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박민은 공영방송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
낙하산 박민은 공영방송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11.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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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박민은 공영방송 수장이 자격이 없다!

 

 

박민 KBS 사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영방송을 바라보는 현정부의 그릇된 인식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다시 한 번 본인이 공영방송 수장이 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박민 후보자는 어제(7일) 국회에서 열린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KBS는) 최근에는 정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방송으로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며 “이제 국민들은 KBS 내부 인사로는 KBS를 개혁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KBS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가장 큰 이유가 뭐라 보느냐는 질문에도 “역시 첫 번째는 거의 의도적인 혹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불공정 보도 편파 보도라고 생각한다.”라며 KBS의 보도와 제작 프로그램에 대해 편향적 시각을 대놓고 드러냈다. 

 

그 편향성의 근거조차 빈약했다. 박 후보자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KBS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공정성에 대해서 부정 의견이 32.5% 긍정이 18%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단장취의 (斷章取義)한 것이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과거와 비교해 공정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KBS 뉴스는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질문에서 긍정 답변이 60.3%를 기록해, 부정 답변 비율은 36.9%에 비해 2배 가량 높았다. 박 후보자는 문화일보 기자 시절 이렇게 자기 기사에 유리한 팩트만 골라서 쓴 건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편파성과 관련해 내로남불식 답변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KBS에 대해선 가짜뉴스로 인해 신뢰도가 추락했다고 날을 세우더니 문화일보 시절 낸 자신의 오보에  대해서는 “사회적 반향이 적었다"며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박 후보자는 문화일보 사회부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당시 ‘유우성 북한 사증 위조’ 보도로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받은 바 있으며, 이외에도 세월호 학생 전원 구조도 오보를 낸 바 있다. 그럼에도 박 후보자는 “KBS 보도는 그 사안 자체가 선거나 주요 국정 전반 현안에 영향을 미친 사안”인 반면, “제가 사회부장 때 했던 오보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반향이 적다.”고 발언했다. 도대체 사회적 반향의 기준은 무엇이며, 무슨 기준으로 KBS 보도에 대해 이런 식의 폄훼를 당당히 하는가! 뻔뻔하기 그지 없는 발언으로, 이 정도면 ‘KBS=편파’라고 거의 세뇌 당한 수준이나 다름없다. 

 

이와 같은 그릇된 인식을 바탕으로 KBS 수신료 분리고지와 관련해서도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수신료 분리고지를 언론 탄압이라 볼 수 있느냐는 여당 의원의 질문에 “언론 탄압이 아니라 어쨌든 이번 국면에서는 국민의 선택을 일정 정도 보장해 준 걸로 봐야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본다.”고 답변했다. 현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야 말로  술친구인 대통령, 기분 따라 ‘형’이라 부른다는 방통위원장의 입장을 그대로 앵무새처럼 읊어대고 있으면서 KBS를 향해 편파적, 정파적이라 지적할 자격이 있는가! 

 

박 후보자의 그릇된 언론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KBS 편성규약과 관련해서도 “제작 책임자와 제작 실무자 간의 균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제작 자율성만 너무 앞세워서 데스크들이 게이트키퍼하는 기능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충분한 경험이 없는 젊은 기자들이 자기의 소신이나 양심이라는 주장 하에 제작하고 보도하고 방송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각하고 있다.”라며 맹비난 했다. 부당한 지시에 저항하고, 공정보도를 위해 노력하는 현업 기자들의 용기를 한낮 치기로 싸잡아 욕 보인 것이다. 

 

편성규약은 보도, 제작 실무자가 어떠한 내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율성을 보장받고 양심과 표현의 자유에 따라 취재 제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방송의 독립과 국민의 권익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다시 말해 공정방송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최소한의 공정방송에 대한 상식도 없는 것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인식은 청문회 답변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발언과 관련해 KBS가 보도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저는 정확하게 확인이 안 된다면 보도를 유보해야 생각한다.”라고 답한 뒤 직접 하지마라 지시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직접 지시하지는 않겠지만 보도본부장에게 사실과 다른 지를 명확히 확인하도록 지시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야말로 공영방송 구성원이라면 아연실색할 답변이 아닐 수 없다. 이게 사장이 보도와 관련해 보도본부장을 통해 간섭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박 후보자는 KBS 사장을 무슨 신문사 편집국장 정도로 생각하는 것인가! 

 

수신료 분리고지로 인한 수입 감소를 어떻게 대응할 거냐는 질문에는 제대로된 비전과 방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박 후보자는 “문화일보가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을 때는 구조조정을 직접 기획하고 주도하기도 했다.”면서 당시 “IMF 시기여서 3분의 1를 잘랐다.”며 구조조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조조정 전문가임을 자랑하는 것인가!  

 

시행령을 고쳐 KBS 보유자산을 활용하겠다는 경영계획서 내용에 대해서는 한국방송공사의 업무는 상위인 방송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지적이 잇따랐고,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부분도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 거냐는 지적에 제대로 답변 조차 내놓지 못했다. 

 

또한 편집국장에서 내려온 뒤 일본계 아웃소싱회사의 자문을 한다는 명목으로 월 5백 씩 받은 건과 관련해서,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며 제대로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아 위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제대로 의혹 해소조차 못한 것이다. 

 

이번 인사청문회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총체적 부실’이라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공영방송 KBS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도, 공영방송 미래를 설계할 비전과 전략도, KBS보도의 공정성을 수호할 의지도, KBS 구성원을 이끌 지도력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설마’ 하며 가졌던 일말의 기대마저도 무너졌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공영방송의 사장으로 자신이 자격 있음을 누구에게도 제대로 납득 시키지 못한 것은 물론, 자신이 그저 용산이 낙점한 낙하산 사장 후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자리에 불과했다.  박 후보자는 이제라도 자신의 깜냥이 이정도에 불과했음을 인정하고, 사장 후보에서 사퇴하라!

 

 

 

2023년 11월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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