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네거티브 토론회’, 보도마저 네거티브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2/12)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네거티브 토론회’, 보도마저 네거티브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2/12)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2.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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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대 대통령 선거 보도 모니터링

2022년 2월 12일(토) <KBS 뉴스 9>

 

 

  두 번째 대선후보 TV토론이 진행된 다음날,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간단한 동정 보도에 이어 해당 토론에 대한 보도 3건이 연이어 이어졌다. 첫 번째 꼭지는 토론에서 각 후보가 보인 전체적인 경향을 네거티브 공방과 단일화 전략을 중심으로 요약하였고 두 번째 꼭지는 토론회에서의 발언에 대한 진위 검증을 하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후보들의 발언을 지적했다. 마지막 꼭지인 ‘대선 톺아보기’에서는 토론 내용을 통해 각 후보의 전략을 짚어주고 앞으로의 토론회 일정 및 단일화 동향을 언급하였다.

 

  총 3개 꼭지를 할애하여 토론회 내용을 보도하며 후보들의 발언을 검증하고 전략을 짚어주긴 하였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를 지적하지는 않았다. 바로 ‘청년 정책의 부재’다. 토론 첫 번째 주제가 청년 정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는 이 후보 성남시장 시절 특별 채용 건을 공격했고 이 후보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주가 조작 사건을 언급했다. 이에 심상정 후보가 청년 정책에 집중하여 토론할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계속 이어지면서 대장동 게이트까지 언급되었다. 그야말로 청년 없는 청년 토론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KBS는 이에 대한 비판적 태도 없이 그러한 네거티브 전략의 의도를 설명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총 3개 꼭지의 내용 대부분이 이러한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것이었으니 거칠게 말하자면 보도 내용도 토론회의 네거티브에 끌려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토론 중 정책 관련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에 관하여 구체적인 배치 지역을 질문하며 공격했고 안 후보는 윤 후보와 이 후보의 공약을 두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따졌다. 심 후보는 이 후보에게는 차별금지법 문제를 제기하고 윤 후보에게는 원자력 및 재생 에너지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처럼 후보들은 토론회에서 정책과 관련해서도 서로 대립하였지만 이는 보도에 담기지 못했다. 물론 첫 번째 꼭지에서 심 후보가 차별금지법 거론했다며 언급하긴 했지만 심 후보가 차별금지법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단순히 자신의 공약을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보다도 이 후보가 차별금지법에 대해 가지는 태도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이 후보는 이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고, 언론은 이 부분을 짚어줬어야 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양강 후보들은 점점 자신의 정책으로 승부를 보기보다는 상대의 결점을 파고들어 논란을 키우는 식으로 선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논란에 뒤섞인 사실을 검증하는 것도 언론의 매우 중요한 역할이겠으나 선거 담론을 정책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것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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