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과 퇴행의 길환영 체제 1년
무능과 퇴행의 길환영 체제 1년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3.11.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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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무능과 퇴행의 길환영 체제 1

- KBS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1년 전인 20121123일 오전 1159.

김인규 사장의 퇴임식이 끝난 직후 코비스에 갑자기 공지문이 올라왔다.

26일로 예정돼 있던 길환영 사장 취임식을 오후 3시에 한다는 것. 길환영 사장은 출근저지를 피해 어처구니없는 도둑 취임식을 마쳤다.

그리고 1. KBS에는 그 어느 때보다 무기력과 자조의 분위기가 팽배해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KBS는 서서히 침몰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지만 그의 관심사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무능 경영 1

그가 도둑 취임식을 마친 후 대선이 있었고, 정부 출범 후 곧이어 정부조직 개편이 시작됐다. 방송정책의 권한을 독임제의 미과부로 이관하는, 방송계의 시계를 군사정권 시절로 돌리려는 시도가 있었다. KBS가 자칫 과거 문공부의 산하기관으로 전락할 위기상황이었고, 이곳저곳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런데 정작 발 벗고 나서야 할 KBS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자칫 새 권력에 밉보일까 두려웠던 것일까? 길환영 사장이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이후에도 상황은 되풀이됐다. 미과부와 방통위가 2TV를 의무재전송 한다고 해도, 8vsb를 종편에 허용한다고 해도 사장의 존재감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수신료에 이르러서는 그의 존재감은 미안한 말이지만 거의 제로(zero)에 가깝다.

과거 수신료 안을 대충 베낀 듯 한 부실하기 짝이 없는 수신료안을 이사회에 던져 놓고 그는 지금까지 수신료 현실화 국면에서 거의 빠져있다시피 하다.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은 무엇인지, 수신료를 올려주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보답을 할 것인지 국민들을 설득하는 역할은 거의 없었고, 심지어는 이사회조차도 설득을 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다. 이렇게 가다가는 KBS 역사상 최초로 수신료 안이 이사회도 통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만 길환영 사장은 여전히 남의 일 대하듯 하고 있다. 혹시라도 수신료 인상과 방송법 개정이 같이 이뤄질 경우 사장이 바뀔 수도 있기에 그가 실은 수신료 인상을 바라지 않고 있고, 그래서 이렇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의심을 받는 이유다.

경영 부실의 모든 총체적 원인은 그의 리더십 부재에 있다고 할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부장이나 국장이 결정할 문제까지도 다들 사장의 입만 쳐다보고 있지만 수신료 같이 정작 사장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존재감이 없다. 모금방송 같은 행사에 고위 정치인들이 오면 사장이 직접 마중을 나가고 회사가 들썩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추락한 KBS의 위상에 자괴감이 느껴진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 1023일 국감 때 수신료 올려주면 월급을 1원 받을 수 있냐는 의원의 질문에 농담이라도 그러겠다고 대답하지 못하고 돈이 없어서라고 말꼬리를 흐리는 사장을 외부에서 당연히 만만히 보지 않겠는가?

지금처럼 아무런 경영 전략과 목표도 없이 토털리뷰로 예산이나 깎으며 수신료 타령으로 몇 년을 허송세월하는 모습을 우리가 계속 보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파탄 인사 1

총국장, 본부장, 부사장을 거치며 여러 사장을 모셨던 경험 때문일까, 그 역시 취임 후 조직개편이라는 레퍼토리를 꺼내들었다. 예전에는 허울 좋은 구실이라도 있었지만 그의 조직개편은 아무런 개념도 컨셉도 없었다. 결론은 간부 자리 늘려주기였다. 1개 본부, 4개 국, 11개 부가 늘어났고, 뒤이어 ‘6.27 막장인사가 이어졌다. KBS에 낙하산을 불러들이고 KBS를 도탄과 갈등의 늪으로 빠뜨린 주역들이 다시 되살아난 것이다. 그의 역할은 역시나 이병순, 김인규 시대를 계승, 완성하는 것이었다.

이제 KBS는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낯 뜨거운 어천가를 불러대도, 각종 비리와 비행에 연루돼도, 비리를 은폐하는데 가담해도 3대에 걸쳐 높은 자리에 오르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 곳이 돼 버렸다. 하기야 온갖 비리와 부정의 경력자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회사에서 이쯤이야 뭐가 문제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길환영 사장이 CEO로서 최소한의 양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헌정 방송 1

그가 본부장 때 88%의 불신임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 과도한 불공정·편파 방송 드라이브였다. 그런데 취임식을 마치고 나서 88%의 진가를 다시 확인하는 데는 불과 나흘이면 충분했다. 대선 후보 검증 프로그램 불방 사태가 벌어졌고, KBS는 마치 여당 캠프의 선거운동원이라도 된 양 노골적으로 야당 후보를 깎아 내리고 여당 후보를 띄우는데 앞장섰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급기야 종편의 혼외자식 논란 보도를 인터뷰까지 그대로 내보내는 사상 초유의 엽기적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봄개편 때는 온갖 꼼수를 부려 KBS의 영원한 수치가 될 유신찬양 프로그램 <다큐극장>을 편성했고, 교학사 뉴라이트 교과서를 비판한 사람이 출연했다는 이유로 <역사저널>을 불방시키는 등 역사왜곡 행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윤창중 사태 덮기 대통령 방미성과 부각 특집 재탕, <추적 60> 불방사태, 낙하산 MC 투하 등등 지난 1년간 벌어졌던 불공정·편파 방송, 제작자율성 침해 사례는 이루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그는 요즘 사내게시판(코비스) 통제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가지고 있다. 듣고 싶은 얘기만 듣겠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리더십을 가지지 못하는 리더가 흔히 보이는 증상이다. 지금까지 1년 동안 KBS는 이미 충분히 후퇴를 했다. 이런 후퇴를 만회할 의사가 없다면 차라리 떠나는 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낫다.

20131122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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