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잊으라’는 KBS
‘세월호를 잊으라’는 KBS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6.04.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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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주기 추모 현수막 강제 철거한 사측
‘세월호를 잊으라’는 KBS
 
 
  염치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있나?
 
  사측이 끝내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추모하는 현수막을 철거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오늘 아침 KBS 신관 정문 울타리와 본관 가로수 사이에 세월호 참사 2년을 추모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런데 사측은 시설관리권 등을 내세워 점심 무렵 신관 주차장 입구 울타리에 걸려 있던 현수막을 떼어냈다.
 
  ● 4.15 아침 신관 정문 울타리에 걸린 현수막
 
 
 
 ● 4.15 오후 신관 정문 울타리 . 사측의 일방적인 철거
 
  우리 노동조합은 이에 앞서 어제(4/14) 오후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 현수막 게시와 관련하여 사측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그런데 회사는 오늘 아침 노동조합이 추모 현수막을 울타리에 내걸자 그 이후에야 공문을 보내 회사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설치된 것이라며 철거를 통보하더니 점심  시간을 이용해 끝내 추모 현수막을 철거했다.
     
  참으로 비정하다. 아니 염치가 없다. 우리 KBS가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에 얼마나 많은 대못을 박았는가? 유가족의 가슴을 오보로 찢어놓고, 망언으로 후비고, 문전박대로 멍들게 하지 않았는가? 그리해놓고 ‘잘못했다. 반성한다. 잘 하겠다’고 맹세하지 않았는가?
 
세월호 참사 2주기...관련 TV프로그램 전혀 없어, 특조위 조사도 거부
 
  하지만 보라! 참사 2년이 넘도록 사고 원인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풍랑도 비바람도 없던 대낮에 배가 기울어도 구조되지 못한 이유조차 아직 알 길이 없다. 침몰한 세월호는 여전히 인양되지 못한 채 바닷속에 있다. 그런데도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 한 KBS가 자꾸 이제는 ‘세월호를 잊으라’고 한다. 청문회가 두 차례씩 열려도 TV중계조차 하지 않고, 뉴스에서도 제대로 전하지 않았다. 게다가 참사 2주년이 되는 올해는 세월호와 관련된 정규 혹은 특집 프로그램을 KBS TV에선 눈씻고 찾아볼 수 없다.(뉴스와 시사대담 프로그램은 제외) 더구나 앞서 노보와 성명에서도 지적했다시피 회사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활동마저도 현재 협조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철거된 추모 현수막을 인근 가로수 사이로 옮겨 게시한 상태다. 그런데 이마저도 회사가 구청에 항의 전화를 걸어 불법 현수막이라며 철거를 요청해 난감해진 구청이 결국 철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KBS 고대영 사장과 경영진에게 묻는다. ‘잊지 않고 있어요!’라는 추모 현수막이 도대체 왜 그리 불편한 것인가? 바로 엊그제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하고 원인 규명을 지연시킨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국민의 혹독한 심판을 받았음을 설마 벌써 잊었는가? 더 이상의 악업은 쌓지 말기 바란다.
    
     
2016년 4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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