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구역] 더 이상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취재구역] 더 이상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7.08.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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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본부 취재구역 성명

[KBS본부 취재구역 성명] 더 이상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권위란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입니다. 보도본부에선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져 이제는 희미해진 화석 같은 말입니다.고대영 사장이 한 번도 갖지 못해 틀어막은 것입니다.보도국장일 때도, 보도본부장일 때도 그리고 사장이 되어서도 그가 버틴 힘은 두 가지였습니다.

     

줄서기에 동참한 자에게 하사하는 당근과 바른 말을 하는 사람에게 가하는 채찍. 흔히 사람이 아니라 동물을 다룰 때 쓰는 행위입니다. 그것이 통하던 야만의 시대가 있었습니다. 당근을 선택한 자들은 배를 채웠고 항의한 사람은 매 맞은 상처가 너무 깊어 끙끙대며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기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과거로 치면 사관(史官)의 역할을 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사물이 돼버렸습니다. 쓰레기와의 합성어인 기레기가 되어 세간의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민간인 한 명이 정부를 농락한 사실도 제대로 알리지 못했습니다. 국민들은 스스로 분연히 일어나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고 이젠 사람 역할을 하는 기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채찍은 낡아 힘을 잃었습니다. 청와대 보도개입 침묵을 비판한 기자에게, 부당한 제작 지시를 거부한 기자들에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취재의 경위를 물은 기자에게 내려진 징계가 모두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채찍이 닳아 너덜너덜 해질 만큼 매질을 견뎌낸 수많은 기자들의 땀과 눈물 덕분입니다. 고대영 사장이 갖지 못한 권위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할 수 없이 고대영 사장이 당근을 흔들고 있습니다. 냄새가 진동합니다. 우리는 거부합니다. 마이크를 잠시 내려놓고 행동에 나서겠습니다. 역사의 기록은 그 행위보다는 어떻게 남기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굴종과 굴욕으로 점철된 지긋지긋한 역사를 단절하고 보도본부에 권위라는 것이 움트게 하겠습니다. 그럴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래야만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취재구역 조합원

     

김영인 김가림 이효용 최영윤 임종빈 우한울 박원기 최형원 김기화 조태흠 박민철 신지혜 정연우 정유진 김성수 신춘범 임장원 송현정 최영철 국현호 이승훈 김지선 유지향 송형국 지형철 김경진 강나루 이재희 변기성 최건일 옥유정 홍희정 김태욱 모은희 이충헌 최진아 은준수 김진화 박혜진 오승목 송명희 이슬기 김채린 윤진 변진석 김민경 김수연 김빛이라 황정호 신선민 홍진아 김민정 한보경 임재성 홍성희 계현우 손서영 유이세중 김도영 유호윤 황경주 허효진 이세연 송락규 우한솔 박민경 이화진 박영민 김수영 김범주 이지윤 김수연 최창봉 오현태 장혁진 김덕훈 정새배 김웅규 엄경철 박종훈 이승준 이경진 이철호 오수호 김세희 김태형 성재호 김대영 박일중 정홍규 위재천 류란 구경하 이재설 윤창희 사정원 임주현 정재우 김재현 김양순 허솔지 조일수 김의철 김현석 박석호 최대수 이재석 고아름 윤봄이 조지현 김종수 김진우 김민철 하준수 이민우 박유한 박에스더 노윤정 김명섭 이흥철 최서희 김진화 윤양균 김성한 범기영 차정인 신방실 이정훈 조현진 이경호 이진성 임명규 김용덕 한승연 정연욱 강푸른 양성모 최정근 이영섭 이수연 정수영 서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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