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블랙리스트 논란을 자초할 것인가?
언제까지 블랙리스트 논란을 자초할 것인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7.01.2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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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익 씨 출연 취소, KBS판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언제까지 블랙리스트 논란을 자초할 것인가?

 황교익 씨 출연 취소, KBS판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 씨의 아침마당 출연 취소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문재인 후보가 다음 주 예정된 KBS 좌담회에 불참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려온다황씨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출연을 취소당했다며 이번 사건이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일'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반면 회사는 제작가이드라인을 적용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이제 야당 후보 지지자에 대한 KBS판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우선 우리는 제작진의 입장도 일정부분 이해한다는 것을 밝힌다비록 교양프로그램일지라도 특정 대선 후보를 공식 지지한 인물에 대해 제작진이 섭외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다특히 이전부터 KBS가 집권 여당에 편향적이었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다가올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편향적 인사들의 무분별한 방송 출연을 제작진이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도 분명 필요하다.

     

이번 논란은 자업자득사실관계도 틀려

  하지만 황교익씨를 둘러싸고 KBS가 받고 있는 '블랙리스트' 의혹은 아침마당을 담당하고 있는 간부들과 회사가 자초한말 그대로 자업자득이다우선 회사 해명의 기초적인 사실관계가 틀렸다사측은 '선거기간 중 비정치 분야 취재를 하는 경우... 특정 정당·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KBS 제작가이드라인을 적용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하지만 제작가이드라인에는 그러한 내용이 없다회사가 내세우고 있는 해당 항목은 KBS 제작가이드라인 책자 안에 '부록'으로 별도 수록된 '실무자를 위한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 중 '선거보도' 세부준칙의 일부 내용이다아무리 급해도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회사의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고 있으니 논란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억지스러운 규정 적용형평성 논란까지

 더군다나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조항은 '선거보도'즉 선거기간 중 '보도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참고해야 할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일단 문제가 되는 '선거기간'이라면 공식적인 대통령 선거운동기간을 말하는 것으로선거일 포함 23일에 국한된다황교익 씨의 출연 예정 방송일은 2월 중으로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이 최대한 빨리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2달 뒤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일을 고려한다면 선거운동기간에 해당될 가능성이 없다.

     

 뿐만 아니라 황교익 씨는 뉴스에 출연하는 것이 아니었다'아침마당'에서 황씨가 강연하기로 한 주제는 정치와는 무관한 음식관련 내용이었다시사프로그램이나 뉴스가 아닌데도 가이드라인을 억지로 적용출연을 취소할 수 있다는 회사의 논리에 누가 쉽게 수긍할 수 있겠는가지난 2012년 대선기간에 당시 박근혜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던 많은 연예인들이 이를 이유로 교양예능드라마 프로그램에서 모두 출연을 거부당한 적이 있던가그래서 이번 출연 취소가 형평성의 논리에도 어긋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반성은 당신들의 몫

  몇 달 전경제전문가 선대인 씨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아침마당'에서 하차됐던 일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당시에도 앞뒤 맞지 않는 해명으로 KBS의 명예를 실추했던 사측이 또 사고를 친 것이다물론 KBS에 문서로 존재하는 블랙리스트는 없다하지만 블랙리스트가 실제로는 없더라도 이전부터 KBS가 집권 여당에 편향적이었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현실과고대영 사장이 '충청포럼'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KBS의 변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사측은 분명히 알아야한다더 이상 KBS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고 왜 애꿎은 실무 제작진들이 온갖 비난을 감수해야하는지 진지하게 반성하길 바란다.

 

2017년 1월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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