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권력이란 토양에서 피어난 악의 꽃, 간신
[북클럽] 권력이란 토양에서 피어난 악의 꽃, 간신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4.11.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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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떠오르는 우리 시대 간신들...정간(政奸) 언간(言奸) 학간(學奸)

 저자 김영수는 사마천의 『사기(史記)』 전문가이자 중국고전 학자로서 중국 역사 관련 번역서와 연구서를 펴냈다. 이 책은 이 불가사의한 ‘간신(奸臣) 현상’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밝힌 책이며 특히 그 어느 나라 역사보다 간신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중국사에서 마치 불사조처럼 시대마다 부활하는 ‘간신 현상’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다. 저자는 이를 위해, 지난 20년 간 100여 차례 이상 중국 현지를 답사하는 등 그 누구보다 폭넓고 깊이 있게 중국사를 연구해오면서 축적한 방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살펴서 ‘간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대표적 인물을 선별, 그 행적을 훑으며 간신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간신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간신은 어떻게 기생하는가, 간신은 어떻게 정치를 농락하는가 등의 문제의식을 던지면서 이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고 있다. 저자 김영수는 간신들이 빈번하게 활개를 치는 이유는 "바로 인성의 약점 때문이며, 제도의 미비 때문이며, 경각심의 부족 때문이며, 역사의식과 통찰력의 부족 때문이다"라고 답한다.

이 책의 주옥(?)같은 중국 간신들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시대 간신들 얼굴이 떠오른다.

"정치판의 정간(政奸)은 기본이고, 이들에게 빌붙어 알랑거리는 언론계의 언간(言奸), 배운 것을 왜곡하여 학문적 양심은 물론 자신의 영혼마저 저당 잡히길 서슴지 않는 학간(學奸), 권력마저 돈으로 살 수 있다며 열심히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는 상간(商奸), 심지어 무인(武人)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기본기마저 망각한 채 더러운 권력의 쓰레기 더미를 향해 킁킁거리며 달려가는 무간(武奸), 종교라는 권위에 빌붙어 세상을 밝히기는커녕 악취만 풍기고 다니는 가증스러운 목간(牧奸), 여기에 대중을 기쁘게 하고 즐겁게 하던 딴따라가 하루아침에 권력자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아양을 떠는 뭐라 이름 붙이기조차 민망한 간신들까지···(120쪽)" 

조금 추가한다면 법간(法奸), 검간(檢奸), 경간(警奸), 관간(官奸)... 수없이 많은 간신 부류에 마음이 씁쓸해진다.

 "간신의 비열하고 저열한 품성은 바뀌기 어렵다. 바뀔 수 있고 바꿀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는 절대 금물이다. 이들의 준동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정치와 사회가 준엄한 법질서와 엄격한 도덕적 수준을 요구해야 한다. 투명한 정치, 수준 높은 도덕의식, 공평무사한 처신이 간신의 득세를 막는 저지선이자 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권력의 속성에 대한 권력자의 자각이 중요하다. (28~29쪽)"

 "간신의 온상은 권력자다. 특히 권력에 대한 깊이 있는 의식과 심각한 통찰 없이 내 손에 쥐어진 힘 있고 잘 드는 칼 정도로 생각하는 천박한 권력자야말로 간신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온상이 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군주 체제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간신이란 역사 현상을 경계하고 통찰해야 하는 절박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355~356쪽)"

최동림 조합원

간신은 권력이라는 토양에서 피어난 악의 꽃이다. 역사상의 간신들을 권선징악적 측면에서 반면교사로 써먹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 날 현실이 어디 그러한가. 우리 사회의 뻔뻔한 간신들은 하나같이 잘 나가고 있고 그 후손들까지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현재 우리는 지금 음모와 아첨, 이기주의와 기회주의, 패거리 짓기에 능한 간신들의 전성시대를 목도하고 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저자 김영수는 간신은 싹트기 전에 잘라야하며 간신이 자라는 1차 토양은 가정이며, 간신을 키우는 2차 토양은 사회이며, 간신에게 권력을 쥐여 주는 마지막 토양이자 가장 기름진 토양은 다름 아닌 우리의 비겁함과 연약함이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 최동림 조합원이 추천한 다음 북클럽 주자는 변예린 조합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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