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해체를 위한 사장인가? 공모부터 다시 하라!
공영방송 해체를 위한 사장인가? 공모부터 다시 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09.2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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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해체를 위한 사장인가?

공모부터 다시 하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사장 지원자들의 경영 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KBS가 맞닥뜨리고 있는 수신료 분리고지와 2TV 재허가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대책이 대부분 미흡한 것으로 확인했다. 

 

KBS본부는 최근 진행한 전체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 새 사장의 최우선 조건으로 확인된 수신료나 2TV 재허가 등에 관한 해결 능력과 공영방송의 공공성 독립성 등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경영 계획서를 살펴봤다. 

 

정부의 수신료 분리고지 시행과 관련해선 지원자 대부분이 수용적 입장을 보였다. 따라서 정부의 수신료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법률적 대응을 강화하겠다거나 한전의 계약 파기 시 법률 대응을 진행하겠다는 등의 방안을 언급한 지원자는 거의 없었다. 사실상 모든 지원자들이 수신료 수입 감소를 기본으로 상정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수신료 수입 감소로 인한 재원 위기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등 공사 구성원들의 희생을 기본 해법으로 제시했다. 

 

박민과 고대영, 최철호 등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전체 예산 가운데 현재 30%대인 인건비 비중을 20%대로 감축하겠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박민과 고대영은 조직 슬림화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최철호와 배제성 등은 직무 전환과 신규 인력 채용 중단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민, 박선규, 전진국 등은 선제적 임금삭감을 언급했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이영풍과 김인영이었다. 이영풍의 경우 현 인력 수준의 절반 이상을 감축을 해야한다고 언급했고, 김인영의 경우 1억 이상 고연봉자 가운데 5개월 이상 무보직자 등을 퇴출하는 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고연령-고연봉자들의 퇴출을 제시한 후보자들도 다수 있었다. 

 

이와 함께 박민, 고대영 등은 국고보조금 등 추가적 공적재원 확충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최철호는 지상파 단계적 중단 검토, 라디오 중복 채널 조정 등을 통해 비용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프로그램 제작 전면 중단, 3개월 무급휴직 실시, 라디오 채널 1개로 축소, 지역국 통폐합 등을 제시한 지원자도 있었다.      

 

2TV 재허가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해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박민은 2TV 재허가를 위해 적극 소명하겠다는 원론적인 언급을 했고 이영풍은 2TV 민영화를 직접 언급했다. 

 

지원자들의 경영 계획서 내용 가운데 가장 문제가 많은 부분은 역시 공영방송의 공공성, 독립성  등에 대한 입장이었다. 대다수의 지원자들이 공영방송의 편파성과 관련해 현 정부와 비슷한 수준의 입장을 내놓았다.

 

 

우선 박민, 김인영, 전진국 등은 사장에 임명되면 공영방송 보도나 프로그램의 편파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철호와 박민 등은 편향성 논란이 있는 진행자들의 퇴출하겠다 언급했다. 최철호는 여기에 한술 더 떠 가짜뉴스와 관련해 고의성이 확인되는 즉시 제작에서 배제하고 징계위에 상정하는 내용을 담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주장했는데, 고의성 판단 기준 등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고대영도 공정성 달성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편향성 시비가 나올 경우 인사와 프로그램의 편성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대영, 최철호, 이영풍은 최소한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단협에서 보장하고 있는 보도 프로그램 관련 국장 임명동의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재원 확보 방안은 인건비 감축 외에 없으면서, 콘텐츠 경쟁력 강화나 대규모 투자, 지역국 기능 강화 등 공수표를 날리는 지원자들도 있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이번 사장 지원자들은 KBS 구성원들이 절박하게 원하는 리더십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수신료 분리고지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수신료 감소분을 대체하는 방안은 그저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수준으로 공영방송 구성원들의 일방적 희생만을 들고 있다. 만약 지금의 지원자들 가운데 사장이 선임된다면 지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52%가 예상한 대로 새사장 선임 이후 회사의 전반적인 여건은 나빠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특히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의 공정성 및 독립성 훼손은 심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 유력 후보 대부분은 노골적으로 편향성을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권력 감시를 위한 정당한 보도를 가짜 뉴스로 낙인 찍고, 이를 근거 삼아 공영방송의 보도 기능을 위축시키고, 취재·제작자들에게 재갈을 물려 친정부적 공영방송을 만들겠다는 의도까지 엿보이는 지원자들도 다수다.  

 

지원자의 경영계획서에서는 KBS를 둘러싼 중요 현안에 대한 대응 의지도, 대응 능력도 안 보인다. KBS본부는 이번 경영계획서 점검을 마치며 다시 한 번 현 지원자들에 대한 자격을 언급할 수 밖에 없다. 

 

과연 당신은 공영방송 KBS를 살리려고 오는 이들인가, 공영방송을 망치러 오는 이들인가?  KBS본부는 이사회에 다시 한 번 경고한다. 공영방송 사장을 허투루 뽑을 생각일랑 마라. 새 사장은 공영방송의 위상을 높이고, 공영방송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만약 능력을 갖춘 인물이 없다면 공모 절차부터 다시 진행하라!

 

 

 

2023년 9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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