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서신] 잊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위원장서신] 잊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04.1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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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년 전 약속을 되새깁니다.

 

새노조 조합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권오훈입니다. 오늘 출근을 하다 문득 ‘봄은 정말 아름다운 계절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집에서 회사까지 오는 길 내내 차창 밖으로 벚꽃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곧 다가올 4월 16일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부터 길환영 사장 해임까지, 우리 새노조에게는 잊지 못할 시간입니다. 우리는 왜 싸울 수밖에 없었고, 어떻게 승리했던 것일까? 지금도 저는 그 싸움의 의미를 복기하곤 합니다. 양대 노조의 공동투쟁, 조합원들의 헌신, 시민들의 지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결국 아이들이 죽었기 때문일 겁니다. 304명의 꽃 같은 생명이 어처구니없이 희생당했고, 그 분노가 정권을 압박했기 때문에 우리가 그나마 싸움에서 승리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작은 승리는 아이들의 커다란 희생에 빚지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아이들의 죽음에 대해 많은 약속을 했습니다.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책임자들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유가족에게, 분노한 시민들에게 그리고 우리 스스로에게 그렇게 약속했습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이 약속은 얼마나 지켜지고 있습니까? 우리는 현재 KBS의 보도와 방송에 대해 스스로 당당할 수 있습니까? 저는 한명의 방송인으로서 또 새노조의 위원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저희 새노조 3기 집행부는 세월호 1주기를 맞아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현명하고 헌신적인 1500 조합원의 힘을 모아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 의미를 담아 이번 주를 세월호 희생자 추모 주간으로 정했습니다. 조합에서 노란 리본을 준비했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모두 리본을 달아주십시오. 회사 곳곳에서, TV에서 리본을 단 조합원들을 보며 추모의 뜻을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4월 16일에는 범국민 추모대회가 있습니다. 이날 집행부는 일일 단식으로 지난 1년의 반성과 함께, 결코 잊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새롭게 하려고 합니다. 많은 조합원들이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새노조 조합원 여러분! 세월호 추모 주간을 시작으로 쉽지 않은 싸움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8월에는 새로운 이사들이 선임될 것이고 11월에는 그 이사들이 새로운 사장을 뽑을 것입니다. 모두가 예상하는 것처럼 싸움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현명하게 싸우되 비겁하게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자랑스러운 조합원들을 믿고 당당하게 임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세월호 추모 주간 일정에 조합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4월 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위원장

권오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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