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동정 보도라도 그 속에서 선거 의제를 찾아낼 수 있어야(12/21)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동정 보도라도 그 속에서 선거 의제를 찾아낼 수 있어야(12/21)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1.12.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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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1일(화)

1. 대선–야당 선대위 내 갈등

 

   첫 보도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선대위직 사퇴 발언이다. <또 터진 선대위 갈등…이준석 “모든 직책 내려놓는다”>, <이준석 사퇴로 尹 다시 리더십 시험대…“김종인에 해결 일임”> 두 꼭지로 구성되었다. 대선국면에서 주목도가 높은 정치적 돌발 사건을 우선 보도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하지만 ‘싸움구경’식 혹은 ‘경마중계’식 보도는 정치에 대한 시민의 환멸만 부추길 뿐 공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다.

 

   굳이 보도해야 한다면, 예컨대 이준석 대표의 대외적 불만 표출이 계속 반복되는 구조적 요인에 대한 분석이 짧게라도 제시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관계자와 전문가의 주장 등을 인용하여 당대표나 후보 개인의 장악력과 리더십 문제인지 선대위 구성과 의사결정 구조 때문인지, 혹은 다른 문화적 이유는 없는지 등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한다면 사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보도에서 잠깐 인용되고 있는 “선대위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등의 설명으로는 당 대표의 ‘몽니’가 반복되는 상황에 대한 적절한 해명이 되기 어렵다.

 

2. 대선–유력후보 동정

 

   <李, 샌델과 ‘공정과 정의’ 대담…尹, 정부 코로나 대응 비판>은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두 후보의 주요 행보를 한 꼭지에 담았다. 이번 보도의 경우, 화제성은 이재명 후보와 마이클 샌델 교수의 화상 대담이 단연 높았다. 포털 사이트나 타 매체 기사에서도 매우 주목도가 높은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꼭지를 이루지 못하고 윤석열 후보의 행보도 함께 보도하고 있다. 윤 후보의 경우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했다는 내용인데 특별히 새로운 메시지나 화제성이 없는 으레 반복되던 내용이다.

 

   대선 보도에서 후보 동정 보도를 단순히 기계적으로 배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한 후보의 일정이 화제성이 높으면 다른 후보의 그것은 아닐 수도 있는데, 기계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매번 같은 비중으로 다루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차라리 이번 리포트의 경우, 이재명-샌델 대담에 초점을 맞추고 공정 및 능력주의 의제에 대해 윤석열(이준석, 국민의 힘)측과 어떤 입장 차이가 있는지 그간의 공정 및 능력주의 관련 발언과 행보를 편집하여 비교해주는 것이 더 유의미하고 시청자의 흥미도 더 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경로 의존적으로 동정 보도를 반복하기보다, 단순 동정 보도에서조차 인물 중심 보도를 의제 중심 보도로 전화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3. 부동산

 

   부동산 꼭지가 총 3꼭지인데 그중 첫 꼭지 <총리가 반박한 이재명의 ‘양도세 중과유예’…여론은 팽팽>는 여당 내 갈등과 묶여 보도됐고, 나머지 두 꼭지 <확연히 꺾인 집값 상승세.. ‘눈치보기’ 극심>, <선거가 멈춘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만 가중>는 각각 집값 상승세가 꺾인 배경과 분석이다.

 

   <총리가 반박한 이재명의 ‘양도세 중과유예’…여론은 팽팽> 보도의 경우, 갈등 구도를 총리(정부)와 대선 후보(이재명)로 놓고 부동산 정책의 당정 간 입장 차를 부각하였다. 단지 갈등에 대한 중계에 그치지 않고, 양도세 중과유예에 대한 시민 여론을 조사해 활용한 점은 돋보였다.

 

   한편, 부동산 시장 추세를 다룬 두 꼭지 <확연히 꺾인 집값 상승세.. ‘눈치보기’ 극심><선거가 멈춘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만 가중>은 근거가 미약한 추정을 인과적 분석인 것처럼 보도하여 시청자의 오해와 혼동을 유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재고가 필요해 보인다.

 

   해당 보도는 “대선을 앞두고 정책이 어떻게 달라지나 눈치를 보기 때문인지 요즘 집사겠다는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대출규제와 금리 인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다”“대선을 앞두고 정책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눈치 보기’ 심리가 커졌”다고 리포팅하면서 대학 부동산학과 교수의 코멘트를 인용하여 대선으로 인해 매수와 매도가 관망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문가의 주관적인 추정일 뿐 근거 기반 보도가 아니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대선 직전이라는 이유에서 부동산 경기가 크게 영향을 받는 일은 드물었다. 주식 시장 등 금융시장은 대체로 사회정치적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부동산 시장과 투자심리는 상대적으로 그러한 이벤트보다는 정부 정책에 의해 중장기적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크다. 물론 이번 대선이 특수하게 부동산 시장에 다른 선거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으나, 만약 그렇다면 이번 대선과 부동산 시장의 상관성에 대해 보다 실증적인 분석이 제시되어야 한다.

 

   두 번째 꼭지 제목인 <선거가 멈춘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만 가중>은 제목에 강한 인과관계를 함축하고 있으나 정작 리포팅 내용은 선거가 부동산을 멈춘 게 아니라 정부의 혼란스럽고 상충하는 부동산 정책들에 의해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내용에 더 가깝다. 꼭지 제목과 리포팅이 괴리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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