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KBS다] KBS본부 제8대 수석 부본부장 후보 조애진 출사표
[우리가 KBS다] KBS본부 제8대 수석 부본부장 후보 조애진 출사표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4.02.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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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여름을 보내고, 새 봄을 함께 맞이합시다.

 

 

안녕하시냐고 묻기도 어려운 날들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방송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더 라이브>가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다큐 인사이트-세월호 10주기 방송>이 위험합니다. 이런 일이 끝이 아닐 걸 알기에, 아득합니다.

 

저는 42기 조애진입니다. 이제 10년 차 시사교양 피디입니다.

 

입사 후 10년을 촬영장 아니면 편집실에서 살았습니다.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프로그램에만 매달렸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만들려고 늘 애태웠습니다. 여느 제작진과 마찬가집니다. 그런 제가 편집실과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7월, 갑자기 떨어진 수신료 분리고지라는 폭탄. 한국의 공영방송이라는 제도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허약하고 허술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회사는 동요하고 동료들은 불안해했습니다. 경영진은 우리에게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못했습니다. 일사불란했던 건, 회사 앞의 보수 유튜버들이었습니다. 체계적으로 고함을 지르고 직원들을 겁박했습니다. 근조화환으로 우리를 모욕했습니다. 마침내 어린이집 앞까지 근조화환이 늘어서 버린 그날. 아직도 정문을 통과할 때마다, 여름의 고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아픔 속에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놔버리기에는 우리의 프로그램이, 우리의 공영방송이 너무나 소중하고 귀합니다. 어떤 선배들은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KBS는 원래 그런 곳이야.’ 정말 그렇습니까? 너무 낙담하고 힘들어서 힘을 낼 수 없다는 동료들도 있었습니다. 정말 그러고만 있어도 되는 건가요?

 

그러면 우리 방송은 어떡해야 할까요? 또 우리 시청자들은 재탕 삼탕되는 언론장악 뉴스에, 어쩐지 너무도 조용해 보이는 KBS를 보며 또 무슨 생각을 하실까요 

 

저는 우리보다 더 깊은 시청자들의 실망과 분노를 보았습니다. 새노조의 길을 지지하고 응원해주던 시청자들을 차마 놓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프로그램을 망가뜨리는 일을 계속 보고만 있을 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그래서 낙담과 분노를 떨치고 제가 제일 먼저 일어서기로 결심했습니다.

 

 

무엇보다 수신료 문제에 집중하겠습니다.

수신료 고지방식 변경으로 공영방송을 겁박하는 일은 공영방송을 없애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그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언로가 막힌 사회. 공영방송의 위기는 곧 민주주의 위기입니다. 시민사회와 연대해 함께 싸우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관성적으로 싸우지 않겠습니다.

다양한 세대에 호소할 수 있는 새로운 투쟁 방식을 찾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모두의 결심이 필요합니다. 조합은 모두가 동등한 지분을 가진, 권리 실현을 위한 연대체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함께 걷고 싶습니다.

 

 

조합원 보호를 위해 영리하게 싸우고 치밀하게 대응하겠습니다.

박민 사장은 살길을 찾아야 하니 누군가는 버리고 가야 한다는 듯, 구조조정과 인력 효율화를 말합니다. 동료를 밀어내면 이곳이 더 살기 좋은 곳이 되는 것이 확실합니까? 새노조는 조합원 한 명 한 명을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영리하게 싸우고 치밀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조합원 여러분, 깊은 회의와 분노의 에너지를, 이제는 함께 걷는 일에 보태주십시오. 우리 함께 우리가 사랑하는 공영방송을, 우리의 소중한 일터를 지켜냅시다. 함께하면 우리는 반드시 이길 수 있습니다. 저 조애진이, 우리 새노조 집행부가 언제나 제일 앞에 서겠습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제8대 박상현·조애진 후보 선거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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