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기자 논란, KBS에서 끝났는가?
패륜적 극우 사이트 ‘일베’에서 활동했던 전력 탓으로 취재 업무에서 배제됐던 이른바 ‘일베’ 출신 직원이 취재 부서로 발령이 났다.
먼저 당사자에게 묻는다!
과거 ‘일베’에서 ‘여성 비하와 차별’ 등의 전력을 갖고 있는 당신은 시청자와 국민 앞에 마이크를 잡고 ‘사회 정의’를 말할 만큼 당당하게 거듭났는가? 우리의 머릿속엔 2년 전 당신의 사과문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기억이 없다. 그동안 당신이 어떻게 속죄하고 반성했는지 알지 못한다. 언론인으로서 그리고 KBS 기자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도 전혀 판단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분명하고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당신은 아직 자격이 없다.
사측에 묻는다! KBS에서 이른바 ‘일베’ 기자 입사 논란은 끝났다고 생각하는가?
회사가 지난 2년간 이 문제와 관련해 한 일이라고는 채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보도본부 밖에서 근무토록 하다가 1년 뒤에는 슬그머니 보도본부 내 비취재부서인 편집부로 인사발령을 내고 이번에 다시 취재부서로 발령 내 완벽한 복권(?)을 시켜준 것뿐이다. 시청자와 국민이 잊기만을 바란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와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시키는 대로 뉴스 찍어내는 일에 동원될까 우려
노동조합이 먼저 우려하는 것은 단지 다시 불거질 시청자들의 비판과 사회적 논란만이 아니다. 우리는 이 문제의 직원이 이른바 보도본부 안으로 슬금슬금 들어오면서 길들여지고 순치됐을 언론인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감시와 비판이 순치된 채 오직 위에서 시키는 대로 뉴스를 찍어내는 일에 동원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한 많은 내부 구성원들, 특히 여성 직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사자와 매일 얼굴을 맞대고 생활해야 할 여성 직원들은 이번 인사 조치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여성을 폄훼하고 비난하는 일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는 집단이 ‘일베’였고, 여기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문제의 당사자가 얼마나 반성하고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KBS에서 여전히 ‘일베’ 출신 기자에 대한 논란은 진행형이다.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회사의 일방적인 인사 시행은 문제를 더욱 키울 뿐이다. KBS 조직, 적어도 보도본부 내에서 집단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 먼저다. 회사는 당장 ‘일베’ 출신 직원에 대한 인사 발령을 철회하고 민주적인 의견 수렴에 나서라!
2017년 2월 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