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워싱턴? 수신료는 달나라로 가고 있다!
하노이, 워싱턴? 수신료는 달나라로 가고 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3.10.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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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하노이? 수신료는 달나라로 가고 있다!

사장님, 회장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제122호 노보(10.24 발행)를 통해 사장 길환영이 수신료 현실화의 중심에 있어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두 번의 수신료 현실화의 논의 주체가 김금수, 손병두 이사회가 아니라 정연주, 김인규 사장을 중심으로 했던 경연진이었음을 반추해보라고 요구했다. 적어도 CEO가 논의의 중심에 서지 않고서는 어떤 수신료 현실화 방안도 한발자국 나가기 힘들다고. 그래서 사장 길환영의 수신료 현실화 방안은 무엇인지를 확실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시원한 답변까지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사장이라면 다시 한 번 수신료 현실화가 왜 이렇게도 절박한 문제인지를 한 번쯤은 더 강조할 줄 알았다. 사장이 보여 준 행태가 늘 기대 이하였다는 사실을 이번만은 극복해 주길 바랐다. 그러나 이번에도 사장의 행보는 별 변화가 없다.

길환영 사장은 국감을 마친 다음날인 24일 베트남 하노이로 떠났다. KBS 사장 시절 김인규 전 사장이 역임했던 ABU 회장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자리란다. 바로 내일(10.29) 길환영 사장의 단독 출마가 예정돼 있다고 한다. 직원들을 이렇게 마른 행주 짜듯 몰아놓고, 수신료에 온 직원들의 모가지를 엮어 놓고는 그는 그렇게 동남아시아 행 비행기에 올랐다.

귀국 후인 다음주 116, 사장 길환영은 다시 워싱턴 D.C로 가는 일정을 잡았다가 취소했다. 미국에서 개최되는 공영방송총회(PBI) 초청이 예정돼 있었다. 그나마 가능성 있는 수신료 논의의 불씨가 이젠 마지막이라고 아무리 외쳐도 그는 회장님이 되기 위해 또 그 자리를 누리기 위해 열심히 국제선 마일리지를 쌓고 있는 중이다. 사장이 부재중이거나 외유가 예정됐던 시간인 1030일과 116, 이사회는 수신료에 대한 두 차례 종합 심의를 예정하고 있다.

진정으로 수신료 현실화를 원하는가?

지난 주 국감. 쏟아지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사장 답변은 많은 직원들을 절망에 빠뜨렸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의 질문의 질이야 이미 예상됐던 부분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들을 홍보하기 위한 우문들이 쏟아졌다.

2TV 매각문제가 나오는가 하면 철지난 구조조정 문제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그래도 사장이라면 이미 한계에 다다른 KBS 인원문제, 제대로 된 공영방송 역할을 위한 재원 문제 정도는 자신 있게 답할 줄 알았다. 그러나 사장의 자발성이 느껴지는 답변은 자신과 관련된 특정 외주제작사에 대한 의혹에 대한 질의뿐. 결국 오로지 자신에게 한정된 문제에만 적극성을 발휘했을 뿐이다.

국감이 마무리 돼 가던 순간, 한 야당의원의 철없는 질문이 튀어나왔다.

사장이 임금 1원만 받고 수신료 현실화를 설득할 생각은 없나?’

누가 봐도 수준 이하의 질문이었고, 단순 의지를 묻는 질문이었지만 사장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한다.(사장 월급을 깎는 문제가 그렇게 답변하는 대로 현실화 될 가능성이 있을까?)

어쨌든 마지막 사장의 답.

제가 집에 돈도 많지 않고…

바로 지금, 사장이 있어야 할 자리

우리는 사장이 생계형임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수신료 현실화를 원하고 있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수신료 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단순히 이사회의 결정이라 치부하는 사장의 발언을 들으면서 직원들은 정작 무엇을 해야 할지 헛갈리고 있는 것이다.

회장님이 되고 싶다면 하라. KBS의 대표든 ABU의 대표든 국제선을 타고 싶다면 타라. 굳이 말릴 생각은 없다. 그러나 왜 하필 수신료 종합심의가 예정된 1030일 사장은 부재하거나 해외로 향하는가? 과연 부장단이 국장단이 열심히 댓글 써가며 이사회의 가랑이만 붙잡고 늘어지면 수신료 방안은 통과가 되는 것인가? 그리고 그 정도면 정치권과 국민들의 설득이 과연 가능한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회사가 이런 지경이 돼도 경영책임에서 벗어난 회사의 꽃놀이패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적자가 예상돼도, 외눈박이 비전만으로도 잘도 버티는 경영진의 안하무인 태도 전환을 요구했다. 이런 식의 수신료 정치를 멈추라고 제안했다. 수신료 현실화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공정방송 실천방안과 시청자들에 내 놓을 약속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러나 사장은 슬며시 해외로 나갔고 철저하게 무능한 경영진의 답변은 함흥차사다.

제발 무엇을 할 것인지 밝히기 바란다. 이 시간에도 무너져가는 공영방송 KBS를 위해 당신들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 어떤 것인지 이제는 떳떳이 밝혀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영진과 사장에게 묻는다. 진정으로 수신료 인상을 하고 싶기는 한 것인가? 하노이, 혹은 국제선 비행기 안에서?

2013. 10. 28.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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