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5 총파업 D+93
- 광화문에서 언론자유를 외치다!
- 기자협회 제작거부 100일
- 무기한 릴레이발언 DAY-1, 아나운서구역
- 릴레이발언을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 명지대 & 방통위 구역별 피케팅
KBS 새노조 총파업 93일차 영상 클릭
방송정상화를 외치는 파업 93일 째
광화문 네거리로 주 무대를 옮겨봅니다.
이순신장군이 올려다보이는 광장 입구
마이크 하나 카메라 한 대 놓은
넓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무대에서
그곳에서 KBS 새노조 조합원 한 명 한 명이
자기만의 참회록을 씁니다.
자기만의 기도문을 읽습니다.
이 마음 하늘, 아니 방통위에 가 닿을 때 까지
계속 합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합니다
◆ 성재호 위원장 발언
오늘로서 파업 93일, 기자조합원들은 제작거부 100일을 맞이했습니다. 누군가는 우리의 싸움을 속죄라 이야기합니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 9년간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제 역할을 해 오지 못한 데 대한 질책이 담겨있는 표현이죠. 그러나 이제는 우리, 조금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해도 좋을 거 같습니다. 석 달 넘도록 우리는 조금의 흔들림 없이 당당히 싸워왔기 때문입니다.
지난겨울 이곳 광화문에서 우리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추운 겨울 박근혜 탄핵과 퇴진을 위해 싸워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결실을 거두려 합니다. 이제 우리는 당시 촛불을 든 국민들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고 언론적폐를 청산하라는 명령을 이행할 것입니다.
외로울 수 있습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외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눈과 마음이 이 날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KBS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이곳 촛불의 상징 광화문에서 시민들에게 우리의 싸움을 알리고 방통위가 조속히 KBS 비리이사들을 해임하도록 하는 릴레이 발언에 들어갑니다. 국민들 한 분 한 분이 우리 싸움에 함께 하고 계신다는 것 잊지말고 이 싸움 반드시 이기고 끝냅시다.
◆ 윤인구 아나운서협회장
올해 협회장 직을 맡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ㅜㅠ 이렇게 농담합니다만,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협회장 직의 무게를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찬바람 부는 거리에 서 있습니다만, 여의도 따뜻한 사무실에 스튜디오에 앉아있지 않다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행동하는 양심은 비겁하다고 말들은 많이 합니다. 그러나 살면서 비겁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곳에 서 있는 이유는 협회장이어서가 아니고, 아침마당 진행자여서도 아니고, 바로 믿을 수 있는 동료 여러분들이 제 곁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지난 93일 우리는 열심히 싸웠고, 잠시 후 이곳 광화문 광장에서 비리이사들의 방통위 해임을 촉구하는 무기한 이어말하기를 시작합니다. 저희 아나운서가 첫 주자입니다.
어제 우리끼리 모여서 이 방법이 최선일까, 파급력은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가장 먼저 나서기까지 쉽지는 않았습니다만 많은 아나운서들이 지원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광장에 서서 주저하지 않고 우리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사장 이사장 주위의 강한 부역자들도 우리의 의지를 꺾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 조금 더 힘과 용기를 내십시다. 가장 선봉에 선 우리 아나운서 구역 조합원들을 믿고 함께 하십시다.
◆ 릴레이발언 첫 주자, 아나운서 구역
'KBS비리이사 해임촉구' 조합원 릴레이 발언 첫 날, 아나운서 구역 조합원들의 목소리로 그 시작을 알렸습니다. 말하는 것이 직업이니 오죽이나 잘 해 내랴 싶었지만 걱정이 대단했던 아나운서 조합원들. 워워 토닥토닥 하며 노보와 성명서 꾸러미를 잔뜩 준비해 놓고, 정 안되면 책이라도 읽고 노래라도 부르시라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등떠밀었지만 사실 가지 않은 길에 첫 발 내 딛는 건 누구에게나 두렵고 넘나 조심스러운 일.
그런데! 그 어려운 걸 아나운서들이 해 냈지 말입니다~!! 온 팀이 똘똘 뭉쳐 하룻 밤 진지 발랄하게 서로 다독여가며 발언 이어주신 모습은 타 구역의 모범이자 견본이 되어 자신감을 팡팡 갖게 되었답니다.
§ KBS 새노조, '비리이사 해임' 촉구하며 무기한 릴레이 발언, 한겨레 기사 클릭
§ KBS 아나운서가 'MBC 부럽다' 외친 이유, 오마이뉴스 기사 클릭
§ [Talk 쏘는 정치] KBS 새노조가 광화문에 선 이유 JTBC 뉴스 다시보기
낮 12시 땡 하고 시작해서 다음날 낮 12시가 되도록 단 1초도 허비하지 않고 만 하루를 알차게 채운 아나운서구역 조합원들, 말이 많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말 속에 담긴 사유, 말 뿐 아닌 망설임, 주저함, 고뇌, 부끄러움, 한숨, 침묵, 눈물.. 허허벌판에 서서 말하는 이는 혼자이지만 그 마음이 랜선을 타고 와이파이 진동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내 마음도 그와 다르지 않기에 눈을 뗄 수 없습니다. 귀를 기울이게 되더라고요.
KBS새노조_릴레이발언_DAY1_아나운서구역
사장, 이사장, 이사들의 ‘막말’과 ‘아무말’에 몸과 마음에 지친 우리들. 대본도 없고 데스킹도 없는 새노조 릴레이 말하기야말로 형식은 막말에 아무말이지만 내용은 천지차이였습니다. 당연하죠. 인격의 수준과 품격이 다르니까요. ^^
KBS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아무말, 조금 더 공정한 방송을 하겠다는 아무말, 공영방송의 가치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다짐의 아무말, 그리고 우리의 지난 9년을 반성하는 아무말 ... 조합원 개개인 생각과 말품새와 표현법은 저마다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걸! 이 아름다운 아무말 대잔치, 여러분도 한 마디 보태보시죠~!
릴레이 발언을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조바심 나고 걱정인형 한가득 품에 안고 시작한 퍼포먼스가 이렇게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든든히 묵묵히 열일하는 촬영팀 그리고 손발척척 집행부의 팀플레이 덕분이죠. (자화자찬모드 ^^)
우리도 우리지만, 과연 국민 여러분들은 어떤 반응 보이실까 넘나 궁금했는데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세월호 유가족 예은아빠 유경근님께서 댓글 달아주셨답니다. 첫 돌마고 자리에서 눈물 찔끔 가슴 쿵 추상같은 호통 쳐 주신 게 정말 엊그제같은데... 아버님, 송구스럽습니다. 격려말씀 감사히 받겠습니다.
◆ 명지대 방통위 집중 타격 피케팅
어차피 때 되면 나가게 될 고대영, 이인호 집 앞 피케팅은 정리하고 모든 화력을 릴레이 말하기와 방통위 집회로 집중하기로 합니다. 다만 강규형 같은 인사에게 '교수님' 하며 예를 갖춰야 할 명지대학교 학생들의 처지를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이들의 인격권과 수업권 그리고 명지대학교 자체의 명예를 위해 명지대학교 앞에서 강규형 퇴진 피케팅은 계속 이어가기로 합니다. ^^
방통위 앞으로 향한 교양기제구역 조합원들
명지대 앞으로 향한 취재구역 시니어 조합원들
조합원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 가는
공정언론 공영방송 KBS 새노조, 홧팅!
2017년 12월 5일
강한노조! 정의로운노조! 연대하는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