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공방 내용과 해설·전망 구분해 보도해야... ‘2차 토론’ 보도 실종 의문 (2/10)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공방 내용과 해설·전망 구분해 보도해야... ‘2차 토론’ 보도 실종 의문 (2/10)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2.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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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대 대통령 선거 보도 모니터링

2022년 2월 10일(금) <KBS 뉴스 9>

 

 

이른바 ‘적폐 수사’ 발언으로 불거진 청와대와 윤석열 후보 간의 공방을 톱으로 전했다.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현직 대통령과 제1야당 대선후보가 각을 세우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이런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방의 내용과 이에 대한 해설과 전망을 명확히 분리해 전달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컨대, 공방의 내용에 “민주당 지지자 중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보했던 층을 결집시킬 계기가 될 거라는 (민주장 내) 분석”을 덧붙이게 되면, 파장에 대한 전망과 공방의 의도가 뒤섞이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중도층·여당 지지자를 결집시킬 수 있는 발언이라는 (국힘 내) 반응”을 전하는 경우에도, 시청자가 발언의 적절성을 따져보기도 전에 선거의 유불리에 대한 정치 공학적 판단으로 넘어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난다. 따라서 각 당의 아전인수식 전망이나 정치적 셈법은 별도로 한 꼭지를 편성하여 심층해설을 전달하는 게 좋았을 거란 의견이다.

 

여론조사 보도의 경우, 조사결과를 단편적으로 전달하는 데만 머물러 아쉬웠다. 후보의 지지율 변화, 당선 전망, TV토론에 대한 주관적 평가, 배우자 논란에 대한 의견을 나열하는 식이다. 물론, 지지율이나 국정 운영 평가 등 데이터를 그대로 전해야 하는 항목도 존재한다. 허나 더 중요한 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여론의 추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언론은 누적되는 여론조사 결과 가운데 의미 있는 지표의 변화를 선별하여 보도해야 하며,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결과를 연속해서 나열하는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 또한 대선보도에 참고로 삼아야 할 지표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예컨대,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및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경우 감시와 검증이 우선돼야 하는 사안으로, 이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주거나 선거 커뮤니케이션을 왜곡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오늘(11일)은 대선후보 2차 TV토론이 예정된 날이다. 하지만 지난 1차 TV토론과 달리 이를 예고하거나, 토론전략을 전망하는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1차 TV 토론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위 여론조사 결과가 반영된 판단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선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이해하고, 능력과 자질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자도 과반수가 넘었다. 또한 KBS는 사흘 전 보도에서 “1차 TV토론 시청률, 지상파 3사 합쳐서 40% 가까이”였다며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TV토론을 꼽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TV토론 보도가 없는 건 일관성이 부족한 선택이었다. 이런 선택의 변화는 공교롭게도 지상파 3사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는데, 자칫 자사의 중계여부가 뉴스 가치판단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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