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권순범, 안희국은 들어라!
길환영, 권순범, 안희국은 들어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3.11.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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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길환영, 권순범, 안희국은 들어라!

‘입 틀어막기’ 코비스 통제 만행 즉각 중단하라

노조 게시물은 사람들이 못 보게 해라?

어제부터 언론노조 KBS본부 제 3대 정·부 위원장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2년마다 한 번 있는 조합 최대의 축제지만 그 축제는 첫날부터 얼룩이 지고 말았다. 어제 사측이 일방적으로 ‘사내전자게시판 관리지침’을 시행해 ‘코비스 제안/아이디어’와 ‘알림마당’에 올린 조합 게시글을 모두 ‘노동조합’으로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이 조치는 명백한 단협 위반이며, 언론사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심각한 언론자유 침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 그런데도 사측은 지난 금요일 퇴근 시간 직전에 게시판 운영지침 개악을 공지하고 전광석화같이 월요일부터 전격 시행을 해버렸다.

운영지침 개정의 목적은 중복게시를 막는다는 것이지만(물론 그 이유도 아무런 타당성이 없다. 중복게시로 무슨 문제가 발생했다는 말인가?) 실제 의도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제안/아이디어’란에는 노동조합 게시물을 올리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로 법무실장은 조합과의 통화에서 “노동조합 게시물은 제안/아이디어에 올리면 안 된다”며 그 실제 의도가 조합활동을 통제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한마디로 말해 사장이나 간부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글은 사람들이 잘 안보는 구석으로 몰아넣겠다는 말이다.

또한 이 조치는 노동조합 게시글만을 표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개악된 지침에는 게시 금지 사항으로 ●보안관련규정에 위배되는 내용 ●공사의 이익을 저해하거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내용 등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수준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공사의 이익을 저해했다’, ‘공사의 명예를 훼손했다’ 는 등의 자의적인 이유를 들어 코비스 게시글을 마음대로 삭제하고, 심지어는 징계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단체협약에는 ‘공사는 조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한 조합활동 및 운영의 자주성, 독립성을 보장’(제 2장 ‘조합활동’ 8조)한다고 돼 있고, 사내 전자게시판 운영과 관련해 ‘조합이 게시한 전자문서를 조합과 협의 없이 삭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코비스 등 조합의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를 운영하는 것은 조합의 자주적 권리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규에 앞서는 단협을 ‘운영지침’으로 무력화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자행하고 있다.

제 할 일이나 열심히 해라!

이병순 사장 등장 이후 사내 전자게시를 통제하려는 시도는 계속 있어 왔다.

이병순 사장 때는 보도정보게시판이 실명제로 전환됐고, 김인규 사장 때는 ‘미열람 게시판’과 ‘최근 게시판’에 ‘제안/아이디어’와 ‘알림마당’을 제외시켜버렸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두 게시판을 제외함으로써 언로를 차단하겠다는 것. 그런데 길환영 사장은 이것도 모자라 아예 노동조합 게시물을 제안/아이디어나 알림마당에서 없애버리려 하고 있다. 취임 1년 동안 경영이고 인사고 방송이고 무엇 하나 제대로 된 성과도 내지 못하고 수신료 인상도 역대 사장 중 가장 소극적으로 하고 있는 길환영 사장이 기껏 밀어붙이겠다는 것이 코비스 게시판 통제란 말인가?

담당 간부인 권순범 정책기획본부장이나 안희국 법무실장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초 미래창조과학부 출범부터 시작해서 2TV 무료재전송 확대, ‘빅브라더’ 언론사찰 정보통신기반보호법 강행, 종편 8vsb 허용, 700MHz 통신 매각 등 공영방송 KBS의 목줄을 죄려는 시도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외부의 한결같은 반응은 “정작 발 벗고 나서야 할 KBS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KBS의 운명이 걸린 사안들을 해결해야 할 정책기획본부가 정작 중요한 일들에는 태만하면서 코비스 통제에는 이토록 집요하게 매달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또한 이번 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법무실이 외부로부터의 압력으로부터 KBS를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를 벗어나 노조를 탄압하고 공정방송을 파괴하는 공안기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수차례 지적이 된 바 있다. 변호사들과 법무 전문가들이 하루 종일 코비스 게시글을 삭제하고 이리저리 옮기고 있다니, 마치 국정원 요원들이 댓글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장면과 유사하다. 이 정도라면 법무실은 차라리 해체하는 게 낫다.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고 노동조합의 활동을 제약하려는 이런 음험한 노조탄압 행위를 절대로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제 할 일은 하지 않고 기껏 코비스나 통제하는데 에너지를 쏟고 있는 길환영 체제의 간부들은 각오를 하라!

2013. 11. 19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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