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뉴스/보도자료] “KBS 취재 분위기 파악해달라”…고대영은 국정원 ‘프락치’였나
[파업뉴스/보도자료] “KBS 취재 분위기 파악해달라”…고대영은 국정원 ‘프락치’였나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7.10.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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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문건 "KBS보도국장 안보 현안 관련 보도 협조" 확인

 

“KBS 취재 분위기 파악해달라”

…고대영은 국정원 ‘프락치’였나

- 국정원 문건 <KBS 보도국장 안보 현안 관련 보도 협조> 확인

- ‘보도 자제’ 뿐 아니라 ‘KBS 취재 분위기 파악’까지 청탁

- 당시 KBS 담당관 “월 1~2회 고대영 만나, 급하면 전화 통화”

- “고대영, 민주당 해외 골프 취재 지시”…국정원서 정보 받았나

- 국정원 ‘정보 ⇔ 돈’ 커넥션 의혹 반복…스스로 사실 밝혀야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새노조)는 고대영 사장이 국정원으로부터 보도에 협조해주는 대가로 200만 원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의혹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자세히 적시된 문건을 확인했습니다.

 

문제의 200만 원 의혹 외에도 고대영 당시 보도국장이 국정원과 정보를 비정상적으로 주고받은 정황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고대영 사장은 저널리즘을 파괴한 의혹에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고 사장은 오늘(30일) 저녁 ABU 총회 참석 일정을 이유로 중국으로 출국합니다.

보도국장 시절 기사 누락을 조건으로 국정원 돈 200만 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고대영 KBS 사장이 국정원의 정보원, 즉 ‘프락치’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이 아니냐는 정황이 드러났다.

 

KBS 새노조는 국정원 정보관이 고대영 당시 보도국장에게 200만 원을 줬다는 내용이 적시된 국정원 문건(2009년 5월 8일 작성)을 확인했다. <KBS 보도국장 안보 현안 관련 보도 협조>라는 제목의 문건은 ‘보도 자제 협조’와 ‘국정 운영 긍정적 분위기 조성’ 등을 사업 개요로 밝히고 있다. ‘보도 자제 협조’는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국정원이 관련됐다는 내용의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것으로 보인다.

 

 

1 “KBS 기자들 분위기 파악”…고대영 국장이 기자들 사찰?

 

□ 국정원 「예산신청서」 中 일부

∙중점 수집 사업

1) 안보 관련 KBS 기자 취재 분위기 파악

2) 남북관계·국익 저해 보도 자제

3) 국정운영 지원 보도

4) 소요 예산: 200만원. 5월 8일 전달(여론2팀장, 담당I/O)

“KBS 기자들의 분위기를 파악해달라!” 위 문건 내용 중 1항의 내용이다. 국정원이 KBS 보도국장에게 기자들의 동향 파악, 다르게 말하면 사찰을 부탁한 것이다. KBS에 대한 국정원의 사찰이 실제로 진행됐고, 그 중심에 고대영 당시 보도국장이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고대영 사장이 사실상 국정원의 정보원, 이른바 프락치 노릇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 대목이다. 200만 원 금품 수수 의혹은 이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200만 원이 국정원 예산에서 지출된 사실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국정원 국익정보국 창의발전팀은 2009년 5월 8일 국정원 KBS 담당관이 팀장인 여론2팀에 200만 원을 지급했다고 <일일 지급결산서>를 작성했고, 5월 11일 결재가 이뤄졌다.

 

 

2 고대영 “IO 잘 안 만나”…국정원 정보관 “월 1~2회 만났다”

 

고대영 사장은 지난 25일 열린 10월 정기이사회에서 금품 수수 의혹을 부인하며 “기억을 하지 못한다. 저는 IO를 잘 만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짓말일 확률이 높다. 당시 국정원 KBS 담당관이던 이모 팀장은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에 고대영 당시 국장을 “월 1~2회 만난다”고 적시했다. 게다가 “급할 경우 전화통화”를 한다고까지 밝혔다.

 

고 사장은 어떤 인연으로 한 달에 1~2번 만날 정도로 이 팀장과 가까운 사이가 됐을까. 여기엔 고 사장의 학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팀장은 국정원 적폐청산TF에서 고 사장과 고교 동창인 국정원 선배 이모 씨를 통해 소개받았다고 진술했다. 이모 씨는 2009년 당시 국정원 대변인이었다. 현재는 퇴직한 이모 씨는 KBS 새노조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 사장을 여러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3 “나한테만 직보해!”…국정원 ‘야당 사찰 정보’로 취재 지시?

 

2009년 1월 조직개편에 따라 고대영의 직책은 보도총괄팀장에서 보도국장으로 바뀐다. 그리고 10여 일 뒤 KBS는 당시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태국으로 외유성 해외 골프를 떠난 사실을 2009년 1월 10일(토), 11일(일) 이틀에 걸쳐 보도한다. 당시는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임시국회가 열린 상황이어서 야당은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임시국회 회기 중 외유성 골프를 즐긴 국회의원들을 고발하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의무지만, 취재가 국정원의 은밀한 제보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국정원이 야당 의원들을 사찰했고, 국정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KBS를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KBS 새노조는 해당 보도의 배후에 고대영-국정원 커넥션이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했다. 해당 기사를 취재하고 보도한 김철민 당시 방콕특파원은 새노조에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고대영 국장이 주말인 토요일에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방콕 모 골프장에 골프를 치고 있으니까 취재해서 리포트를 제작을 하라고 했다. 리포트 취재 결과에 대해서는 부장이나 데스크한테 보고하지 말고 국장 자신에게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이례적으로 의원들의 이름과 비행편명,그리고 이들이 라운딩을 하는 골프장 이름까지 정확하게 일러줬다고 기억했다.

 

김철민 기자는 이 정보가 국정원에서 나왔다는 강한 의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이 10명이나 방콕에 들어왔는데 취재 과정에 만난 대사관 직원들은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고, 방콕 주재 한국 대사관 국정원 참사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황은 국정원이 KBS를 이용해 야당을 압박해 국정에 영향을 끼치려 했고, KBS 보도의 총괄책임자가 국정원의 이런 공작에 적극 부역했다는 의혹을 가리킨다. 200만 원 수수 의혹과 함께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4 고대영 사장, 국민들 앞에 이실직고해야

 

고대영 사장은 2011년 ‘위키리크스’에서도 미국 대사관의 ‘빈번한 대사관 연락책(frequent Embassy contact)’으로 지목된 바 있다. KBS 새노조가 확인한 사실만 봐도 고 사장의 정보기관에 대한 사랑은 각별해 보인다. 지금까지 나온 증거와 정황은 고 사장이 국정원의 KBS 내부 정보원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고 사장은 거짓으로 국민들을 호도하지 말고, 문제가 없다면 떳떳하게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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