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공영방송 헌납하라? 정권의 검은 속내 드러나
대놓고 공영방송 헌납하라? 정권의 검은 속내 드러나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04.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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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공영방송 헌납하라? 정권의 검은 속내 드러나

 

 

수신료 분리징수 <국민제안>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성이 땅에 떨어졌다. 일인 복수투표와 국민의힘 주도의 여론몰이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더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런 조잡하고 왜곡된 여론수렴이 정권과 집권여당이 경영진을 교체해 공영방송을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데 있었다는 점이다.  

 

KBS노동조합은 어제 성명을 통해 정권과 집권여당의 누군가가 대놓고 “경영진 교체가 이뤄지면 수신료분리징수 없었던 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얘기다. 경영진만 교체되면 수신료 분리징수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누가 언제 KBS노동조합 누구에게 얘기했는가? 사실이라면 권력의 오만함을 넘어 공영방송 독립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언론탄압 사안이다.  

 

KBS노동조합이 인용부호(“”)까지 써가며 고백한 걸 보면 KBS노동조합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긴 3월 9일 수신료분리징수 이슈가 <국민제안>에 게시된 직후부터 KBS노동조합은 경영진 퇴진을 줄곧 외쳐왔다. 미래를 예언하듯 경영진만 퇴진하면 정권과 집권여당이 수신료 분리징수를 하지 않을 것처럼 주장하며 경영진 퇴진만을 주장했다.

 

심지어 이번 <국민제안> 여론조사에 심각한 하자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사의 공정성이나 신뢰성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마치 누군가로부터 지령이라도 받은 듯, 마치 밀실에서 권력과 밀약이라도 맺은 양 경영진 퇴진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노동조합으로 유례없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 소식을 노보특보로 전하고 국민의힘 의원 앞에 큰 절 올리며 충성 맹세한 노동조합의 정체성은 그렇다 치고 공영방송 노동조합이 대놓고 공영방송을 정권에 헌납하자는 얘기와 무엇이 다른가? 

 

 

지금의 경영진만 바뀌면 정말로 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말은 믿을 수 있는 것인가? KBS노동조합이 지난 임금교섭과 근로시간 타임오프배분, 노사협의회 안건 등 교섭과 논의의 자리에서 앞에서는 확약하고도 뒤에 가서 유체이탈 화법으로 나 몰라라하며 거짓말 해온 숱한 전례를 보면 어떻게 권력의 약속은 그렇게 철썩 같이 믿을 수 있는가? 이면에 합의문이라도 받아 둔 것인가? 사실은 수신료 분리징수라는 중차대한 문제에는 별 관심없고 진작부터 정권을 등에 업고 빨리 KBS를 먹으려는데 만 혈안 돼 있던 것은 아니었나?

 

이미 이번 <국민제안>은 절차적으로 심각한 하자를 드러냈다. 여론수렴의 과정이 공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다. 한겨레의 보도 이후 수많은 언론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각종 극우 유튜브에서 중복투표의 증거들이 포착되고 있다.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여기에다 KBS노동조합은 스스로 정권과 집권여당의 속내를 제대로 까발려줬다.

 

수신료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공영방송이 장악되지 않도록 사회적 합의에 따른 최소한의 장치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수신료 분리징수 <국민제안>을 공영방송 독립성을 흔드려는 정권의 탄압이자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저해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맞서 싸워갈 것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수신료 분리징수를 막아낼 것이다. KBS노동조합이 공영방송 독립과 수신료 분리징수를 진정성 있게 막아내려는 의지가 있다면 언제든지 공동 대응도 환영한다.

 

 

 

2023년 4월 6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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