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성명] 수신료가 아니라 저질 여당 의원 세비를 분리징수하라!
[언론노조성명] 수신료가 아니라 저질 여당 의원 세비를 분리징수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07.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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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가 아니라 저질 여당 의원 세비를 분리징수하라!

 

 

어디서부터 빨간펜을 들고 바로 잡아야 할 지 어안이 벙벙하다. 집권 여당 의원들이 어제 공영방송을 개혁하겠다고 연 토론회는 국회의원은 커녕 평균 이하의 자질,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에 대한 천박한 인식, 게다가 미디어 공공성에 대한 무지에 찌든 한 편의 부조리극이었다.   

 

집권 여당 사무총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이철규 의원. 공영방송을 두고 “고지가 눈앞에 왔다”고 말했다. 방송 노동자와 방송의 주인인 시민을 적으로 상정하고 섬멸한 뒤 점령해야 할 고지로 공영방송을 간주하는 저열한 인식을 이렇게 부끄럼없이 드러내 주니 오히려 고맙기까지 하다. 특히 집권 여당의 고지 쟁탈전에 덧붙은 이가 김인규 전 KBS 사장과 김장겸 전 MBC 사장이라 하니 참으로 기함할 노릇 아닌가. 이들이 주장하고 나선 KBS2TV 민영화가 방송 정상화인가? 이들의 전성기였던 MB 정권 시절, 보수족벌 신문에 무더기 특혜를 준 종편 허가처럼 또 어느 재벌에게 특혜를 주려는 가당찮은 수작인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방송통제와 언론장악의 앞잡이 노릇하다 국민적 심판이 끝났던 자들이 좀비처럼 나타나 언론자유와 공영방송정상화를 외치고 나서면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우리는 누구라도 공영방송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드러낼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지 않는다. 국민의힘도 그럴 권리가 있다. 그러나, 집권여당으로서 공영방송 문제를 비판하려면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합리적 인사들이 나서 합당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하나도 못 먹고 있는’,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방송장악 앞잡이들을 내세워 바람을 잡고도 방송을 장악할 의도가 없다고 하면 그 말을 믿겠는가.

 

 

허구한 날 마음에 들지 않는 비판 언론을 ‘좌편향’으로 매도하고, 언론인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혐오표현으로 공격하고 있는 박성중 의원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또 사고를 쳤다.

박 의원은 미디어 공공성의 근간을 허무는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넘어, 아예 KBS 안 보면 수신료를 내지 않도록 방송법을 바꾸겠다는 망동을 일삼고 나섰다. 명색이 방송 미디어 분야를 담당하는 국회 과방위 집권여당 간사가 이 정도로 무식하고 개념이 없어도 되는가.

 

이미 헌법재판소는 수신료가 KBS 시청에 따른 대가지불이 아니라, 미디어 공공성의 근간인 공영방송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국민이 부담하는 ‘특별부담금’이라고 규정했다. 교육의 수혜 여부와 상관없이 교통세, 주세 등에 포함시킨 교육세처럼 사회의 공적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다수 국민이 나눠 내도록 한 것이 수신료 제도의 요체다.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이미 헌재에서 확인된 수신료의 의미와 기능을 모조리 무시하고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공적 기능인 공영방송 재원을 망가뜨리는 위헌적 법안을 발의하며 날뛰는 이유는 자명하다. 방송에 출연해 방송 분야를 몇 년씩 담당했다며 전문성을 자랑하던 여당 간사 박성중 의원. 그러나 수신료의 개념부터 잘못알고 있는 그가 선두에서 무지와 무개념으로 군사작전처럼 진행되고 있는 수신료 분리징수 등 일련의 공영방송 흔들기의 목적은 바로 방송장악이기 때문이다.

 

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하며,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못한다고 선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집권 여당의 의원들은 이렇게 무지와 무개념 속에 국민의 자산인 공영방송을 망가뜨리고,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에 매달 수억 원씩 세비를 펑펑 쓰고 있다. 국민에게 분리징수와 선별 납부의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면 그것은 수신료가 아니라 저런 수준미달의 입법기관에 쓰여지는 국민의 세금이다.

 

 

 

2022년 7월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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