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비어천가 전락한 '시사기획 창'…정권 사주 받았나?
윤비어천가 전락한 '시사기획 창'…정권 사주 받았나?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12.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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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비어천가 전락한 <시사기획 창>…정권 사주 받았나?

 

 

공영방송 KBS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이제는 주인인 국민들에게 스스로 공영방송이라고 칭하는 것도 미안하고 부끄러울 정도로 망가지고 있다.  

 

 

어젯밤 1TV를 통해 방영된  ‘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라는 제목의  <시사기획 창>은 대한민국의 대표 공영방송이 어느 수준까지 추락하고 있는 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1년 간 13차례에 걸친 해외 순방 사실을 돌아보면서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위대한 여정으로 그려내며 성과를 나열하는 데 열중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밤낮 없이 해외를 오가는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 그 자체로 표현됐다. 특히 힘든 순방을 마치고 전용기에서 환영 인파도 없는 어두운 활주로로 내려가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마지막 컷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찬가였다.     

 

 

대통령의 순방이 가져온 긍정적 효과와 경제적 성과들을 보도나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할 수 있다. KBS본부도 그 성과를 다룬 것을 두고 비판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그걸 다루는  방식이다. 이번 <시사기획 창> 은 성과를 일방적으로 미화해 소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최소한의 균형감조차 갖추지 못했다.

 

정권의 성과, 즉 ‘공(功)’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과(過)’를 짚어 최소한 프로그램이 다루는 대상에 대한 일방적 찬양이나 홍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공영방송 제작자의 기본자세다. 더구나 미국, 일본 몰빵 외교로 인한 최대 시장 중국과의 단절, 엑스포 유치 실패, 순방 중 기업 총수들과의 술자리 논란, 과잉 의전 요구 논란 등 국내에서도 윤 대통령의  잦은 해외 순방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음에도 이번 <시사기획 창>은 이런 ‘과(過)’를 일절 언급 조차 하지 않았다. 

 

깜깜이식 제작 과정도 문제다. KBS본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시사제작 2부 최성원 부장이 직접 원고를 쓰고 제작한 아이템인데,  부서원들도 해당 프로그램의 예고편이 나가기 전까지는 당일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내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이런 수준 미달의 프로그램이 방송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인데,  프로그램에 나온 영상 가운데 다수를 대통령실에서 제공 받았다는 점, 외교 라인 핵심이라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주요 인터뷰이로 나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통령실의 발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제작 과정에서 상당 부분 조율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내외부적으로 비판이 잇따르자, 최성원 부장은 무형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며 순방의 긍정적인 면 다룬 적 없어 다루고자 했다라고 뻔뻔하게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뉴스9에서 다룬 그 많은 순방 성과 리포트는 무엇인가? 아니면 그것으로도 부족하다는 말인가! 어떻게 공영방송의 기자라는 사람이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했음을 대놓고 얘기하는 것인가!  

 

 

이번 방송으로 그동안 수신료의 가치를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아왔던 <시사기획 창>은 공영방송 장악과 망가진 KBS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나아가  KBS까지 신뢰도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5공 시절로 되돌아간 KBS’, ‘KTV인줄’,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대통령의 방송’, ‘내 수신료가 아깝다’ 등 시청자들의 날선 비판도 거세다.

 

낙하산 박 사장에게 묻는다. 이게 낙하산 박 사장이  말한 공영방송의 정체성 확립인가? 정권 홍보 방송을 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정체성이냐는 말이다! 

 

KBS본부는 이번 <시사기획 창> ‘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편을 방송을 정권 찬양에 앞장 선 심각한 방송 부역사례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공정방송위원회를 통해  수준 미달의 방송이 어떻게 발제 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됐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만약 윤석열 정권과의 조율 등이 확인된다면 책임자인 낙하산 박 사장과 장한식 보도본부장, 최성원 시사제작2부장에 대해 방송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23년 12월 2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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