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선거공학적 보도 경계... ‘젠더 담론’ 올바로 짚어야 (2/7)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선거공학적 보도 경계... ‘젠더 담론’ 올바로 짚어야 (2/7)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2.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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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대 대통령 선거 모니터링

2022년 2월 7일(월) <KBS 뉴스 9>

 

 

대선에 직접 관련된 보도는 네 개였다. 그 중 세 개, 「김종인·윤여준 만나며 중도 공략 이재명 “통합 정부”」, 「윤석열, 경제비전 발표…“단일화 배제 안 한다”」, 「안철수 “당선이 목표”…심상정 “연금보험료율 인상”」는 4인 후보의 동정 보도 형식으로 쟁점이나 정책을 언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선 톺아보기] 단일화·부동층·TV토론…대선 D-30, 남은 변수는?」은 선거 판세 에 대한 설명이라 볼 수 있다.

 

첫 꼭지인 「김종인·윤여준 만나며 중도 공략 이재명 “통합 정부”」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일부 원로들을 만나며 중도 및 부동층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윤석열, 경제비전 발표…“단일화 배제 안 한다”」 는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의 단일화 관련 발언이 핵심이다. 「안철수 “당선이 목표”…심상정 “연금보험료율 인상”」 역시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정책을 언급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관련 발언이 중심이다. 「[대선 톺아보기] 단일화·부동층·TV토론…대선 D-30, 남은 변수는?」는 기자와의 대담을 통해 선거 30일을 앞둔 변수를 ‘단일화’·‘부동층’·‘TV토론’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날 대선 보도는 단일화와 부동층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물론 단일화와 부동층 관련 내용이 중요하지 않다 할 수 없다. 시민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중복해가며 언급해야할 정도로 보도 가치가 큰 사안인지는 의문이다. 특히 ‘대선 톺아보기’의 경우, 선거 판세 설명에 특별한 인사이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유권자들이 대부분 알고 있는 수준의 이야기다. 대선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선거 보도에서 하나의 일관된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책 분석이나 대안적·비판적 관점의 소개 등은 점차 옅어지고 단순 동정 보도나 선거공학적 해설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번 대선만이 아니라, 매 선거 반복되는 한국 언론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날 보도할만한 다른 사건이 없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윤석열 후보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여성은 불평등? 옛날 얘기”라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소셜 미디어를 비롯한 여론이 크게 끓어올랐다. 윤 후보 발언이 사실이라면 한국사회는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을 철폐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된다. 많은 전문가와 시민들이 즉각 비판에 나섰고,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곧바로 공개 반박하기도 했다.

 

사실상 이번 20대 대선을 주도한 담론의 하나는 젠더 담론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미투’ 운동이 가져온 페미니즘 흐름에 대한 ‘백래시’다. 페미니즘에 대한 일부 남성의 반발을 특정 정치세력이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여성에 대한 집단적·정치적 공격이 거세졌다. 역대 선거들을 돌아보더라도 유권자들을 남녀 성별로 갈라치는 경향이 이토록 강한 대선은 없었다. 그러나 KBS를 비롯한 한국의 대다수 대형 매체들은 논란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서인지 비판은 고사하고 이 문제를 거의 언급하지조차 않는다. 언론의 책임방기다. 오히려 CNN등 해외언론이 이 문제를 더 정확히 취재하고 보도하고 있다.

 

한국 언론들, 특히 이른바 ‘메이저’ 언론은 어지간히 큰 사건이 아닌 한 다른 언론사와 관련된 이벤트를 언급하지 않는 오래된 ‘악습’을 갖고 있다. 이번 건이 그런 판단이 작용한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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