뉴스 전에 편집을 담당한 당사자와 충분히 의견을 나누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축소된 기사 내용들이 야당 정치인의 발언 등이어서,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지적처럼 ‘여당 편들기’로 인식되었고, 파장도 커졌다.

 

  교섭대표노조인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사안을 차기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다루고자 한다. 관련 상황이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 면밀한 경위 파악을 통해 사건의 본질과 이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논란을 KBS 내부의 공정성과 편집 자율권에 대한 논의를 심화하는 계기로 삼겠다. 뉴스 중요도 및 균형성 면에서 제작진의 판단이 다를 때, 그리고 시간이 급박할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전 사후 논의 프로세스 구축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지난해 1라디오의 뉴스 편집 문제 등에 대해 공방위를 진행했던 바 있다. 두 차례의 논의만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고 결론지을 수 없다 하더라도, 공정성과 자율성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뉴스(제작물)은 고도로 정제화 될 수 있고, 이는 결국 공영방송 KBS에 대한 신뢰를 더욱 단단하게 해 줄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12월 23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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