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검증 생략한 사장 선임…짜고치는 고스톱인가?
국민검증 생략한 사장 선임…짜고치는 고스톱인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09.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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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검증 생략한 사장 선임…짜고치는 고스톱인가?

 

 

KBS 이사회가 끝내 신임 사장 선임과정에서 시민참여단 과정을 빼버렸다. 이사회는 어제(20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오는 25일까지 지원서 접수, 27일 서류심사로 3배수 압축, 다음달 4일 최종면접으로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앞서 신임 사장 선임과정에서 투명성과 함께 시민참여단 평가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사회가 밀실로 사장을 선임할 것이 아니라 지원자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참여단 평가를 통해 부적격자를 가려내고 국민들에게 KBS의 미래를 설명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사회는 이런 KBS본부의 요구를 저버렸다. 시민참여단 평가가 왜 도입되었나? 지금은 떨칠 수 없는 KBS의 정치적 후견주의를 완화하고, 이사회의 권한을 덜어 국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사장 후보자들은 시민참여단 평가를 통해 공영방송에 대한 본인의 철학을 밝히고 공적책무를 어떻게 강화할지 설명해왔다. 공영방송의 수장이 되려고 한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과정이 시민참여단 평가였다. 

 

지금 KBS를 둘러싼 상황은 어떠한가? 정권의 수신료 분리고지 추진으로 공적재원이 심각한 위협을 받아 공영방송 KBS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수신료 납부가 매우 중요해지며, 수신료 납부는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가능하다. 때문에 사장 후보자가 직접 본인의 공영방송 철학과 KBS 미래비전을 밝히는 과정이야말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국민검증을 거치지 않고 이사회의 낙점만으로 취임한 사장이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얻고 수신료 납부의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겠나!

 

결국 KBS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이사회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단계를 빠뜨리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왜 이런 중요한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버리려 하는지 KBS본부는 엄중히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일각의 지적대로 이사회가 차기 사장 선임을 ‘짜고 치는 고스톱’ 쯤으로 여기는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KBS본부는 이사회에 요구한다. 곧 진행될 사장 공모에서 지원자부터 투명하게 공개하라. 그리고 후보 압축이후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시민참여단 평가를 마련하라. 이런 과정을 이사회 스스로 생략한다면, 이후 국민들이 KBS에 보낼 냉랭한 시선의 책임은 오롯이 이사회에 있을 것이다.

 

 

 

2023년 9월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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