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자칫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
[북클럽] “자칫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4.09.3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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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서평] '일본 경제 부담 없이 읽기' / 최종철 조합원(TV기술국)

[편집자 주] 새노조 북클럽은 조합원들이 책을 읽고 그 느낌을 나누는 장입니다. 북클럽 멤버라는 연락을 받으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문자메시지 답장을 보내시면 됩니다. 조합에서 구매해 배송한 책이 도착하면 열심히 읽고 아래와 같은 서평을 지정된 메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다음 북클럽 멤버 추천과 함께~ 도서 구입비는 새노조에서 부담하며 책의 주제와 종류는 불문입니다. 본사 뿐 아니라 행낭이나 택배를 이용해 전국의 모든 조합원이 함께 하는 책읽기 캠페인입니다. 이번 호에는 최종철(TV기술 2) 조합원의 서평과 새로운 북클럽 추천 멤버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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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경제 부담없이 읽기』(강철구 저)는 일본의 근대화 이후의 경제사를 다룬 책이다. 신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최근 “자칫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는 언급 이후 일본의 과거 경제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일본 경제사를 다룬 책에 대한 서평을 쓰게 되어 나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메이지 유신 시대부터의 일본 경제사를 다뤘다. 동아시아 대국 중국의 아편전쟁 패전 이후 서구세력의 가공할 군사력에 놀란 일본은 미국 페리함대와의 조약을 시작으로 열강들과의 불평등한 수호통상조약을 맺게 된다. 이후 메이지유신을 거치면서 경제적으로 일본식 자본주의, 정치적으로 입헌정치, 사회문화적으로는 근대화를 추진하게 된다. 신정부는 불평등 조약 개정과 서구의 발달된 문명을 시찰할 목적으로 이와쿠라 사절단을 서구에 파견한다. 미국과 유럽을 둘러본 2년여의 사절단의 외유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자산으로 승화되어 선진문물을 도입하여 일본은 산업혁명을 거치게 된다. 또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치면서 공업의 비약적 발전과 교통 인프라를 갖추어 명실상부한 자본주의 국가로 재탄생한다. 이후 제국주의로 성장하는 일본의 정치, 경제를 다뤘고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회복불가능한 일본경제가 한국전쟁 덕분에 기사회생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종신고용제와 연공서열제, 그리고 재벌에 대한 부분은 우리나라 기업문화와 유사한 부분도 있어 흥미로웠다. 60년대의 고도성장, 70년대 오일쇼크 이후의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기회로 기술혁신을 이뤄 일본의 상징인 경박단소형 산업으로 전환하여 경제대국의 길을 걷게 된다.

드디어 버블경기와 잃어버린 20년을 맞이하는 일본, 1985년 플라자 합의(Plaza Accord)가 시발점이었다. 무역적자에 허덕이던 미국이 일본·독일·영국·프랑스의 재무장관을 뉴욕의 플라자호텔에 모아놓고 엔화와 마르크화의 가치 상승을 유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후 엔화의 대폭 절상(3년만에 46.3%), 저금리 정책에 따른 부동산 가격 폭등 이후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이라는 극약처방으로 부동산버블이 꺼지고 장기침체에 돌입한다. 막대한 재정지출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였지만 2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살펴보면 국가채무가 GDP 대비 250%를 넘을 정도로 악화되었고 주가는 반토막, 부동산은 3분의 1에서 10분의 1로 가격이 하락하였다.

평균 경제성장률은 0%대에서 맴돌았고 최고 2% 대를 넘지 못했다. 실질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20년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실행 중인 아베노믹스의 현재를 살펴보면 기업은 호황으로 이어져 대기업 유보금 20% 증가, 상장기업 배당금 20% 증가를 가져왔다. 반면 임금상승률 2.12%(물가는 3%대 상승)에 머물러 일본 가계의 실질소득이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와 아베노믹스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할 우리나라, 몇 년째 디플레이션에 빠져있는 경제상황을 극복하고자 소위 최경환 노믹스로 불리는 경제정책이 막 펼쳐지고 있다. 그 서막은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한 신용 확대 정책인 LTV, DTI완화이다. 즉, 빚을 더 내어줄테니 집을 사라는 것이다. 가계부채 1,000조가 넘어선 시점에서 심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미 올해 저성장, 저물가, 경상수지 흑자 과다 등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전형적 현상이 우리에게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며 “지도에 없는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 가면 길을 잃고 헤매지 않을까 걱정이다.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총재가 쓴 ‘폴트라인’이라는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최종철 조합원/TV기술국

"정치권이 소득 불평등 심화 대응책으로 찾아낸 것이 바로 저소득 가구에 대한 신용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이 대응책이 주는 혜택은 바로 나타나는 반면, 이로 인해 치러야할 대가는 미래로 미룰 수 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과거에도 중산층의 불만을 직접적으로 해소할 능력이 없는 정부는 신용 확대를 국민 고통 완화 처방책으로 활용하곤 했다."

제 뒤를 이어 북클럽 맴버로 동양철학에 조예가 깊으신 최동림 조합원(기술구역)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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