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추진부에 다시 답한다. 답은 채용, 미래투자다
혁신추진부에 다시 답한다. 답은 채용, 미래투자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1.01.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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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추진부에 다시 답한다. 답은 채용, 미래투자다

 

 

  최근 전사적 반발을 얻고 있는 직무 재설계안을 놓고, 주무 부서였던 혁신추진부가 지난 15일 설명자료를 냈다. <직무 재설계 관련하여 설명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혁추부는 ‘정확한 사실관계에 바탕을 둔 건설적인 소통을 하기 위함’이라고 입장문의 배경을 밝혔다. 이제라도 소통의 의지를 드러낸 것은 다행이나,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 인식과 그에 따른 해결책은 참담한 수준이다.

 

KBS의 위기, 마른 수건 쥐어짜기로 해결 안 돼

 

  혁신추진부는 “지금의 수입, 비용 구조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공사는 앞으로 매년 대규모 적자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재 KBS가 위기라는 데 공감하지 않는 KBS 구성원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는 단기간의 인력 짜내기로도, 혁추부 말 그대로 ‘어느 한 해의 반짝 성과’로도 사라질 위기가 아니다.

 

  온갖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혁추부의 안이 초안 그대로 실현된 상황을 그려보자. 부서별 인원 감축에 따른 업무 부담 가중은, 일단 남아있는 구성원들이 짊어지고 어떻게든 버텨낼 것이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할 것이다. 이런 희생으로 KBS의 위기가 극복될까? 몇 년간 수지가 개선될 수는 있겠지만, KBS의 5년, 10년 뒤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을까?

 

  이번 직무 재설계안은, 그 내용 자체로 스스로 단기적 수지 개선만을 위한 임기응변임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인건비 감소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업무 시너지를 어떻게 높일지, KBS의 핵심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등에 대해서는 고민이 없다.

 

‘공적 책무 이행’을 위한 KBS의 앞날을 고민해야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KBS에서는 평년의 두 배 가량의 인원들이 정년퇴직을 맞게 된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인건비가 감축될 것이다. 회사는 그렇게 감축된 인건비를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인건비 비율을 낮췄다고 국회나 방통위 등에 보고하는 것만으로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 인건비 감소는 KBS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는 물론, 수신료 현실화 등 당면 현안에 대해서도 기여할 부분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KBS에게는 여전히 ‘공적 책무를 제대로 이행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기간방송으로서 더욱 완벽한 재난보도는 물론, 직관적이고 전달력 높은 홈페이지 관리, 다양한 시청자 서비스 등 넘치는 책무들이 KBS 앞에 놓여져 있다. 많은 시청자들은 돈 2,500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KBS가 공적 책무를 제대로 못해서 수신료를 안 주겠다고 말한다. KBS의 공적 책무 이행 수준이 지금과 같다면, 아무리 인건비를 깎는다고 한들 어떤 국민들이 수신료 현실화에 동의할 수 있겠는가.

 

위기 헤쳐나가기 위해 적극적 채용으로 답 찾아야

 

  제작비는 이미 쥐어짤 때로 쥐어짠 수준이라 감축의 여력이 없다는 것이 혁추부의 분석이다. 구성원들 역시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인력난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어렵다는 핑계로 수년간 극단적으로 채용을 중단하면서 구성원들의 업무 부담은 날로 높아지고만 있다. 직원 채용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지역과 직종을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힘들게 감내해 왔던 구성원들을 위로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현재의 부서별 현원을 평균내서 기준선을 만들고, 이마저도 1~2명씩 줄여서 정원표를 작성한다는 것 자체가 구성원들에 대한 배신이나 다름없다.

 

  결국 적극적 채용으로 답을 찾아야 한다. 혁추부 역시 스스로 지난 설명자료를 통해 ‘미래 인재를 적정 수준으로 채용할 여유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실천하라. 이미 현장의 업무 부담은 늘어날 대로 늘어난 상태다. 이를 외면하고 추가 인력 채용 등 대비책을 실천하지 않으면, 구성원의 희생만 강요하는 셈이다. 구성원들의 인내는 이미 한계에 달했다. 이번 직무 재설계안은 방아쇠를 당겼을 뿐이다.

 

  이 상황을 불러온 것은 사측인 만큼, 해결책도 사측이 제시해야 한다. 마른 걸레 쥐어짜기로 해결될 수준의 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진심으로 KBS의 미래를 생각하고, 공적 책무를 어떻게 충실히 이행할지 고민하라. 그런 고민을 통해 적어도 1분기 내에 언론노조 KBS본부가, 전 KBS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규모의 인력 충원을 구체적으로 선언하라. 그리고 흔들림 없이 선언을 실천하라. 진정 KBS의 위기 극복을 위한 충정에서 고민을 시작했다면, 해답 역시 근본적인 곳에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2021년 1월 18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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