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을 말한다...권순우 편성본부장
본부장을 말한다...권순우 편성본부장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10.2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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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맞지 않는 옷을 1년 넘게 입고 있는
편성본부장

 

종편 시사 프로그램이 약진하고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의 돌풍이 두드러지면서 KBS 프로그램의 경쟁력에 심각한 위협요인이 돼 왔다. 조대현 사장이 취임사에서 프로그램의 일대 혁신을 가져오겠다며 ‘대개편’을 강조한 배경에도 현재의 위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래서 조대현 체제 1년을 맞는 편성실무자는 물론, 일선 PD와 아나운서, 카메라 감독 등 KBS 방송 현업인들이 가장 뼈아프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대실패’로 끝난 ‘대개편’일 것이다. 대개편의 중심에 선 이가 바로 2009년 편성국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방송의 파행 이후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화려하게 복귀한 ‘권순우 본부장’이다.

 

첫 단추인 대개편은 조 사장 체제의 최대 실세로 꼽히는 콘텐츠창의센터장이 편성정책을 독점하는 바람에 제작부서와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편성본부장이 총괄 조정에 실패하면서 혼란만 가중되다가 졸속으로 끝을 맺었다. 졸속의 여파는 곧바로 나타났다. <결혼이야기>와 <투명인간> 등의 프로그램은 2달 내지 석 달 만에 간판을 내리는 촌극이 빚어졌다.

 

대개편은 신설 프로그램의 실패를 넘어 <세상은 넓다>, <러브인 아시아>, <아침마당 토요일>, <강연 100도씨> 등 시청률과 공영성이 높았던 기존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자해 행위로까지 발전해 제작진들을 충격에 빠뜨린 장본인 또한 권순우 본부장이다. 이를 만회하고자 수시 개편이 남발되지만 콘텐츠창의센터장의 독단적 의사 결정과 시청자의 새로운 요구에 둔감한 권순우 본부장의 한계가 더해진 참담한 결과였다.

 

편성본부가 주도한 광복 70주년 ‘8.15 국민 대합창 나는 대한민국’은 KBS에 과연 ‘편성 독립’이란 개념 자체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주고 있다. 50억 원 가까운 돈을 들이고 가용 가능한 인원과 장비를 모두 동원해 진행된 광복 70주년 특집은 역대 최대 규모임에도 지난 5월 급조됐다는 점과 주요 초청 대상자가 박근혜 대통령, 여야 미방위 의원들이었다는 점에서 사장 연임용으로 의심을 받아 왔다.

 

특집비를 마련하기 위해 예산을 전용하는가 하면 일회성 특집을 위해서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이면서도 정작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원을 늘려야 할 정규 프로그램은 예산을 절감한다는 명목으로 7월13일부터 8월10일까지 다수 프로그램이 재방송이나 재편집 방송으로 편성했다.

 

권순우 본부장이 편성책임자로서 자질 시비를 부른 일은 이 밖에도 여러 건 있다. 교황 방문시에는 중계 담당자에게 전화해 박근혜 대통령의 화면을 자주 잡으라는 식의 요구를 하기도 했으며 <스포츠 이야기 운동화 2.0>은 본인의 일방적 결정으로 방송이 중단됐다.

 

권순우 본부장은 방송법상 ‘편성책임자’이다. 법에 따라 매일 한 번 이상 이름이 방송에 고지된다. 조대현 사장도 못 누리는 호사다. 방송법 4조 3항에는 편성책임자의 자율적인 방송편성을 보장한다고 돼 있다. 편성책임자의 무게감에 대해 더 설명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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