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제8대 수석부본부장 조애진 후보가 선거운동을 마치며 드립니다
언론노조 KBS본부 제8대 수석부본부장 조애진 후보가 선거운동을 마치며 드립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4.03.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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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KBS본부 제8대 수석부본부장 조애진 후보가

선거운동을 마치며 드립니다

 

 

2주간 회사의 풀샷, 타이트샷을 훑어본 기분입니다. 우리는 층층이, 구석구석 부서를 거의 다 갔고, 조합 가입여부를 상관하지 않고 만나는 모든 분들에게 공보물을 나눠드렸습니다. 거절하는 분은 손에 꼽았습니다. 지난 10년간 일터에서 봐온 것처럼, 역시 KBS 사람들은 점잖고, 대체로 온화하고, 생각이 달라도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있음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시절이나, 구성원들에게서 희망이 보였습니다.

 

한편, 인사조차 받지 않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자료조사원, FD, 촬영보조… 바로 ‘젊은 비정규직 직원들’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회사의 20대~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은 상당수가 비정규직일 것이라 짐작합니다. 그들은 우리를 재빠르게 지나쳐갔고,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에게 우리의 이 곤경이 고난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그것이 우리가 처한 새로운 곤경입니다.

 

공영방송의 공영성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결국 시민들의 지지로 완수됩니다. 우리는 성역없는 보도, 프로그램의 공공성을 위해 수신료 제도가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 외치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우리가 수신료로 방만하게 살아왔다 말합니다. 특히 이 땅의 불안한 젊은이들에게 우리는 극소수 특권층입니다. 이들은 공영방송에 의해 제대로 표상되지도 못했고, 그래서 공영방송의 효과를 체감하지도 못합니다. 2,500원도 내고싶지 않은 것이 당연합니다. 

 

이 비토와 적의를 녹이고, 품어안아야하는 것이, 조합과 노사를 떠나 모든 KBS인들의 숙제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경영진은 경영을 쇄신해야 합니다. 10년 뒤의 공영성을 내다보고 비전을 제대로 세워, 줄이고 깎는 것 외에 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합니다.

 

그런데 본사와 지역 곳곳을 돌수록 지금 경영진에게는 비전과 정책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촬영보조가 단 한 명도 없는 지역보도국, 조연출이 단 한 명도 없는 편성제작국이 생겨났습니다. 기술감독이 영상감독 일을 같이 하고, 수신료 지사는 방대한 데이터를 제대로 관리할 시스템이 아직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습니다. 박민 사장 취임 넉달 째인 지금까지도. 이런 건 정책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총선, 대선만 바라보고 복지부동, 임기응변하다가는 공멸입니다. 경영진은 누구를 ’더‘ 두려워하고 있습니까? 

 

8대 집행부는 정권의 시계만 바라보고 있는 경영진 대신, 우리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 제안합니다. 어떤 기사에서 이런 문장을 보았습니다. 

 

‘KBS는 가장 비싼 카메라를 들고 가장 낮은 곳으로 간다’

 

현업에서 저는 이 비슷한 생각을 지표로 삼았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가장 약한 목소리를 가졌으나, 누구보다 마이크를 들려줘야할 곳이 어디일지, 늘 고민하며 아이템을 선정했습니다. 그런 아이템이 언제나 화제가 되는 건 아니어도 시청자들은 알아줍니다. 공영방송이 그다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시민들은 수준이 높고, 공공의식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높은 양식에 맞춰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계층, 성별, 경제 수준에 따라 저마다 다른 난제에 처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충분히 다양하게, 그 본질을 제대로 다루고 있습니까? 

 

우리의 살 길은 KBS의 공영성을 지키고, 업그레이드하는 데서 열립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지 않는 기준, 기개를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받는 수신료의 대가이자, 정부의 폭탄선언에 끌려다니지 않고 우리의 길을 자주적으로 개척해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다른 지름길은 없습니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 그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사회 최후의 보루인 공영방송의 모습일 것이니까요. 

 

이제 새노조도 어느덧 열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당분간 질풍노도의 시간을 겪겠으나, 저는 믿습니다. 세상이 성큼성큼 퇴보하는 것 같아도, 우리는 늘 미세하게나마, 느린 걸음으로나마 진보해왔습니다. 선후배 동료분들, 우리 그 시간동안 지치지 맙시다. 똑똑하고 점잖고 잘 배운 KBS인들이 끈질기기 까지 하다면, 누가 당해낼 수 있겠습니까. 세월과 바람에 바위는 모래가 됩니다. 흩어지고야 맙니다. 그러니 우리 바람보다 먼저 눕지 않기를.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곳은 자랑스러운 공영방송 KBS로 가는 길의 모퉁이입니다. 그래서 잠시 앞이 안 보이는 것입니다. 8대 집행부가 여러분의 손을 잡고 이 모퉁이를 반드시 돌아, 탁 트인 벌판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제8대 박상현·조애진 후보 선거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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