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KBS '국정원 보도' 비판 프로 간부교체에 '부당인사' 의혹
'시청자데스크' 담당 국·부장 보직 변경... 제작PD "방송 일주일도 안돼 칼 맞아"
▲ KBS | |
ⓒ KBS 홈페이지 갈무리 |
자사 뉴스의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보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담당 부서 국·부장이 교체됐다. 일각에서는 보복성 '부당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청자의 의견을 수렴해 자사 프로그램을 비평하는 KBS 'TV 비평 시청자데스크'(아래 '시청자데스크')는 지난 22일 '클로즈업 TV'라는 코너를 통해 "KBS '뉴스9'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보도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에는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민동기 <미디어오늘> 기자,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 등이 출연해 "'뉴스9'은 단순 사실 전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방송이 나간 지 5일 뒤인 27일 '시청자데스크' 담당 부서인 시청자본부의 국·부장이 바뀌었다. KBS 홍보실이 발표한 신임 국·부장급 인사 명단에 따르면, 이재숙 KBS 방송문화연구원 연구위원는 시청자본부 시청자국장, 김영두 콘텐츠기획실부장은 시청자본부 시청자국 시청자서비스부장에 임명됐다. 기존 홍성민 부장과 고영규 국장의 보직이 교체된 것이다.
KBS 사측, "조직개편 일환"이라는데... 기존 국·부장 차기 보직은 미정
이를 두고 KBS가 민감한 부분을 비평한 프로그램 관련자들에게 부당한 인사를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복수의 KBS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3일 길환영 사장은 '뉴스9'의 보도를 비판한 '시청자데스크' 내용을 듣고 각 본부장을 불러 방송 경위를 물었다. 그는 다음 날 임원회의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 제작 과정을 알라보라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KBS 새노조)도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KBS 뉴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방송한 내용을 둘러싸고 임원회의에서 방송제작과정에 대해 조사하겠다며 협박해 제작진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며 "길 사장은 대노를 하며 이 방송이 나간 경위에 대해 간부들을 닦달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길 사장은 현재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KBS 보도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으며 "사장이 개별 프로그램의 내용을 자의적인 기준으로 문제 삼아 압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청자데스크' 제작 담당인 현상윤 PD는 지난 28일 KBS 내부 게시판에 '부장·국장 잡아먹은 PD의 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오비이락이라고, 지난 22일 국정원 관련 방송이 나간 지 일주일이 안 돼 칼을 맞았다"며 "사장께서는 그 문제와는 맹세코 관련이 없는 정규인사라고 말씀하시겠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현 PD는 "법으로 보장된 옴부즈맨 프로에서 KBS 보도의 문제점을 씹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며 "차라리 담당 PD인 나를 치십시오, 그 방송 이후 어느 놈도 나에게 와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KBS 회사 쪽은 7월 정기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발령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2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조직개편을 앞두고 대폭 인사발령이 났다"며 "(시청자본부의) 두 사람만 따로 인사가 난 게 아닌데도 '부당인사'라고 지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성민 전 시청자본부 국장과 고영규 전 부장의 차기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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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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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S가 센터장과 국부장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최악의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인규 전 사장 시절 요직에 있었던 인사들이 다시 기용되는가 하면 길환영 사장이 불과 몇 개월 전에 발령한 센터장들이 대거 교체됐기 때문이다. KBS 내부에선 ‘막장인사’ ‘바지사장’이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김인규 사람들의 화려한 부활’이다. 장옥님 라디오센터장과 최철호 인재개발원장이 대표적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KBS본부)는 장옥님 센터장이 지난 2010년 이른바 ‘김미화 블랙리스트’ 파문이 불거졌을 때 사측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며 국장까지 올랐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 센터장은 라디오 PD들을 비롯해 KBS본부로부터 KBS라디오 경쟁력을 추락시킨 장본인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정기인사에서 라디오센터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번 인사에서 인재개발원장으로 임명된 최철호 씨도 논란의 핵심이다. 최철호 원장은 김인규 전 사장 시절 기획예산국장에 파격적으로 발탁되는 등 대표적으로 승승장구한 인물로 거론된다. KBS 한 관계자는 “당시 KBS에서 ‘황태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세였다”면서 “길환영 사장 이후 그가 다시 등장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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