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직무재설계, 채용과 현장 목소리 반영을 보장하라
임박한 직무재설계, 채용과 현장 목소리 반영을 보장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12.2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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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직무재설계, 채용과 현장 목소리 반영을 보장하라

 

 

  지난 7월, 양승동 사장은 월례조회를 통해 KBS의 ‘혁신’을 선언했다. 그 결과물인 ‘직무재설계 안’이 논의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오늘 사측은 임원회의 테이블에 직무재설계 안을 올려 막바지 다듬기 작업을 진행 중이고, 구체적인 내용이 곧 공개될 것이다. 애초 완성 기한이었던 11월보다 한 달 가량 늦춰진 일정이다. 연장된 기간만큼 깊은 고민이 반드시 재설계 안에 녹아들었어야 할 것이다.

 

직무(일)을 선택했는가? 정원을 줄이는 데 치중했는가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직무재설계 안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를 갖고 있다. ‘직무’를 ‘다시 설계’할 때 꼭 필요한 일을 합당한 원칙으로 선택하면서 적재적소(適材適所)를 실천하였는지 의문이다. 직무재설계가 아니라 정원을 감축하는 데 방점이 찍혔어도 문제다. 아울러 대상과 범위 등을 놓고 구성원들은 적지 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직무재설계 안은 정밀하고 합당하게 설계됐어야 한다.

 

직무재설계는 공영성과 효율성의 충돌을 해결했는가

  직무재설계 안에 담겼어야 할 근본적인 고민은 ‘공영성’과 ‘효율성’ 사이의 균형이다. 최근 사측은 수신료 현실화를 추진하며, 다양한 공적 서비스 확대를 약속했다. 하지만 다양한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다시 말해 ‘공영성’을 강조하려면 KBS의 규모는 지금보다 확대되거나 최소한 유지돼야 한다.

  반면 업무 우선순위를 매기고, 불필요한 일은 덜어내겠다며 업무의 ‘효율성’만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KBS는 당연히 작아진다. KBS 앞에 놓여 있는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꼭 필요한 업무를 지켜내면서도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판단 기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널뛰기 인력 채용, 조직 불균형과 내부 구성원간 갈등이 불가피하다. 결국 ‘공영성’과 ‘효율성’의 두 마리 토끼 중 하나도 못 잡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기준 없이 ‘뺄셈’뿐인 직무 재설계라면 어떤 구성원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직무재설계는 채용 중단의 합리화 수단이 아니다  

  직무를 재설계하고 적정 인원을 산출하는 기준 역시 중요하다. 현재 사측은 경영난을 주장하면서 신규 인력 채용에는 손을 놓은 지 오래다. 비어있는 자리가 채워지지 않아, 아예 업무 자체를 포기하거나 남아 있는 동료들의 현신과 희생으로 간신히 메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시나 이번 직무 재설계 과정에서 현재의 공석(空席)들을 아예 직무 편성 인원에서 지워버리는, 무책임한 선택을 한 것은 아닌가? 열악한 인력 상황을 견뎌냈는데 돌아온 것이 편성 인원 자체의 삭제라면, 공석을 메워 온 구성원들의 노력은 배신당한 셈이다. 꼭 해야 하는 일과 아닌 일을 판단하는 데는 정확한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채용 계획이 병행되었는지 여부다. 채용은 현재가 아닌, 미래 투자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현재의 시각으로 조직 재설계의 필요성이 있다고 해도, KBS라는 조직의 앞날을 위해 지속적인 채용을 통한 미래 투자는 기본이다. 채용 계획이 빠진 ‘직무재설계’라면, 핵심이 빠진 임시변통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2021년 채용 계획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여전히 사측은 계획이 서지 않았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사람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미래를 검토하지 않는 것은 ‘반쪽짜리 경영’일 뿐이다. ‘직무재설계 안’은 구체적인 채용 계획과 함께 공개돼야 설득력을 가질 것이다.

 

조합원의 목소리를 담은 직무재설계안 수정을 반드시 이룰 것이다

  사측은 이번 ‘직무재설계 안’을 지체없이 언론노조 KBS본부에게 알리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라. 우리는 이번 안을 각 구역 중앙위원, 지부장 등과 곧바로 공유해 각 구역별, 지부별 조합원들의 평가와 고민 등을 담아낼 것이다. 그렇게 3천 조합원들이 내놓는 목소리는 촘촘하고 구체적일 것이다.

  직무재설계 담당자들이 여러 부서를 돌며 자료 조사와 면담 등의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그러나 이 안이 현실화 되었을 때 KBS 전체의 ‘현장’ 상황을 사전에 완벽하게 그리기는 불가능하다. 설익은 설계도는 보수하기도 난감한 부실 건축물을 낳을 수밖에 없다. 우리 노조는 향후 공청회 등을 통해 조합원의 통찰과 목소리를 담은 직무재설계안 수정을 반드시 이룰 것이다.

 

  언론노조 KBS본부의 3천 조합원들이 내는 현장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들을 준비를 하라. 그리고 겸허하게, 또한 정확하게 현장의 목소리들을 수렴하라.

 

 

2020년 12월 24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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