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정치 심의를 중단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정치 심의를 중단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09.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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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정치 심의를 중단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를 인용보도한 KBS와 JTBC, YTN에 대해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긴급안건 상정 자체를 반대하는 야당 위원들의 퇴장 속에 여당 위원 3명의 의결만 ‘과징금’ 부과 결정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수위 가운데 최고수위에 해당한다.  더구나 해당 제재의 경우 과징금 부과는 물론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 감점 사유가 되고, 나아가 해당 보도를 한 관계자의 징계까지 묻도록 하는 중징계다. 이토록 중한 제재를 방심위는 긴급 안건 상정부터 징계 의결까지 단 2주만에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보도와 관련해 방심위가 과징금까지 부과하는 제재를 한 건수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최근으로는 2019년 건으로 기자가 마치 본인의 음성을 변조해 마치 취재원을 인터뷰한 것처럼 허위보도를 한 경우였다. KBS의 인용 보도가 이와 같은 사기성 보도에 해당할 정도로 잘못됐다는 것인가!  

 

2022년 3월 7일 보도된 <김만배 육성 “윤석열이 봐줬다”… 尹측 “명백한 허위”>라는 보도를 보면 <녹취록 인용+ 국민의힘 반박+ 민주당 공세+ 박영수 반론>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공방형식’의 리포트였다. 뉴스타파의 녹취를 사용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해당 녹취가 편집 됐다거나 신학림 씨가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을 인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KBS보도본부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정확성을 위해 뉴스타파에 전문 공개를 여러 차례 요청하고, 신학림 씨에게 해당 인터뷰 공개 시점이 늦어진 점 등에 대해서도 질의하는 등 정확한 기사 작성을 위해 노력했다. 다만 보도 당일까지 추가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고, 결국 반론을 최대한 담아 공방형식으로 보도를 한 것이다.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기자들을 고발한 국민의힘 조차도 이런 부분을 감안해 KBS 기자를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을 정도다.  

 

더구나 당시 뉴스타파의 녹취록 보도와 관련해 대다수의 방송과 신문은 녹취 내용을 인용하며 뉴스 프로그램이나 지면에 관련 내용을 중하게 다뤘다. 그만큼 국민적 관심사였고, 언론사로서는 외면하기 힘든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방심위 여당 위원들은 이번 제재 결정 과정에서 당시의 상황이나 KBS 보도본부가 정확한 보도를 위한 노력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 또한 마치 KBS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대선 3일 전 해당 보도를 한 것처럼 단정했다. 이번 방심위의 심의가 정치 심의 아니고 무엇인가! 

 

이번 방심위의 제재 결정은 정당한 인용 보도에 대해서도, 정권에 찍히면 중징계를 때릴 수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포한 것으로 언론사에 길이 남을 부끄러운 심의로 남을 것이다. 방송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해야 하는 방심위가, 오히려 권력을 감시하는 기자들에게 재갈을 물리고,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훼손하는 선봉장 역할을 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  

 

방심위의 이번 제재는 방심위 스스로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했음을 자인한 것이다.  말도 안되는 제재를 이끈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정치심의로 방심위의 위상을 바닥에 내팽개친 최악의 방심위원장으로 남을 것임을 명심하라.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KBS본부는 또한 사측에도 강력히 요구한다. 이번 제재 결정으로 과징금 부과는 방통위를 거쳐 10월 중순 쯤 사측에게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심위의 말도 안되는 제재에 손놓고 있지 말고, 제대로 법률 대응하라. 취재, 제작진에게 가해지는 권력의 부당한 제재에 대해 사측이 앞장서 대응하라. 만약 사장 교체기 혼란을 핑계 삼아 사측이 이번 제재를 손놓고 받아들인다면 KBS본부는 그 책임을 사측에 끝까지 물을 것이다. 또한, 해당 보도를 한 기자에 대해서도 방심위의 부당한 제재를 근거로 징계를 운운한다면 KBS본부는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사측에 저항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 사측은 본인의 역할을 해태하지 말라!

 

 

 

2023년 9월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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