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제8대 본부장 박상현 후보가 선거운동을 마치며 드립니다
언론노조 KBS본부 제8대 본부장 박상현 후보가 선거운동을 마치며 드립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4.03.11 09: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노조 KBS본부 제8대 본부장 박상현 후보가

선거운동을 마치며 드립니다

 

 

선거운동으로 본사 사무실 곳곳을 다니면서 이번에 특별 명예퇴직을 선택하신 선배님들을 만났습니다. 순간 울컥한 감정을 숨기기가 어려웠습니다.

 

지금 당장 KBS를 퇴사해 할 일이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인생 2막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순간이 앞당겨진 건 이번에 퇴직 위로금의 유무나 위로금의 규모 때문은 아닐 겁니다. 퇴직 조건이 어떠해서가 아니라, 지금 KBS는 선배들이 기대하고 그렸던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퇴직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거운동을 다니며 조합원들께, 그리고 동료들께 앞선 소회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지금이 견디기 힘들어 선배들이 KBS를 떠나지만, 후배들인 우리는 주저앉을 수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저 역시 지금 KBS의 모습은 제가 기대했고 다니고 싶었던 공영방송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기대했던 KBS의 모습이 지금의 모습이냐고도 질문드렸습니다. 분명한 건, 지금 KBS의 모습이 정상적인 공영방송, 대한민국 대표 방송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동료들이 너무나 많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방방곡에 우리의 일터 KBS를, 우리의 일을 사랑하는 동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회사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내뱉는 일성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회사를 둘러싼 불확실한 상황, 재정적 어려움에 허리띠를 졸라매야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다보니 예전처럼 마음껏 실험적인 방송을 만들기 어렵다는 현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이런 요구는 단순히 현상유지를 하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대표방송으로서,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 공영방송으로 KBS의 역할과 위상이 더는 추락해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요구입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고, 재정 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공영방송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절규였습니다.

 

그리고 그 절규의 근원에는 시청자가 있었습니다. 시청자가 보기에 부끄럽지 않고, 시청자에게 세상의 창이 되고, 시청자의 눈과 귀가 되고, 시청자가 즐거울 수 있는 방송을 만드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바람이 이루어지지 못한 분노는 경영진에게 향했습니다. KBS인으로서의, 공영방송 종사자로서의 자부심을 철저히 무너뜨리면서 공포와 불안으로 KBS를, KBS인을 몰아세우는 경영진에게 동료들은 더이상 신뢰를 보내지 않습니다.

 

취임 직후 방송 난도질로 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교체를 단행하고, 기자 사회의 동의도 없는 '불공정 방송' 사례를 선정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과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정치지망생에 경력을 쌓아주고 소급면직에 총국장 인사번복 등 인사참사를 만들고서는 수신료 인력 재배치로 직원들을 갈라치기했습니다. '원팀 코리아'라는 해괴한 정권찬양 방송은 '파우치'를 '놓고 갔다'는 대통령 대담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보도국장은 '방송 사유화'로 뉴스를 만들더니 총선 지나 방송될 세월호 10주기 다큐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무산시켰습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나는 곳이 대한민국 대표 방송, 공영방송 KBS의 현주소입니다. 이런 답답한 현실에 절규만 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가 주인으로, 우리가 바라는 KBS의 모습을 만들어야 합니다. 절규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가 바라는 공영방송 KBS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모두 만나고 치열하게 논의하고 함께 행동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나는 자리를 만들고 의견을 모으고 행동으로 실천하겠습니다.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어려운 시기, 제가 떠올리는 문구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이기면 우리는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비관에 빠져 있지 않고, 낙관으로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것입니다. 저와 함께 걸어주십시오. 그길에 앞장 서겠습니다. 그 길에서 우리는 답을 찾을 것입니다. 늘 그랬듯이.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제8대 박상현·조애진 후보 선거운동본부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3 KBS누리동 2층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