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 채용, 설명책임은 사측에 있다
존중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 채용, 설명책임은 사측에 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7.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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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 채용, 설명책임은 사측에 있다’

 

 

오늘(27일) 오전 임원회의에서 올해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원안 그대로 확정했다. ‘긴급수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채용규모가 여러 부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원안 그대로 정해진 것이다. 언론노조 KBS 본부를 비롯해 지역과 협회에서 채용 계획의 부실함을 질타하고 여러 보완점을 제시했지만 어떠한 목소리도 반영되지 않고 원래 채용규모가 확정됐다.

 

이번 채용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측이 종사자들을 얼마나 존중하는 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채용에서 소외는 단순히 충원의 문제가 아니다.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게된 지역 촬영기자와 카메라 감독들은 회사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명백히 늘어난 업무와 퇴직 규모를 근거로 충원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존중받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영상제작인협회는 전국권 인원을 양보하면서까지 지역권 채용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무시됐다.  ‘순환’을 꺼내 보완하겠다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 조차 없다. 사측은 채용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거론했지만, 과연 채용과정의 어려움이란 게 해결 못할 문제였는가? 오히려 사측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

 

존중의 문제는 직무 존속에 대한 걱정까지 이어진다. 지역 촬영기자와 카메라 감독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 12년 동안 충원율이 50%에도 못미치는 방송기술은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미 한참 못미치는 채용에 내년에도 채용 규모를 웃도는 퇴직이 예정되어 있다. 기술환경은 급격하게 변하는데, 지금 기술인력으로는 버티는 것도 힘든 수준이다. 존중은 고사하고 응원이라도 해주어야할 사측이 현업자들의 기운만 빼고 있다. 

 

예능PD 2명 채용은 회사가 얼마나 고민이 부족한지 드러내고 있다. 사측이 ‘경력 충원이 됐으니 충분하지 않느냐’는 것은 인사운영부가 제작현장을 얼마나 모르는지 고백할 뿐이다. 예능 프로그램이 지속가능하려면 신입이 들어와 AD를 거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래야 내부 제작 역량이 키워져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할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많은 PD들이 회사를 떠나가는 상황에서 경력 PD 채용은 긴급수혈도 아닌 인공호흡기를 단 수준이다.  그나마 회사 경영수지에 기여하는 부문을 홀대한다는 건,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걸 드러낸 것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채용은 메시지이자 비전이라고 여러번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이번 채용안은 사측이 스스로 가둬두었던 ‘80~90명 채용’이라는 올가미에서 벗어나기만 했을 뿐, 어떠한 메시지도 읽기 힘들고 아무런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퇴직규모에 한참 못미치는 채용만 거듭하는 상황에서 이번 채용안은 '찔끔 충원' 이외에 어떠한 메시지도 비전도 경영진의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채용안이 직종 사이의 갈등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제 회사 구성원에게 이번 채용안을 설명할 책임은 분명히 사측에 있다. 사측은  이번 채용안에 어떤 메시지를 담았는가? 이번 채용을 통해 제시하려는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가? 현업자와 해당부서가 합의한 수정안도 거부하고, 회사 제작 시스템도 제대로 반영 못하는 채용안을 구성원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사측은 구성원들에게 이번 채용안의 의미를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2022년 7월 27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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