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 모자의 ‘슈돌’ 출연...
공영방송 KBS의 역할을 생각한다
후지타 사유리 씨의 가족이 KBS 간판 육아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문제를 놓고 다양한 목소리들이 표출되고 있다.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은 사유리 씨의 가족이 TV에 출연해도 되는지 질문이 나왔다.

이것은 공영방송 KBS의 지향점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다. 방송법 제44조 ‘한국방송공사의 공적 책임’ 3항을 보면, 공익에 기반한 새로운 콘텐츠를 담는 것이 KBS 의무이자 가치라고 명시하고 있다. 새로운 생명이 다양한 방식으로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 모든 가족이 차별 없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포용성을 이야기하는 것, 바로 그것이 공영미디어가 추구해야 하는 공익의 모습이다.
사유리 씨 가족의 모습은 ‘새로운 가족’의 자연스러운 형태
합계출산률 ‘0’명대인 저출생 시대, 사랑으로 자녀를 돌보는 사유리씨의 모습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공익적이다. 사유리씨는 여느 부모들과 다름 없이 산통 끝에 출산을 하고, 밤잠을 설치며 아이를 돌보고, 사랑으로 먹이고 입히는 데 온 힘을 다한다. 사유리 씨의 육아는 정상과 비정상의 잣대를 댈 수 없을 만큼 모두 똑같이 소중한 가정이라는 가치를 이야기할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비혼출산율은 OECD 국가 평균 40.7%에 비해 한국은 2.2%다. 비혼율이 더 높아지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비혼출산률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을 보지 않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가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 얘기하고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공영미디어가 정치적 진보 뿐 아니라 사회 관념의 진보, 삶의 진보를 이야기하는 사례이다. 공영미디어가 화두를 던져 함께 이야기할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수신료의 가치는 이때 발휘된다. 우리 사회 소수를 포함해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는 것이 KBS의 공적 책임이다. 현실을 부정하기보다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는 변화하고 조금씩 발전한다.
사유리씨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은 공영미디어 KBS가 사회의 ‘모범’, ‘전형’을 이야기하기보다 ‘현실’, ‘삶의 진보’, ‘변화’를 이야기해야 함을 나타낸다.
우리는 사유리 씨와 아기를, 새로운 형태의 모든 가족들을 환영한다.
2021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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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