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갈취 거부법? …그릇된 언론관을 버려라!
수신료 갈취 거부법? …그릇된 언론관을 버려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07.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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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갈취 거부법? …그릇된 언론관을 버려라!

 

 

<출처= 연합뉴스>

 

대통령실의 수신료 분리 고지 추진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아예 수신료 규모를 축소하려는 어처구니 없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텔레비전 방송을 시청하지 않거나 유선방송을 시청하는 TV에 대해 수신료를 면제하거나 감면하는 법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국회 과학방송통신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실제 보지도 않는 KBS의 수신료를 왜 내야하는지” 국민의 비판이 있다며 “선택권을 진정으로 부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박성중 의원은 이 법안을 ‘수신료 갈취 거부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수신료의 법적 성격은 이미 법원의 각종 판단에 의해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는 “텔레비전 방송이 언론자유와 민주주의 실현에 있어 불가결 요소”라며 수신료 수입이 끊어진다면 “방송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도 사실상 심각한 훼손을 입게될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수신료는 “공영방송이 국가나 각종 이익단체에 재정적으로 종속되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며 “수상기 소지자에게 수신료를 부과하는 것”은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이라고도 했다.

 

KBS를 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신료를 면제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공영방송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KBS 보지 않는데 수신료를 부과하는 것이 갈취라면, 대도시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 농어촌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세금 갈취범’이란 말인가?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를 지원하는 것이 당연하듯, 공적제도인 공영방송을 운영하는 비용을 TV 수상기 소유자가 부담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다. 더욱이 수신료는 KBS뿐만 아니라 EBS도 해당되는 재원이다.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 나오는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그릇된 언론관 때문이다. 어제(20일) 박성중 의원이 주최한 한 토론회에서 나온 발어만 보더라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얼마나 그릇된 언론관을 가지고 있는지 똑똑히 드러난다. 박성중 의원이 그동안 공영방송이 “민주당을 위한 방송 민노총을 위한 방송 좌편향을 위한 방송”을 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에다 지금 수신료 분리고지, YTN 민영화 상황을 두고 “여러분이 앞장서 왔기 때문에 지금 현재 분위기가 형성되어있고 앞으로 연말까지 분위기가 굉장히 중요한 그런 시점”이라며 공영방송의 위기를 부추기는 듯한 말을 했다.

 

 

또 서병수 의원은 예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놓고 “엄청난 편파적인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그런 방송”을 했고 세월호 사건이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아무도 그 때 당시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그런 세력도 없고 그래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말했다. 마치 언론이 정부여당 편을 들어주지 않아 힘들었다는 식의 발언이다. 집권여당 사무총장인 이철규 의원은 언론인을 “사실은 중요하지 않고 잘못된 보도, 논평으로 사람을 매장시키고 어떤 집단을, 조직을 부도덕한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탁월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폄훼하더니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온다”면서 “조금만 분투하면 고지가 앞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이철규 의원이 말한 고지가 대통령실의 공영방송 장악이 아닌지 묻고 싶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꾸준히 그릇된 언론관을 보여주었다. 전임 대표가, 전임 최고위원이, 소속의원 보좌관 출신이 대통령실을 비판하면 ‘사이비 보수’라는 딱지를 붙이고 출연한 프로그램은 편파방송으로 낙인찍었다. 정부여당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목소리는 듣기 싫어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언론정책이 나올 수 있겠는가! ‘수신료 갈취 거부법’ 같은 터무니 없는 법안은 국민의힘이 가진 터무니없는 언론관에서 시작된 것이다. 얼토당토 않은 언론관으로 언론자유를 압살할 법안을 밀어부치는 의원들이야 말로 ‘세금 갈취범’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2023년 7월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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