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2일차] 세종문화회관 기자회견 후 시민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파업 2일차] 세종문화회관 기자회견 후 시민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4.05.3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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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는 파업 2일차를 맞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전 조합원이 시민들께 KBS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섰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 드립니다!

-KBS 양대 노조 공동파업에 들어가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KBS 노동조합 3천9백여 조합원은 어제 새벽 5시부로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2009년 말 노동조합이 갈라선 뒤 처음으로 이뤄진 공동 파업입니다. 앞서 기자협회의 제작거부를 시작으로 300여 명의 간부들의 보직 사퇴, KBS 내 16개 직종 협회의 입장 발표에 이어 노동조합과 직종 간의 이해를 뛰어넘어 길환영 사장 퇴진과 공정 방송 회복을 위한 역사적인 공동 투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KBS 직원 대부분이 참여하는 이번 파업으로 인해 파업 첫날부터 곳곳에서 방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KBS의 얼굴인 9시 뉴스를 비롯해 TV와 라디오의 거의 모든 생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일부 비노조원이나 간부, 프리랜서 진행자로 교체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와 예능을 비롯한 사전 제작 프로그램의 경우도 미리 제작된 방송분이 나간 뒤 며칠 내로 결방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전국동시지방선거 방송과 2주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 월드컵 방송 또한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길게는 수년간 기자와 PD, 기술과 경영 등 KBS 내 모든 직종의 직원들이 피땀 흘리며 준비했던 방송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뉴스와 프로그램을 자기 자식처럼 생각하고 만들어 온 방송인으로서 펜과 카메라, 편집기를 놓고 방송 파행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저희들의 심정은 참담함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하며 국민의 방송 KBS를 정권에 헌납해 온 길환영 사장을 몰아내지 않는 한 우리가 내보내는 그 어떠한 뉴스와 프로그램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우리는 이번 싸움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KBS 사장이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뉴스가 멈추는 상황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던 길환영 사장! 뉴스뿐만 아니라 TV와 라디오의 모든 프로그램이 멈추는 상황까지 감수하겠다면 그렇게 하십쇼. 하지만 지난 30여 년간을 방송 PD로 살아온 공영방송 KBS인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물론 길환영 사장의 퇴진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저희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길환영 사장의 퇴진은 우리 싸움의 목적지가 아니라 정권의 방송 KBS를 국민의 방송 KBS로 되돌려 놓는 싸움의 출발점에 불과합니다. 길 사장 퇴진 이후 우리는 독립적 사장 선임과 보도와 프로그램의 제작자율성을 지켜낼 수 있는 사내외의 제도 개선이라는 지난한 싸움을 시작할 것입니다.

이사회에도 호소 드립니다!

저희 KBS 조합원들은 지난 28일 길환영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이 상정된 이사회에서 길 사장 해임 제청이라는 결론이 나오기를 한 마음 한 뜻으로 기원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7:4의 여야 구도에 매몰돼 해임제청안에 대한 표결조차 해보지 못한 채 무책임하게 표결 날짜만 미룬 이사회 결과는 이런 저희들의 바람을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늦었지만 이사회는 오는 5일 열릴 회의에서라도 길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가결함으로써 공영방송 KBS의 정상화를 바라는 KBS 직원들과 국민들의 열망에 응답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의 이번 싸움, 많이 늦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감히 국민 여러분의 응원을 바라지는 않겠지만 외면만을 말아 주십쇼. 국민 여러분이 명령한 이번 싸움, 반드시 승리해 국민의 방송 KBS로 되돌아가겠습니다.

2014년 5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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