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성평등센터는 모두 KBS의 성평등과 약자 보호 가치를 존중하라
감사와 성평등센터는 모두 KBS의 성평등과 약자 보호 가치를 존중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1.05.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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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성평등센터는 모두

KBS의 성평등과 약자 보호 가치를 존중하라

 

   최근 성평등센터와 감사의 이견으로 인해 인사위원회 개최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감사와 성평등센터, 두 기관의 잘잘못이나 권한, 규정의 해석 등 여러 가지를 논의할 수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아래 명료한 명제를 두고 사안에 접근한다.

   성평등센터의 존립 목적이자 존재 이유인 ‘피해자 보호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감사 또한 피해자 보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감사의 행위부터 살펴본다. 감사뿐 아니라 KBS의 전 구성원은 성희롱·성폭력 및 성차별 문제를 예방하고 사후 처리하기 위해 설립되어 운용 중인 성평등센터의 규정과 업무 프로세스를 존중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피해자보호는 성평등센터 운용의 제1원칙이고, KBS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공감대를 이룬 가치이다. 감사는 성평등센터가 자리를 잡아 KBS의 성평등 문화를 제고(提高)하는 데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감사가 성평등센터에게 해당 건에 대해 상담일지 원문 등을 요구한 것은 잘못되었다. 피해자 보호 원칙에 어긋난다. 감사의 목적이 성평등센터의 업무처리, 해당 비위 자체 어디에 있든지 성평등센터의 존립 근거이자 운용의 제1원칙인 기밀성에 근거한 피해자 보호 원칙을 어겨서는 안 된다.

   더욱이 성평등센터가 자료 제공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해당 부서 담당자에 대해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행위가 월권의 소지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감사의 독립성을 바로 인식해야 한다감사의 독립성은 내외부의 압력과 영향에 영향받지 않고 조직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가치가 있는 것이지, 피감사자와의 논의를 소홀히 한 채 감사 권한 강화와 감사행위의 편이성을 높이려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KBS 기관 및 부서 사이에 권한과 의무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해서 ‘징계’라는 카드로 위력을 쓰지 않는다. 감사 또한 조직 내 상호존중 및 민주주의라는 근본 정신으로부터 예외가 될 수 없다. 오히려 감사의 권한이 큰 만큼 절제하고 신중해야 한다. 우리는 감사가 독립성을 두고 일체의 비판과 견제로부터 자유로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인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감사는 인사위원회를 통한 해당 부서 담당자에 대한 징계시도를 철회하라.

   또한 감사가 성평등센터에 요구한 정보 제출 가운데 피해자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는지 재검토하고 그 결과를 명명백백하게 공개하라.

   성평등센터 역시 피해자 보호 원칙에 충실했는지를 잣대로 짚어봐야 한다.

   성평등센터는 KBS 사내에서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여야 한다. 그 근간은 엄격한 기밀성에 근거한 피해자보호 원칙이다. 이것이 담보되지 않으면, 성평등센터는 행위의 정당성을 떠나 존립 근거가 사라진다. 성평등센터가 피해자 보호를 장담하지 못하면서, 성문제 피해자 누구에게든 열려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일단 성평등센터가 상담일지 원본을 감사에 제출하지 않은 것은 바람직하다. 오히려 우리는 성평등센터가 기밀성에 근거한 피해자보호 원칙에 충실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평등센터 업무처리 경위 등 피해자와 무관한, 최소한의 정보만이 감사에게 제출되어야 한다. 피해자의 동의 없이 피해자의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상황을 근거 없이 억측을 유발하여 피해자에게 추가 피해를 부를 수 있는 단서가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성평등센터와 구성원 사이 신뢰의 문제로 성평등센터의 존재 의의이기도 한 일이다.

   성평등센터는 감사에게 제출한 자료 제공 경위와 근거를 제시하라.

   개인의 인적사항과 피해 사실 비공개 등 피해자 보호 원칙을 지킴으로써, 구성원의 신뢰를 확고히 하고 센터의 존립 이유를 명확하게 하라.

   우리는 확고한 피해자 보호 원칙이 KBS 내 불합리한 성문제를 바로 잡을 근간이라고 본다. 이 원칙에 충실해야 신뢰를 기반으로 KBS는 성평등 문제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우리는 감사, 성평등센터 모두 구성원의 신뢰를 두텁게 하여, 공영미디어의 성평등을 진전시키기를 기대한다.

 

2021년 5월 4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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