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안전도 최저가 입찰! 세월호와 이태원은 멀리 있지 않다
직원 안전도 최저가 입찰! 세월호와 이태원은 멀리 있지 않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02.2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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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안전도 최저가 입찰! 세월호와 이태원은 멀리 있지 않다

 

 

대전총국에서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2월 14일(화) 오전 11시 30분쯤, 대전총국 승강기 2호기가 비정상적인 운행을 하며 직원 7명이 20여분을 갇히는 사고였다. 이 사고는 1층에서 직원들이 내리던 도중에 승강기 문이 갑자기 닫히면서 일어났다. 자칫 직원이 문에 끼였다면 다치는 일까지 벌어질 뻔했다. 천만다행으로 사람이 다치는 사고는 피했지만, 당시 사고를 겪었던 직원 일부는 아예 승강기를 이용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대전총국의 승강기 3대가 모두 지난해 새로 교체한 ‘신상품’이라는 점이다. 대전총국 승강기 3대가 2021년 12월에서 2022년 3월 사이에 모두 교체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신상품’인 엘리베이터는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켰다. 교체 이후 발생한 장애만 54건에 이른다. 20일에 한 번은 승강기 3대 가운데 한 대가 멈췄던 것이다. 심지어 지난 2월 10일에는 승강기 3호기를 잡아주는 강철 케이블 4가닥 가운데 한 가닥이 끊어져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회사는 일단 승강기 유지보수 업체를 교체하고 안전진단 횟수를 늘리는 수준의 대책 마련에 그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승강기 안정화 과정’에서 빚어지는 하자라고 해명했다지만, 승강기를 이용할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 직원들의 불안을 없애기에는 역부족이다. 해당 승강기의 하자보수 기간은 3년이다. 이미 1년 동안 하자를 직접 확인했고, 남은 2년을 불안 속에 이용한 뒤에는 이제 고스란히 회사가 하자수선비용을 떠안아야한다. 

 

이런 이해 못할 상황이 벌어진데는 회사의 ‘최저가 입찰’ 정책이 한 몫을 했다. 감사실 등 통제부서에서 최소한의 안전요건만 요구하면서 최저가 입찰 지침을 내린다고 한다. 담당부서는 안전요건을 높여 제한경쟁으로 업체를 선정하려 하지만, 안전은 최소한에 가격은 더 낮게를 요구한다는 것이다.승강기 같은 시설물은 안전이 제일 중요한 고려사항일 텐데, 안전이 아닌 가격이 제일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과연 안전을 대가로 한 최저가 입찰이 가당키나 한가! 그러다 사고가 벌어지면  그 피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대전총국 승강기 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련 분야에서 최저가 입찰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한다. 아울러 대전총국은 물론 본사를 비롯한 전국의 모든 지역(총)국의 승강기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이고 그 결과를 직원들에게 공개하라! 안전은 경영 효율화를 적용할 부문이 아니다. 뉴스에서 안전 불감증을 질타하기 전에 우리 내부의 안전을 먼저 점검해야하지 않겠는가. 세월호와 이태원이 멀리 있지 않음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2023년 2월 22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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