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된 비극, 사슬을 끊어내자
되풀이된 비극, 사슬을 끊어내자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09.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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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된 비극, 사슬을 끊어내자

 

 

KBS 이사회가 오늘(12일) 김의철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결국 의결했다. 야권 이사들의 퇴장 속에 여권 이사 6명의 찬성으로 해임제청안이 통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KBS에서 벌어진 또 한번의 비극이다. 

 

김의철 사장 해임을 추진한 여권 이사들은 해임 사유로 ‘무능 방만 경영으로 인한 심각한 경영 위기 초래’, ‘불공정 편파방송으로 인한 대국민 신뢰 상실’,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직무유기와 리더십 상실’, ‘편향된 인사로 인한 공적 책임 위반’, ‘취임 당시 공약 불이행으로 인한 대내외 신뢰 상실’, ‘법률과 규정에 위반된 임명동의 대상 확대 및 고용안정위원회 설치’ 등 6가지를 들었다.

 

지난 2년의 기간 동안 김의철 사장 체제에 대한 사내 구성원들의 평가는 대부분 일치한다.  

 

‘무능하다’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KBS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전무했고, 무엇보다 수신료 분리고지라는 미증유의 위기 앞에서 김의철 사장은 공영방송의 리더로서 구성원들이 납득할 만한 대책도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수신료 분리고지에 집중해야 할 기간에 ‘50주년 CI 교체’, ‘조직 개편’ 등을 추진하려다, 사내 구성원들에게 빈축만 샀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김의철 사장 재임 기간 동안 수차례 수신료 분리고지에 대한 적극 대처와 이를 위한 경영진 인적 쇄신 등을 요구했지만, 김의철 사장은 합리적 요구에 제대로 귀기울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의철 사장 개인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이번 공영방송 KBS사장에 대한 해임 추진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 비판 언론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언론인에게 사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는 여당의 지도부에게서, 비판 언론에 공산당 딱지를 붙이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이동관 방송통산위원장에게서 공영방송 파괴의 음습한 기운이 느껴진다는 건 지나친 기우에 불과할 것인가? 연이은 공영방송 수뇌부 해임과 방송심의위원 해촉이 정부의 언론장악 의도를 드러낸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현재 KBS를 둘러싼 위기의 시발점은 현 정권의 수신료 분리고지 추진이란 걸 모두가 안다. 사회적으로 누구에도 한치 이득이 없는 분리고지를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도, 의견 수렴도,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지 않은 채 윤석열 정권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이뿐인가. 이제는 공영방송 중심축의 하나인 2TV 분리까지 정권과 여당이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공영방송 흔들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보도가 불공정하다’, ‘방만경영이다’ 등의 이유를 들고 있지만, 수신료 분리고지와 2TV 분리 추진 언급의 저의는 다름 아닌 정권의 공영방송 길들이기, 정권 코드에 맞는 공영방송 경영진으로의 교체에 있다는 것을 구성원 모두 모르지 않을 것이다. 국민도 다 안다. 

 

이번 김의철 사장 해임으로 KBS는 또 한 번 격랑에 휩싸일 것이다. 새사장 선임 등을 놓고 내부 혼란이 이어질 것이고, 공영방송을 둘러싼 아귀다툼의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이번 해임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할 것이다. 그리고 

 

서기석, 황근, 김종민, 이석래, 이은수, 권순범.

 

김의철 사장 해임을 주도한 6명의 여권 이사들에 대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평가 무게는 오롯이 그들이 짊어져야 할 것이며, 그 평가는 그 사람의 인생에 꼬리표처럼 따라 붙을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 불어닥칠 KBS 혼란의 모든 책임은 사장을 해임한 이사들에게 있음을 똑똑히 알아야할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 투쟁을 일관되게 벌여왔다.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정치적 후견주의를 끊어내자는 것이었다. 이 투쟁은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시작했지만 마무리짓지 못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국민 5만 명이 참여한 입법 청원을 통해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부의까지 했지만,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여당에 요구한다. 만약 이번 사장 해임이 언론장악이 아니라면 방송법 개정안 통과에 협조하고 제정하라! 야당 역시 공영방송 수뇌부 해임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진심이 있다면 대통령 거부권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당장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라!

 

전국언론노조KBS본부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가로막는 어떠한 시도와 세력에 대해서도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23년 9월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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