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운명을 결정짓는 채용, 사측은 긴장감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가
KBS의 운명을 결정짓는 채용, 사측은 긴장감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1.04.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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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운명을 결정짓는 채용,
사측은 긴장감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가

 

   2021년 채용에 대해 사측이 언론노조 KBS본부에 1차적으로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우려스럽다. 채용 인원과 직종 배분을 제쳐두고라도, 기본 준비가 아쉽다.

 

   철저한 방역과 고사실 확보에 따른 상하반기 채용 규모 배분처럼, 기본적이거나 인적자원실 위주의 사고 수준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채용 시험의 편의성만 고려한 채, 생소한 제도 도입으로 우수 수험생들 앞 진입 장벽을 오히려 높이고 현장의 요구는 빠지지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력 사원과 신입 사원을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비율을 조절해야하는지 고민도 절실하다.

 

   기존 상식시험 형태에서 탈피해 ‘창의적 채용방식’으로 변화 필요

 

   언론노조 KBS본부는 미디어환경에 걸맞은 창의적인 인재채용 방식을 요구한 바 있다. 예컨대 기존 KBS 공채과정에 있었던 상식시험 형태는 논리적 사고 능력 평가, 변별력 등의 측면에서 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적자원실은 올해 공채시험에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문제들을 필기시험에 포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NCS는 현장에서 요구되는 지식, 기술, 태도 등을 알아보기 위해 국가에서 만든 표준 시험이다.

 

   그런데 경영 직종 외 다양하고 특수한 직무가 있는 공영미디어 채용 시험에 NCS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예컨대 방송직에 적합한 예시 문항 제시가 없어 정밀한 시뮬레이션이 이뤄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KBS본부는 채용의 변화를 촉구했지, NCS제도의 단순 도입이라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을 기대한 것이 아니다.

 

 

   위 문제들이 NCS 시험의 예시들이다. 과연 방송국에서 일할 인재의 핵심적인 역량을 가리는데 이런 문제들이 얼마나 변별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미 도로공사, 한전,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은 NCS문제집을 사서 문제 유형, 풀이 유형 등을 분석해가면서 공부하고 있다. 결국 언론사가 아닌 ‘공기업’ 취업 등을 목표로 대비하고 있었던 일부 수험생들에게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KBS에 필요한 인재상은 무엇인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라

 

   KBS가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직업적 안정성을 위해 각종 문제집을 섭렵하고, 토익 점수와 학점을 탄탄하게 다져놓은 인재가 KBS에 필요한 인재들인가. 평가를 간단하게 계량화해 줄 세우기 쉽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제도를 충분한 고민 없이 덧붙여서는 안 된다.

 

   다른 언론사들은 이미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가며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 채용의 틀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를 책임질 ‘창의적인 인재’들이 타 언론사들의 ‘창의적인 평가방식’ 아래 속속 선발되고 있다. KBS의 인재 채용 방식은 과거보다 얼마나 나아졌는가.

 

   현장 업무를 전혀 가늠하지 못한 채 마련된 탁상 행정의 한계가 너무나 뚜렷하다. 우수한 신입사원을 뽑고싶다면, 철저하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라.

 

   KBS의 PD들이 어떤 신입사원을 원하는지를, 제작 현업의 PD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가? 기자들은 어떤 인재들과 함께 일하기 원하는지를, 현장을 뛰고 있는 기자들에게 물어보았는가? 아나운서가, 카메라감독이, 기술감독들이 어떤 이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지를 들어보았는가? 수신료 직종에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고, IT 직종에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지 현장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던 적이 있는가? 현재 KBS의 경쟁력 저하는 현장에서 멀어진 본관 “탁상 채용”에 일정 부분 기인한다.

 

   신입 공채는 중차대한 작업... 우수 인재 선발위해 전사적 노력해야

 

   지난한 시간을 거쳐오며, 정말 오랜만에 이뤄지는 신입사원 채용이다. 정년까지 연봉을 합산하면 20억, 기간은 30년 이상 되는 장기 계약을 인원수대로 맺는 중차대한 작업이다. KBS의 경쟁력과 미래가 결정된다. 공채는 어느 때보다 더욱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을 해야한다.

 

   채용의 중요성을 감안해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채용 방식의 변화와 규모에 대한 계획을 인적자원실에 요구했다. 그때, 인적자원실은 “직무재설계가 우선 결정되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인력 감축 효율화’와 ‘공적 책무 강화’의 충돌 속에서 몇 명을 뽑든, 채용 제도의 변화와 효율적 인재 배분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직무재설계 시행 후 여전히 채용 규모가 유동적인 상황이라 의미 없이 일의 시작이 늦은 셈이고, 결국 미완의 계획이 드러났다. 노동조합의 의견을 물어 채용의 근간을 잡고, 노동조합이 반대하면 새 시스템도 도입하지 않겠다는 설명에서 전문성, 치밀함이나 채용의 원칙, 신념을 찾기 힘들다.

 

   현장 구성원들의 목소리 들어 치밀하게 준비하라

 

   우수한 인재를 원한다면, 실무부서의 사정에 맞춰 진행하지 말고, 일찍 공고하고 전형 실시의 데드라인을 정해 치열하게 준비하라. 그래야 우수한 인재들이 한 명이라도 더 KBS에서 기회를 찾는다. 기자 피디 뿐 아니라 필드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인원들은 방송일, 공기일에 맞추려고 열심히 일한다. 몇 명이라도 현장의 조언을 듣기를 바란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요구한 요소가 충실하게 대비된, 다음 설명회를 기대한다. 그 자리에서 본격적으로 채용 규모와 직종 배분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적자원실이 1차적인 임무, ‘채용의 무게’를 절감하길 간절하게 바란다.

 

 

2021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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