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후보자 사퇴의 변,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상화 필요성 역설했다
사장 후보자 사퇴의 변,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상화 필요성 역설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1.10.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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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후보자 사퇴의 변,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상화 필요성 역설했다

 

   예상치 못한 초유의 후보자 줄사퇴 상황

   지난 주말, 김의철 후보가 KBS 사장 비전발표회에 홀로 참여했다. 시민참여단 평가를 앞둔 3인 가운데 서재석, 임병걸 후보가 비전 발표회 하루 전, 갑작스럽게 사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었기에, 구성원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주말에 시간을 내서 세 후보자를 꼼꼼히 살피고 공정한 평가를 준비하고 있었던 시민참여단에게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못한 셈이 됐다. 결국 두 후보의 사퇴는 국민과 구성원을 존중하지 않은 유감스러운 결정이었다.

 

   임병걸 후보는 현업 재직 중 대학원에 다녔던 사실을 들어 사퇴했다. 하지만 공영방송 사장직에 지원할 때, 미리 국민 눈높이에 맞춰 해명할 준비를 마쳤어야 도리다. 서재석 후보는 사장 선임 구도를 탓했다. 서 후보는 사퇴서를 통해, 임병걸 후보의 사퇴 상황를 언급하며 “정파적인 구도 아래서 끝까지 해보려고 했던 노력도 여기까지”라고 밝혔다. 서 후보는 “이런 구도 하에 남은 후보와 다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더욱 간단해진 구도 속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도 밝혔다.

 

 

   서 후보는 비전보다 이사회의 정파적 선임에 기댄 것이 아닌가

   서 후보의 사퇴의 변을 볼 때, 그는 KBS 이사회가 여야 대립적 구도로 짜여져 있음을 전제하여 사장 선임도 정파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3파전이라면 시민참여단과 여권 이사들의 평가 분산 등을 노려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가, 선임이 양자 대결로 굳어지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서 후보가 사퇴의 변으로 ‘공정한 사장 선임’ 운운했지만, 양자 대결에서 본인의 승산을 가늠해 보고 중도 포기한 것이 아닌가. 사장 후보로서 소신과 비전을 당당하게 밝히고 그에 대해 국민의 평가를 받을 생각은 뒷전이었다. 오로지 이사회의 정파적 구도에 기대어 요행을 기대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서 후보가 불과 몇 달 전까지 KBS 이사회의 일원이었다는 점이다. 서 후보가 이사 재직 시, 정파적 구도 개선을 위해 진심 어린 노력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 그는 이사로서 정파적 선임의 문제를 외면하다가 사장 후보자 처지가 되니 오히려 이사회 정파적 구도의 특성에 편승하려 했다. 서 후보가 사장 선임의 본질적 문제를 지적한들, 그 진정성을 믿어주기 힘든 이유다. 무엇이 옳은가보다 무엇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셈하다가 선임 과정 전체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며 떠나는 그 마지막 모습에서 KBS인으로서의 당당함을 찾기 힘들다.

 

 

   ‘사퇴의 변’으로 확인한 국민 참여의 가치

이러한 혼란 속에서 우리는 국민 참여의 가치를 거듭 확인한다. 서재석 후보 사퇴서가 드러내듯, KBS 사장 선임 과정의 정파성을 없애기 위해 국민 목소리 반영은 필수적이다. 정파적 집단이 아닌, 다양한 국민들이 공영방송 리더십 결정 과정에 최대한 참여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정파성 시비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선임과정에서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 각계의 의견들을 녹여낼수록 KBS는 국민의 방송이라는 대명제를 실천할 수 있고 정치적 후견주의에서는 멀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공영방송 이사·사장 선임에 시민이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팔이', ‘대국민 사기극’, '누가 국민을 대변하냐' 등 거친 표현으로 평가절하하기 바빴던 일부 그룹들조차, 이제는 그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들은 태세를 전환하여 ‘투명한 점수 공개’를 강조하는 등, 시민참여가 존중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이사회 구성을 토대로 한 얄팍한 계산이 속내라고 할지라도, 그들 역시 ‘시민 참여’를 정파적 사장 선임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상화 법 개정을 서둘러야

   국회는 KBS 사장 후보자의 사퇴로 도드라진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공영방송의 편향성 논란의 뿌리는 정파적, 정략적으로 리더가 탄생하는 것이다. 하루빨리 방송법을 수정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새 방송법의 핵심은, 이사·사장 선임 과정에 있어서의 국민참여 보장과 논의 과정의 투명성 확보여야 한다. 서재석 후보의 돌발 사퇴는 이 원칙을 이사회의 선의나 선택이 아니라, 법률로 지켜야 함을 역설한다. 공영방송 사장이 되기 위해 국민을 설득하기보다 정치권의 눈치를 살펴 줄을 설 때는 지났다. 미래 비전보다 정략적 구도를 셈하는 구태와 작별해야 한다. 국회는 지금 당장 방송법 논의를 시작하라.

 

 

2021년 10월 25일
언론노조 KBS본부 비상쟁의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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